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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신년]미래 대비하자/미래의 병의원 경영은?

[2004신년]미래 대비하자/미래의 병의원 경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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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2.0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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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가천의대 병원경영대학원 교수·경영학박사·공인회계사· 한국병원경영학회 회장)

미래의 병의원 경영은?

"스스로 애쓰는 사람이 살아 남는다" 

 


의약분업 후 병원 근무 의사들이 많이 개원하여 병원들은 의사구인란에 처하게 되었다. 반면에 새로 개원한 의사들은 한동안 일시적으로 이전보다 비교적 많은 이익이 난다고 기뻐했던 분들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원가도 불황으로 돌아서서 병원으로 들어오려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첫째, 많은 의사들이 개원하여 수요에 비해 공급이 초과하였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개원의사수가 너무 많아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게 되었다.

둘째, 비급여수가는 대부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많은 의사개원으로 수가를 덤핑하는 의원도 늘어나 비급여수가는 절반으로 하락하였다. 특히 신규개원의원들은 환자확보를 위해 비급여수가를 낮춤에 따라 수가수준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상은 안과·성형외과 등 비급여수가가 많은 의원의 경우 더욱 심하다.

셋째, 복지부는 일부수가를 인하하고, 전문약품을 일반약품으로 전환하였다. 의약분업후 중소병원은 외래환자수가 30% 내외, 대학병원은 10~15% 줄어들어 도산병원이 늘어가므로 복지부는 병원입원료 등을 올려주는 대신 의원과 관련된 일부수가를 인하하였다. 또한 1,480여개의 전문약품을 일반약품으로 전환하여 환자들은 의사처방을 받기 위해 의원을 방문할 필요없이 약국에서 일반약품을 살 수 있게 되어 그만큼 의원방문이 줄었다.

넷째, 개원시 인테리어에 대한 투자가 과다하였다. 늦게 개원대열에 참여한 의사들은 남보다 앞서기 위해 인테리어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였다. 이들 투자비를 은행에서 차입한 의사는 매년 많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인테리어에 많이 투자하면 환자가 더 많아야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여 결손원인이 된 의원이 많다.

다섯째, 소득세부담을 감안하지 않았다. 병원근무의사들은 병원취업시 갑근세를 뺀 순급여로 계약했기 때문에 병원근무기간중 자기급여를 국세청에 얼마에 신고했는 지 알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개원후에는 1억 2,000만원의 이익발생시 4,000여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소득세차감후 연간소득이 병원근무시 보다 적게 된 의사들이 많다.

의원들의 난국타개방안은 과별로 사정이 다르므로 공통적 사항들만 제시한다.
첫째, 병의원의 원장들은 모두 높은 수준의 경영마인드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영마인드가 있는 원장 눈에는 나아갈 방향이나 난국 타개 방안이 보이나 그렇지 못한 원장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선천적으로 경영마인드가 부족한 사람이 이를 가지려면 경영에 관한 많은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석하고, 여러 사람과 경영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돈과 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어떻게 빠른 시일내에 높은 수준의 경영마인드를 갖는가의 여부는 난국을 타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둘째, 자기병의원의 환자 접대 방법의 적절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원장이나 직원들의 환자를 대하는 태도, 병의원내 인테리어, 여러 홍보전략 등에 대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의사들은 자기의 진료 태도가 가장 최고라고 믿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명의들의 진료태도를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직원들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를 조사하여 고쳐야 한다. 필자가 병의원을 방문해보면 직원들의 태도에는 차이가 매우 크다. MOT의 중요성을 알고 직원들을 교육훈련시켜야 한다. 또한 큰 돈을 안들이고도 집기비품의 재배치, 그림·화초의 적정한 배치 등을 통해 로비를 보다 안락하게 바꾸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셋째, 개원지역의 적합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적합하지 않다면 타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 의원을 옮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나 경쟁지역에 남아있기 보다 경쟁이 덜 심하거나 경쟁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 예를 들어 신흥지역에는 많은 젊은 의사들이 개원하여 경쟁이 치열한 예가 많다.

넷째, 자기가 처한 상황을 치밀하게 판단하여 진로를 정해야 한다. 홍보마케팅에 좀 더 주력한다면 희망이 보이는 의사는 이런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방안으로 타개가 어려운 경우는 의원을 다른 의사에게 넘기거나. 폐업하고 병원에 들어가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 일부 의사들은 난국타개를 위해 홍보에 많은 돈을 쓰고 있으나 비용을 많이 쓴다고 효과가 정비례해서 나타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쓰는 것이 적정한가를 알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중국 진출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급속히 발전하고 고소득자도 매우 많다. 한국은 한방은 뒤질지 모르나 양방은 훨씬 앞서 있다. 필자는 최근 중국에 합자병원설립에 대해 자문해주기 위하여 최근에 북경을 방문하여 많이 조사한 바 있으며. 현재 이 병원의 타당성보고서를 쓰고 있다. 안과· 성형외과· 치과· 피부과 등이 진출하면 10년 가까이 경쟁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단독으로 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므로 이미 진출한 의원의 예를 벤치마킹하거나 진출을 알선해주는 회사에 의뢰하여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나 맞는 난국 타개방안은 없다. 스스로 경영마인드를 높히기 위해 노력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노력을 기우려야만 한다. 진료에만 파묻혀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는 원장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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