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은 이에따라 'PC를 오래 사용 할 경우 건강을 해치고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요지'의 경고 문구를 PC방 컴퓨터에 부착토록 하는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문화관광부와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폐혈전색전증 예방을 위해 '적어도 한시간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컴퓨터 사용중에도 발을 움직여 주어야 한다'는 점을 권고해 나가기로 했다.
의협은 인터넷의 발달 및 컴퓨터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인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현대인들의 건강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으며, 특히 장시간 동안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앉아 있으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어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 분소 법의관인 이호 박사는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컴퓨터 게임을 하다 사망한 남자(24)를 부검한 결과 급사의 일반적인 소견과 함께 양측 폐동맥의 큰 가지가 혈전으로 폐쇄된 것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한 한 이 박사의 논문은 '장기간 컴퓨터 사용에 따른 폐혈전색전증 증례'란 제목으로 SCI(과학논문인용 색인)에 등재된 연세메디컬 저널 4월호에 게재돼 학계에 공식 보고됐으며, 곧 국제학회에도 발표할 예정이다.
변사자는 지난 2002년 10월 4일 오후 11시께부터 PC방에 들어가 약 4일(80시간)동안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잠도 자지 않고 컴퓨터 게임을 하다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서면서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이 사례는 컴퓨터 사용과 관련된 새로운 형태의 정맥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한 세계 최초의 케이스로 알려지고 있는데, 장기간 컴퓨터 사용에 따른 고정된 자세가 혈전색전증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의협은 "한국의 경우 높은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통신망의 구축, PC방의 발달 등으로 인해 색전증 발병 및 이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회·경제적 상황" 이라며, "경고 문구 등을 통해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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