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거, 제조·유통과정 안정성 문제로 규정집서 삭제
식약청,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 개정안 입안예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한의원에서 처방 중인 한약재에 대해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규격집에서 삭제하고 제조공정 관리를 강화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식약청은 18일 건조시킨 인간의 태반인 '자하거'를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서 제외키로 하는 개정안을 입안예고했다.
자하거는 동의보감 등 한의학 문헌을 바탕으로 만성 소모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해 온 약재로, 그동안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AIDS·간염 등 병원성 미생물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기존에 신고만 하면 사용할 수 있었던 자하거 원료는 제조 공정을 검증받을 수 있는 시험 단계를 거쳐 개별 허가를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조치는 청목향·마두령 등을 자체 성분 문제로 규격집에서 삭제키로 한 것과는 달리, 한약재의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제기된 안정성 문제 때문에 허가관리를 강화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장승엽 식약청 생약규격과장은 "자하거는 병원균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험 방법이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약재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규정집에서 삭제키로 한 것"이라며 "자하거는 제조 공정에 대한 안정성 시험을 거쳐 단독 허가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과장은 또 "현재로서는 규정집에서 추가로 삭제할 한약재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자하거와 같이 제조 및 유통과정에 안정성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독성연구원의 실험 결과를 토대로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한약재에 대해 추가 조치가 내려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식약청은 자하거와 함께 지난 6월 1일 제조·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진 청목향·마두령에 대해서도 규정집에서 삭제하고, 노로통·대청엽·반변련·신근초·패란 등 5종의 규격은 신설키로 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8월 8일까지 식약청 홈페이지(www.kfda.go.kr) 행정예고란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