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복지부의 문제 접근방식을 보면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하는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주 5일제가 되면 휴일에 많아지기 때문에 진료공백이 올 수 있다는 점은 쉽게 예견할 수 있다. 때문에 정부가 당직의료기관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문제는 진료공백을 막겠다는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민간의료기관까지 강제로 당직의료기관으로 지정하는 과연 제대로된 처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가 응급의료 상황에 처한 것도 이니고, 응급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을 만큼 의료자원이 취약 것도 아니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복지부가'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란 잣대를 들이대 민간의료기관까지 강제하려 드는 것은 규제일변도에 익숙해진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의료기관이 진료날짜를 정하는 것은 의료인의 자율적 영업권한에 속한다. 그러기에 현재도 많은 의료기관들이 자율적으로 휴일진료를 하고 있지 않은가. 비상 상황이 아닌 바에는 당직 의료기관 지정문제까지 국가가 강제할 사항은 아니다.
당직 의료기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 효과적인 유인책을 먼저 강구해 의료계 스스로 참여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미 방침을 정했으니 무조건 따라 오라'는 식으로 일방적인 행정을 펴 나가면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보건소 공무원도 2주 간격으로 주 5일제 혜택을 누리고 있는 마당에 비현실적인 법률을 앞세워 민간의료기관 종사자에게 당직 근무를 강요하는 것은 권위주의 독제체제에서나 있음직한 구시대적인 행태다. 복지부는 당직 의료기관 강제 지정 지침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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