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계는 이 캠페인에서 "연고 하나 사는데 병원과 약국을 오가며 많은 돈을 쓰느니 차라리 약국에서 직접 약을 구입하도록 하면 돈도 적게 들고 보험재정도 절감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논리라면 연고나 안약 하나 받으러 굳이 의료기관에 들러 다시 약국에 갈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직접 약을 주는 것이 편하고 ,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닐까 묻고 싶다.
여기서 우리는 의약분업에 대한 약계의 비뚤어진 사고의 일단을 보게 된다. 의약분업은 약사의 진찰행위를 못하도록 한다는데도 큰 뜻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약을 조제하고, 판매하겠다는 것은 결국 분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경질환제의 경우 처방전 없이 팔아도 무슨 문제가 돼겠느냐고 약계는 항변할 수 있겠지만 천부당 만부당한 말이다. 과연 약사가 경증인지 중증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또 약사가 약국에서 경증인지 중증인지 판단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결국 진찰을 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밖에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이러한 켐페인을 통해 많은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끌어 넣겠다는 고도의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이런 상황에서 '의약분업을 왜 해야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왜곡될대로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의약분업을 해 본들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약계의 이런 움직임은 분업을 처음부터 재검토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약계는 더 이상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이익을 챙기려는 이기주의적인 경거망동을 중단해야 한다.
차제에 현행 의약분업을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해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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