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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서의결합은 실패작" 발언 논란

"중국 중서의결합은 실패작" 발언 논란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5.06.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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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규 회장 인터뷰에 이어 국회 토론회서도 공식 표명
중국 내부로 전달…중의학 폄하에 불쾌 촉각 곤두세워

한의계가 최근 잇따라 중국의 중서의결합에 대해 실패작이라고 평가한 사실이 중국에 흘러들어가면서 자칫 양국 간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전통의학인 중의학을 현대화해 국제경쟁력 있는 의료서비스로 육성하고자 현대의학과의 교류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한의계에선 중국의 중서의결합 노력의 성과를 평가절하하는 공식 입장을 수차례 표명했다.

한의협 회장 기자간담회서 밝혀=안재규 한의사협회장은 지난 4월 29일 허준박물관에서 열린 '감기 세미나'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의 중서결합의는 실패했다"며 "이는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은 환자에 대한 학문적 접근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이어 "중국과 일본의 전통의학이 실패한 것은 약에 대한 관리를 서양의학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간염 치료를 위해 소시오탕을 처방했다가 수십명이 죽었던 것도 서양의학적으로 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국회 토론회서도 강조=지난 5월 23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주최로 열린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서 한의계 대표로 주제발표에 나선 동의대 한의학과 지규용 교수는 "본래 이원인 것을 억지로 일원화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중국 중의학은 지난 70여년간 과학화를 추진해왔으나 비판론이 꾸준히 개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현재 중국의 중의 교육이 중의학의 본질을 놓치고 있으며 향후 전통의학의 주도적인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중의학교육 논단'이라는 잡지에서 주로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에서도 최근 의료삼원화제도에 대한 비교평가로부터 중서의결합 치료가 중의단독치료보다 결코 비교우위를 갖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해 지금은 중의·서의 등 이원화 방향으로 발전 전략을 선회했다"며 "이는 중의과학화 비판론과 맥을 같이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지정토론자로 나선 경희대 한의대 김남일 교수도 "중서의결합은 실패한 정책"이라며 "중서의결합은 중국의 사회주의적 정책의 일단을 반영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재 중국의 중의계는 중서의결합에 대한 회의론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의료일원화 모델로서 중서의결합을 상정하는 것은 실패한 정책을 재생하는 오류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한의계의 이날 발언은 국회 토론회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온 것이어서 큰 주목을 끌었다.

◆한국인 중의사들 중국에 전달 '파장'=한의계가 연이어 중서의결합이 실패했다고 지적하자 가장 먼저 발끈한 것은 중국 내 중의약대학에서 유학한 한국인 중의사들이었다.

중의학이 서양의학과의 교류를 통해 중서의결합 성격을 띠고 있어 중서의결합이 실패작이라는 것은 중의학 자체에 대한 비난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인 중의사들로 구성된 대한중의협회는 한의협이 무슨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이 같이 평가하냐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어 중국 정부와 언론 등 관련 기관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중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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