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하 위원장, 문제 수사관 기피신청 불발...18일 조사 거부
임현택·노환규 회장도 '문제제기'...의협 "강권조사 중단하라"
전공의 집단행동 교사한 혐의로 고발된 대한의사협회 지도부에 대해 경찰이 강압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증언이 잇달아 나왔다.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파열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현 상황에 대해 강력 유감을 표하고, 경찰에 "강권조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이 이날 오전 10시 경찰 3차 소환조사에 응했으나, 강압조사 수사관 기피신청 불발로 1시간여 만에 조사거부를 선언하고 퇴장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소환조사 직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주 14일, 2차 조사 당시 강압적인 조사가 있었다"며 "70∼80년대 공안정국의 수사라고 생각할 정도로 굉장한 압박을 받았고, 변호사와 의논해 담당 수사관 기피신청을 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해당 수사관은 지난 조사과정에서 박 위원장에 "주머니에서 손 빼고 껌을 뱉으라"는 등 수사와 무관한 모욕적인 언행으로 압박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회장은 15일 해당 수사관에 대한 기피신청을 냈으나,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결국 이날 조사거부를 선언했다.
앞서 함께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과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 또한 경찰 수사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난 12일 경찰조사를 받았던 임 회장은 변호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당시 수사관의 강압적인 언행이 지속되었고, 그로 인해 수사를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9일 소환조사를 받았던 노환규 전 회장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경찰 조사과정에서 이례적인 상황들이 반복되었다고 짚으며 이른바 '답'이 정해져있는 수사라는 생각이 든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상황이 반복되자 의협 비대위는 18일 브리핑을 통해 경찰에 강권수사를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강현 의협 비대위 대변인은 "전공의 이탈 사태와 관련해 고발대상이 된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에 대한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해당 당사자에 대한 강압적인 조사가 이루어져 조사거부의 사태까지 발생한 점에 대해 유감을 뜻을 밝힌다"며 "해당 조사 대상자들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강력하게 경찰의 강권수사 중단을 요청한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의협 비대위는 주요 분과위원장들이 경찰조사에 더해 연일 격무에 시달리는 상황을 고려해, 이날부터 일일 정례브리핑을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에서 김강현 대변인 체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