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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을수록 좋다? 낮아도 OK!"

"낮을수록 좋다? 낮아도 OK!"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6.03.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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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토 'ASTEROID' 연구는 무엇을 남겼나
공격적 LDL 감소의 안전성·추가이익 가능성 제시
실제 이익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추가연구 필요

콜레스테롤저하제 크레스토를 사용, 공격적으로 지질을 관리했을 때 효과를 관찰한 ASTEROID 연구가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연구를 후원한 아스트라제네카측은 "LDL-콜레스테롤을 크게 낮춤으로써 동맥경화증의 퇴행을 발생시켰다"며 "LDL은 낮을수록 좋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낮을수록 '좋은 것'은 동맥경화증의 퇴행이 아니라 사망률, 이환률과 같은 임상적 이익을 칭하는 것이므로 이 연구의 가치는 공격적 스타틴 요법에 대한 추가연구의 길을 열어줬다는 수준에서 평가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말 '낮을수록' 좋았나?

ASTEROID(The Effect of Very High-Intensity Statin Therapy On Regression of Coronary Atherosclerosis)

이번 연구의 아쉬운 점은 LDL-C이 낮아지는 것과 그 이익이 높아지는 관계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LDL을 60mg/dl까지 낮춰 죽종부피의 감소를 입증하긴 했으나 세부분석을 들여다보면 LDL-C 감소에 따른 효과의 추세가 명확치 않다.

연구에서 환자의 LDL-C 수치가 낮아질수록 죽종부피 감소폭이 수치상 작게나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표 왼쪽 BOX 참조>. 하지만 이 상관관계, 즉 LDL-C이 낮을수록 죽종부피가 감소한 것이 '유의했는지'에 대한 분석은 없다. 연구의 저자 역시 감소효과는 나이·성별·LDL·HDL-C과 관계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측은 "LDL-C가 70mg/dl 미만의 환자가 대다수여서 통계적 유의성을 따지기 어렵다"며 다만 "추세는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번째 1차종료점인 가장 심한 병소에서의 죽종부피 감소는 LDL-C의 감소폭과 비례하지 않아 이런 '추세' 조차 발견되지 않았다<아래 표 오른쪽 BOX 참조>. 역시 이에 대한 해석도 연구결과에서 생략돼 있다.

결국 죽종부피의 감소가 LDL-C을 낮췄기 때문인지, HDL-C 상승과의 복합효과인지 혹은 약물의 고유한 반응인지 등에 대한 중요한 대답은 이 연구결과에 없는 셈이다.

게다가 죽종부피 감소 효과는 ASTEROID 연구보다 상대적으로 LDL-C을 적게 감소시킨 REVERSAL 연구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낮을수록 혈관에는 좋았다"

▲콜레스테롤저하제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공격적인 LDL-C 감소가 사망률과 이환률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기존 연구들 때문에, 그리고 ASTEROID가 이런 임상적 이익을 관찰하지 않은 연구라는 사실은 이 임상연구의 가치를 제한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의 L교수(심장내과)는 "각 지표들이 개선됐다는 것과 실제 임상적 이익이 좋냐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TNT, IDEAL 연구에서도 공격적 스타틴 요법은 대조군보다 사망률을 감소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LDL-C이 낮을수록 혈관, 즉 동맥경화증에는 좋겠지만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사망률이 올라간다"며 "사망률을 줄이는 것은 기존에 입증된 심바스타틴 40mg가 한계가 아닌가하는 것이 전반적인 인식"이라며 ASTEROID 결과가 실제 임상적 이익으로 이어질 지에는 물음표를 달았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스티브 니센 박사 역시 "퇴행의 정도가 사망률이나 이환률로 해석될 수 있는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로 남아있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ASTEROID 연구가 덜 공격적인 요법과의 비교를 통해 임상적 이익을 증명했다면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이 연구는 스타틴 투여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해 효과가 극대화 됐을 가능성이 있고, 연구기간도 통상 18개월인 반면 24개월까지 연장한 점, 그리고 비교대상이 없는 단일군 임상이라는 이유 등으로 타 연구와의 비교 조차 어렵게 하고 있다.

"언제쯤 낮을수록 좋을까?"

그러나 이번 연구는 LDL-C을 극적으로 떨어뜨릴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라는 궁금증에 하나의 답을 제시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크레스토와 경쟁관계에 있는 리피토의 판매사 한국화이자의 서유진 의학부장(의학박사)은 "LDL-C을 70대 후반까지 낮춘 연구는 있었으나 60대 초반까지 낮춰도 문제가 없고 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공격적으로 낮출수록 정말 좋은가"에 대한 완전한 답을 얻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ASTEROID 연구는 이를 증명하기 위한 본격적인 도전에 자신감을 준 것이란 의미로 볼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의학담당 손지웅 상무는 "(REVERSAL) 이후의 추세를 증명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REVERSAL과 ASTEROID 연구 사이의 공간을 채워줄 임상연구는 아직 많이 필요해 보인다.

니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가능한 낮은 LDL-C 전략이 최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결론 맺었다.

그러나 L교수는 이를 "사망이 우려되는 매우 고위험군 환자라면 사망률 증가 우려와 관계없이 공격적 요법을 쓰겠지만, 몇개의 위험인자를 지닌 환자에게 아직까진 필요없는 전략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표>ASTEROID 연구의 하위그룹 분석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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