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제근(서울대 명예교수)
피속에 있는 중요한 단백성분중 알부민(albumin), 글로불린(globulin)과 섬유소원(fibrinogen)이 있다. 이중 섬유소원이라고 불리는 피브리노겐에서 섬유소 즉 피브린 (fibrin)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을 촉매하는 것이 트롬빈(thrombin)이다. 피브린은 엉켜서 피를 멎게하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즉 피브린은 녹지 않는 단백질이며, 이를 현미경으로 보면 아주 가는 실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한편 섬유(fiber)는 가는 실같은 구조이며 콜라겐섬유(collagen fiber), 근육섬유(myofiber), 신경섬유(nerve fiber)등이 있다. 이중에서 사람의 전체 단백질의 30%를 차지하는 게 콜라겐섬유이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가지 섬유는 그 섬유의 종류에 따라 상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섬유소'는 그 말 자체는 '섬유를 구성하는 성분'을 뜻하는데 이런 의미라면 피브린(fibrin)은 섬유(fiber)를 구성하는 성분이 아니다. 즉 피브린은 '섬유소'라고 하는 것이 부적당하고, 더욱이 피브린의 전단계인 피브리노겐(fibrinogen)은 '섬유소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편 cellulose는 포도당으로 된 단순 다당류로서 고등식물이나 조류의 세포막 섬유(fiber)의 주성분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탄수화물로 알려져 있다. 즉 이것이야말로 '섬유(fiber)를 구성하는 성분'의 뜻에 부합하는 용어는 'cellulose'라고 할 수 있다.
이런점을 고려할때 필자는 'fibrin'은 그대로 '피브린'으로 그리고 'fibrinogen'은 '피브리노겐'으로 하고 '섬유소'는 'cellulose'를 의미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