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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7 13:15 (토)
심평원 조사연구실장 박은철 인터뷰

심평원 조사연구실장 박은철 인터뷰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4.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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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 교수에서, 국립암센터 연구원으로, 그리고 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짧은 시간에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인데, 기분이 어떤가?

지금 심정은 학교를 떠난 이후 최고 힘들 시기인 것 같다.국립암센터에서 많은 일들을 벌려놓았다.그런 상황에서 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장으로 오게 되었는데, 감회가 새롭다. 심사평가원에 와보니 해야 할 일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꼈다.그래서 더욱 힘들고 책임감이 따른다.

건강보험공단 연구센터 인력은 많은 반면 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의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러한 이유로 조사연구실장으로서의 임무를 맡은 것 같다.

학교에서는 학자로서의 주장을 했지만 공기관보다는 책임이 덜했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국립암센터와 심사평가원에 있다보니 책임감이 더 큰 것 같다.
행동과 말이 조심스럽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내가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연구결과가 정부정책에 반영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더 많은 길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연구결과가 정책에 더 근접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 의대 교수로 재직당시 정부의 주요정책에 많이 관여했다. 특히 상대가치점수 연구와의 인연이 큰데, 앞으로도 계속 관여를 하게 되나?

쉽게 말하면 건강보험과 관련된 연구는 계속해서 할 것이다.국립암센터에서 할 수 있는 일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암이라는 것을 통해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문제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해시키는 것은 의외로 쉽다.

우리나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풍부한 데이터가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에 있다.그러나 이들 데이터는 분사되어 있는 상황이다.이를 잘 조합하면 국민건강을 위한 자료, 건강보험 발전을 위한 자료가 많이 생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시 말해 급여, 비급여, 소득에 따른 부과기준 등의 분산되어 있는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Data Set)을 해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을 하고 싶다.
이러한 작업은 학교에 있을 때에도 하고 싶었는데, 여건이 되지 못해 포기해야만 했다.그러나 이제는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다.

Data Set화가 되면 급여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싶다.앞으로 건강보험은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것이 화두가 될 것이다.무엇을 먼저 급여로 보장하고, 무엇을 나중에 보장해야 하는지 순서를 정할 필요가 있다.
 
▲ 자리를 옮기기는 쉽지 않았을텐데... 옮기게 된 강력한 동기는 무엇인가?

오래전부터 건강보험과 관련된 연구를 깊이 하고 싶었다. 따라서 하고 싶었던 일을 국립암센터와 심사평가원에서 할 수 있어서 좋다.

학교에서의 활동도 만족한다.그러나 학교라는 테두리 때문에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연구는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그러한 이유로 국립암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국립암센터는 기관자체의 연구비가 많다.그러나 학교에서는 연구비를 따 내기 위해서는 이리저리 많이 뛰어 다녀야 한다.
 
▲ 주위의 반대는 없었나?
주위의 반응은 다양했다. 너무 힘들지 않겠냐는 걱정들도 있었지만 건강보험이라는 큰 물 속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라는 응원도 많았다. 개인적으로 '암'을 대표선수로 내세운 건강보험 바로잡기'에 최선을 다해 연구를 하고 싶다.
 
▲ 심사평가원에서 근무한 지 1개월이 지나고 있다.무슨 일에 제일 흥미스러운가? 어려운 점은?

심사평가원 조사연구실이 제 모습을 갖춘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2년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연구를 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조사연구실 연구인력은 우수하다.그러나 그동안 조사연구실을 이끌어 갈 '선장'이 없었던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그렇다보니 조사연구실에 대한 정체성이 확실히 확립되지 않았다.
이제는 조사연구실이 정착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이러한 시기에 조사연구실장으로 임명돼 부담이 크다.
 
▲ 조사연구실이 그동안 해왔든 연구실적에 대한 개인적 평가와 앞으로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말해달라.

심사평가원은 의료보험연합회부터 따지면 27년이 넘는 세월을 거쳤다.그러나 30여 년이 지나면서 자신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심사평가원은 지금 외부로부터 심사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심사와 실사에 대한 관계를 재설정해야 하고 심사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 보다 건실한 조직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으로 평가와 관련 심사평가원은 평가업무의 기초작업을 수행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앞으로는 평가의 큰 틀을 잡아나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조사연구실은 급여와 관련된 것, 즉, 수가, 급여범위 등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
연구원들을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만들어 가는데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각 분야에서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지원해주고, 소위 '스타'로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각종 학회에 많이 참여하게 하고, 인정을 받게 해야 할 것이다.학술적 활동이 그동안 부족했다면, 앞으로는 이 쪽 분야에 집중할 것이다.
논문을 쓰고 말하기 능력을 배양하겠다는 말이다.자신의 연구결과를 자신있게 발표하고 인정받을 때에만 조사연구실의 위상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정부와 의료계의 중간적인 입장에서 많은 이해관계에 부딪힐 것으로 생각되는데...

심사평가원이 의료계를 보는 시각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의료계 90%가 잘해도 나머지 10%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다.
의료계도 마찬가지이다.심사평가원이 90%를 잘해도 10%를 못하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을 고려할 때 중간에서 조율을 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나?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다하고 나면 학교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건강보험 재정립(바로잡기)를 먼저 끝내야 하지 않겠나?

건강보험을 재정립 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나면 이를 근거로 새로운 틀을 잡을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모든 연구결과를 정리하고 나서 학교 또는 연구소 등에 돌아가고 싶다.
최소한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5년 동안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나서 어느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지 생각하고 싶다.
 
▲ 보건의료정책을 생산해 내는 당사자로서 한 마디 해줬으면.현재 우리의 보건의료정책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가?

정부의 보장성 강화, 부담형평성, 공단운영 효율성 등은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어떻게 풀어나가냐의 문제에 있어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이를 하나의 의견으로 모으면 해결점이 보이지 않겠나.
 
▲ 앞으로 많은 연구를 하기를 바란다.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관심을 갖고 찾아저서 고맙다.그만큼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는 것인데, 국립암센터 일과 심사평가원일 두 가지 모두를 잘 하고 싶다.
건강보험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두 가지 일은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싶다.개인적인 욕심도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어 어깨가 무겁다.

조사연구실을 본궤도에 빨리 올려놓고 싶다.그래서 더욱 부담이 된다.
1년은 짧지만 길다.짧은 시간 동안 조사연구실의 위상을 높이고, 틀을 잡아나갈 것이다.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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