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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 '확보'에서 '생산' 전쟁으로

타미플루 '확보'에서 '생산' 전쟁으로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5.10.2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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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특허권공유 시사하면서 각국 제네릭 채비
국내업계, "개발에 1년, 5억원이면 생산 충분"

타미플루의 판매사인 로슈가 제네릭 회사들과 라이센스 허용에 관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로써 '타미플루'확보 전쟁은 '특허권 무시 강제실시권 행사'보단 로슈와의 계약에 의한 타 제약사 생산허용이라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누가 타미플루를 생산할 것인가?

▲ 조류독감의 유행으로 전세계적 관심사가 된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

 전세계 국가들이 로슈를 상대로 '특허권 포기' 압력을 행사하는 시점에서 로슈측은 18일 타 제약사와 협상을 할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현재 로슈는 4개의 대표적 제네릭 업체와 라이센스 허용에 관한 논의를 진행중으로 알려졌는데 외신 보도에 의하면 테바, 바르, 밀란랩스, 람박시가 그 대상이다. 대만 정부 역시 로슈측에 생산권 이양에 관한 공식 문의를 한 상태다.

하지만 몇몇 아시아 국가들과 인도의 제네릭제약사 시플라는 로슈가 지나친 로얄티를 요구할 경우 계약 성사와 관계없이 생산을 강행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청과 질병관리본부도 생산기술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를 찾고 있다. 개발력이 있는 제약사가 있다면 대만의 경우처럼 식약청이 이를 바탕으로 로슈측과 생산 허용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한 국내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미생물연구소가 백신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동물용'이다.

타미플루, 그렇게 만들기 힘든가?

로슈는 타 회사가 타미플루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10단계에 걸친 복잡한 과정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 하지만 로슈가 제조상의 어려움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허권포기라는 압력을 받아온 로슈가 로얄티 계약을 통한 생산확대를 결정하며 그 가격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20일 타미플루 제네릭 개발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국내 원료의약품 제약사 '에스텍파마' 측은 "개발비용 5억 미만에 6개월이면 개발이 가능하며, 1년이면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생산과정이 길고 위험한 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로슈측이 주장하는 2-3년은 처음 개발할 때 예상되는 기간일 뿐이라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 회사는 지난해 조류독감 파동 때부터 타미플루 제네릭 개발을 시작했다.

박두홍 목암생명공학연구소장도 "우리나라 합성기술이면 만드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개발이 아니라 특허권이나 개발 후 국가 차원의 '시판허가 등 규제'라는 것이 박 소장의 의견.

월스트리트저널은 조류독감이 대유행하게 될 경우 로슈로부터 노하우를 제공받은 제품의 경우 승인시험이 필요없다고 전했다.

한국도 개발 준비해야하나?

타 제약사들이 타미플루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하더라도 이것이 곧 한국으로의 물량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인도나 대만으로부터의 값싼 타미플루를 수입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조류독감이 아프리카를 강타하고 전세계로 확산될 경우 국내 물량을 확보할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

따라서 국내 제약사들이 로슈와의 협상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산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에스텍파마의 김재철 사장은 "로슈가 기술이전을 한다해도 오히려 기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며 "기술 개발 준비를 해놓아야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로슈측도 "기술이 있으며 우리보다 빨리 만들 수 있는 국가나 회사와는 대화할 뜻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세계가 미쳐가고 있다"

WHO는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치료제 물량 확보를 권고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확보된 70만명분의 타미플루에 추가로 2, 30만명분을 포함해도 100만명분, 즉 전체 국민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들어 최초로 태국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고 아시아, 유럽으로 번진 조류독감이 의료체계가 부실한 아프리카를 강타할 경우, 전세계는 다시한번 타미플루 확보 전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철새들의 이동경로 상 다음번 타겟은 동아프리카가 될 공산이 크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타미플루를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며 5일치 사용량인 10캡슐에 60달러(국내가격은 41000원 가량)인 타미플루는 인터넷 사이트인 이베이에서 1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0일 로슈의 제약부분 책임자인 번스 씨는 "루마니아에서 발견된 4마리의 오리 때문에 전 유럽이 미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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