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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008년 총회 유치…WMA 결산

[특집]2008년 총회 유치…WMA 결산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4.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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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00주년 축하"…세계 중심국가 공인 쾌거

일본 도쿄에서 6일부터 9일까지 열린 제56차 세계의사회(WMA) 총회는 우리나라 의료계로서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총회로 기억에 남게 됐다. 전세계 83개 회원국 의사회 중 37개 의사단체 대표 400여명이 참석한 이번 도쿄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오는 2008년 총회 개최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985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제37차 총회에서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이 세계의사회장에 취임한 이후 가장 경사스런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의사회에 가입한 것은 지금부터 55년전인 1949년. 그동안 참가국으로만 머물던 우리나라는 이제 당당히 총회 개최국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세계의사회 총회 개최국이라는 의미는 단순히 그 나라의 의료 수준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문화·사회적으로 세계 무대에 나설만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뜻한다. 과거 개최국들이 세계의사회 총회를 국가 차원의 행사로 여겨 대대적으로 치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도쿄 총회 역시 민간 행사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일본 국왕 내외가 이례적으로 참석해 이목이 집중됐다.

의협 집요한 설득 주효

원래 2008년 총회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기로 내정돼 있었다. 그러나 의협은 세계 각국 의사회 대표들을 적극적으로 설득, 막판에 개최지를 바꾸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난해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총회 때부터 세계의사회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의협은 오는 2008년이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한국 개최를 강력히 요청, 각국 의사 대표들의 마음을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34번째로 세계의사회 총회 개최국이 됐으며, 아시아에서는 인도(1962년), 필리핀(1966년, 1978년), 일본(1975년, 2004년), 싱가포르(1984년), 홍콩(1989년), 인도네시아(1995년)에 이어 7번째 나라가 됐다.

한국인 첫 WMA 강연

우리나라에게 또 한가지 의미있는 '사건'은 총회 기간중에 열린 학술대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김주한 교수(서울의대·의협 정보통신이사)가 강연을 한 일이다. 김 교수는 7일 도쿄 임페리얼 호텔에서 '정보기술 발달과 보건의료' 주제 세션에서 'Transforming Health Care through Intergrated Biomedical Informatics and Applied Genomics'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강연 후 각국 의사대표들은 김 교수를 찾아와 악수를 청하며 '뛰어난 강의'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일본 '현지답사' 성공적

김재정 협회장을 단장으로 한 의협 대표단은 쉴틈없는 일정 틈틈이 일본 현지의 의료상황을 점검하는데 애썼다. 김 협회장은 7일 일본 후생노동성을 방문, 니시 히로요시 부대신(우리나라 차관에 해당)을 만나 한국과 일본 두나라의 의료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김 협회장이 한국의 의약분업 강제시행에 대해 말하자, 니시 부대신은 의사단체의 반발로 강제시행을 포기한 자국의 경우를 예로들며, 국가의 보건의료제도가 의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시행됐다는 점에 매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협회장은 이튿날인 8일에는 일본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NIHS;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해당)에서 나가오 타쿠 소장, 하야카와 아쯔오 부소장 등과 두 나라의 의약품 관리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대표단은 또 일본 정부간행물보관소를 찾아 일본 보건의료제도를 소개한 서적 수십권을 한국으로 직접 공수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라종일 주일대사를 접견하고 한국과 일본의 의료계 현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물의 중요성' 강조

매년 총회 때마다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보건의료 관련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 온 세계의사회는 올해에도 굵직한 사안들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도쿄총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성명은 일본의사회가 제안한 '물과 보건의료에 대한 선언'으로서, 여기에는 안전한 물을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문제를 개별 국가가 아닌 전세계가 함께 고민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밖에 학술연구를 위한 기업의 재정지원시 의사의 바람직한 윤리적 태도를 명시한 '의사와 영리기업과의 관계에 대한 성명'(이스라엘의사회 제안), 비만 치료에 대한 의사의 역할을 강조한 '의사와 비만에 관한 정책 제안'(아일랜드의료기구 제안), 국가간 군사 분쟁시 의료윤리를 다룬 '군사충돌시의 규칙에 대한 수정제안' 등이 채택됐다.

코블 교수 신임회장 취임

오는 2005년까지 1년 임기의 제 56대 WMA 신임회장에는 미국의 양크 코블 교수가, 사무총장은 오트마 클로이버가 각각 취임했다. 차기(2006~2007년)회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레틀라페 씨가 선출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전 보사부장관·현 WMA 부이사장)이 제 37대 회장(1985~1986)을 지냈으며,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회장을 배출했다.

한국 '젊은의사들' 세계가 주목

이번 총회에서는 전세계 젊은 의사들의 모임체를 WMA 산하에 공식적으로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았다. 도쿄 총회에 참가한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단(단장 김대성 대전협 회장)은 7일 WMA 사무총장 등 임원들과 가진 특별 미팅에서 WMA 조직 내에 젊은 의사들로 구성된 새로운 기구를 설립할 것을 강력히 요청, "기구 구성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끌어냈다.

이석영기자 dekard@k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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