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7:21 (일)
[2002창립]의협 94주년/부산시의사회

[2002창립]의협 94주년/부산시의사회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2.11.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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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조직력 속 말아닌 실천 먼저

부산시 의사회

 

태평양 드넓은 바닷길의 시발점인 국제항 부산. 거센 파도와 풍랑을 헤치며 살아가야 하는 바닷가 마을의 독특한 분위기는 부산역사를 내려서는 사람들의 말씨에서부터 예사롭지 않게 툭툭 묻어난다. 억세고 분명한 기질 탓에 부산 사람들은 곧잘 입바른 소리를 하다가 오해도 많이 받는다.


부산광역시의사회 또한 `부산 사나이'라는 기질에 걸맞게 말보다는 행동이 앞선다는 평을 듣고 있다. 1999년 11월 30일 한국의료사 100년 역사상 첫 의사들의 난으로 기록된 장충체육관 집회의 디딤돌이 됐던 11월 22일의 부산진역 집회가 그렇고, 2000년 휴진투쟁과 장관 퇴진 운동을 주창했던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9월 14일 국민 여론과 언론의 따가운 시선 속에 무산 위기에 놓였던 권역별 집회를 강행하며 꺼져가던 투쟁의 불씨를 되살려 낸 것도 부산시의사회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부산시의사회는 8·15 광복을 맞아 1945년 9월 중순 창립한 건국준비위원회 부산부건국의사회(초대 회장 한진표)를 모태로 하고 있다. 부산부건국의사회는 일제 패망의 혼란기에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갔다 돌아오는 동포들의 방역과 치료에 앞장섰다.

당시 행정구역상 부산이 경상남도와 분리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1947년 5월 16일 경상남도의사회가 정식으로 창립되면서 부산지회로 활동해야 했다. 1962년 부산이 경상남도에서 분리해 직할시로 행정구역이 나뉘면서 대한의학협회(현 대한의사협회) 부산지부로 분리·독립한 것은 1963년 1월 17일의 일이다.

창립당시 47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부산시의사회는 현재 15개 구·군 의사회와 부산·인제·고신·동아의대 등 4개 특별분회 산하에 5천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부산시의사회는 지난 9월 14일 부산·경남·울산·제주지역 의사회원 3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실패한 의료정책 바로잡기 영남·제주권 의사 궐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극심한 태풍 피해의 후유증과 3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의권쟁취 투쟁에 대해 회원들의 무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부산대회는 폭풍우 속에서 열린 광주대회와 더불어 꺼져가는 의권투쟁의 불씨를 되살려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경수 공보이사는 “가두행진 대열이 부산의 가장 번화가인 서면 로터리까지 진출한 것은 4·19 이후 처음일 것”이라며 “의약분업과 건강보험 통합으로 상징되는 현 정권의 의료정책에 대한 부산지역의 정서를 그대로 보여준 대회”라고 평했다.

연도에서 가두행진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도 “의약분업은 실패한 제도”라며 의사들의 궐기에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시민들이 의사들의 궐기에 “이유 있다”는 반응을 보이는 배경에는 `시민과 함께 하는 의사상'을 심어온 부산시의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부산시의사회는 예산의 상당액을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배정해 놓고 있다.

불우 소년소녀 가장돕기, 결연 학생 초청위로회, 불우 노인 돕기 운동, 결식아동 성금, 영아원 방문 등 소외계층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부산지방검찰청과 공동으로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운동 캠페인'을 벌이는가하면 `마약 없는 부산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무료 개안수술 및 `부산시민 위안의 밤'을 통해 1천여명의 불우 노인들에게 무료 안과검진을 실시했으며, 백내장이 있는 300여명에게는 무료수술을 해 주는 등 의료봉사에도 팔을 걷었다. 지난 8월 태풍 루사로 극심한 수해가 발생했을 때에는 경남 한림면에 75명의 부산지역 의료지원팀을 급파, 수재민의 건강을 돌보기도 했다.

부산시의사회는 꾸준히 사회의 구석진 그늘을 돌아보고 소외되는 사람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줌으로써 시민과 함께 하는 의사상을 굳혀나가는데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는 건강권 확보 투쟁이나 언론이 납득하지 못하는 의권투쟁은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체득했기 때문이다.

시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 하다. 개인의 영달을 제쳐두고 의사회 회무에 헌신하고 있는 회장단과 젊은 집행부 임직원들의 단단한 팀웍이 건재한 이상 부산시의사회의 새로운 전통은 오래도록 계속될 전망이다.

 

결속·단합 으뜸 '자부심'

김대헌 회장

 

“결속력만큼은 전국 시도의사회 중에 가장 앞선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김대헌(56·신한방사선과의원) 부산광역시의사회장은 취임 2년여만에 부산시의사회를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가운데 가장 단합과 결속을 잘하는 의사회로 변모시킨 주인공.

1994년부터 의사회와 인연을 맺은 이래 기획·의무·총무이사와 1기 부산 의쟁투위원장을 거쳐 시의사회장에 이르기까지 8년 세월을 회원과 의사회를 위해 매달려 왔다.
김 회장은 1999년 10월 부산의쟁투위원장을 맡은지 한 달여 만에 `11·22 부산진역 집회'를 주도하며 부산지역의 들끓는 정서를 전국에 알리는데 앞장섰다.

“정부가 언론을 이용해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의료사태의 본질은 덮어둔 채 의사를 도둑으로 몰고, 의권을 죽이는 정책을 계속한다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반발과 투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김 회장은 “보건당국이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의료계의 종주단체인 의협과 보건의료정책을 상의해 가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한 투쟁구도에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부산시의사회가 결속과 단합을 잘하는 의사회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젊고, 패기 있고, 열정을 가진 임원진들과 회무를 묵묵히 뒷받침해 준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김 회장은 “회장단과 집행부 임직원을 신뢰하고 적극적으로 밀어준 부산지역 회원들에게 감사한다”며 “보다 유능한 후배들이 사명감을 갖고 의사회 회무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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