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주권 확립 이유?…"환자 우선"
항암제 주권 확립 이유?…"환자 우선"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2.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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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조, 영업이익 1000억 가시권…"넘버원 보령, 원년 삼겠다"
국내 항암제 시장 독보적 '1위'…세계적 수준 제조경쟁력 강점
PTCL 치료 항암신약물질 'BR101801', FDA 희귀의약품 지정 
인터뷰 - 장두현 보령 대표이사 사장

"올해는 숫자 '1'에 보령의 진심을 담을 계획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는 물론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에서 지켜온 1위 기록도 이어갈 것입니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 86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00억원대에 이른다. 올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이라는 전망치가 나오는 이유다.    

장두현 보령 대표는 5일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를 업계 '넘버원'으로 가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고를 향한 발걸음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구조를 혁신하고 사내 시스템을 개선해 뒷받침한다. 

항암제 주권 확립에 대한 계획도 다지고 있다.  

국내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이어오고 있는 그동안의 성과를 밑거름으로 항암제 수급 불안정 해소, 항암제 개발 역량 강화, 항암제 국산화 등을 통해 의약품 안전망 구축과 보건 안보 확립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우리의 목표는 정해졌습니다. 도전과제가 쉽지는 않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베스트를 향해 모든 구성원들이 뜻을 모았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배민제 전무, 김영석 전무(Onco 부문장), 김봉석 전무(혁신신약센터장), 김기덕 상무, 이준희 상무 등이 참석했다. 

■ 장두현 보령 대표이사 사장
■ 장두현 보령 대표이사 사장

항암제 분야는 국내 1위이지만 갈 길이 멀다. 2022 4분기∼2023 3분기(아이큐비아) 국내 항암치료제 처방액 규모는 3조원대에 이른다. 그 중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76.4%를 차지한다. 처방액 상위 10개 기업에도 보령(2478억원)이 유일하다. 이렇다보니 필수항암제의 잦은 수급 차질로 인해 암환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2022∼2023. 6) 252건의 공급중단, 176건의 의약품 부족이 보고됐다.  

"보령이 항암제 주권 확립에 나서는 이유다. 항암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공공재다. 현재 항암제부터 항암보조치료제에 이르는 30여종의 항암품목으로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꾸준한 자사제품 출시를 통해 항암제 국산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소화기암, 폐암, 여성암, 혈액암, 비뇨기암 등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제네릭 및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계획이다."

매출원가율이 100% 넘는 제품 생산을 이어가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환자 우선의 가치'에 있다. 

"열악한 원가구조이지만 보령에피루비신염산염주(에피루비신), 이피에스(에토포시드), 에이디마이신주사액(독소루비신) 등 매출원가율이 100%가 넘는 제품들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마땅히 대체할 약물이 없는 필수항암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 암치료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젬자(젬시타빈) 제형을 기존 분말에서 액상주로 개선했다. 희석해야 하는 불편을 줄였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무알코올 도세탁셀 액상제제(다탁셀) 개발이다. 알코올 성분으로 인한 '에탈올 유발 증상'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게 됐다. '환자 우선의 가치'로부터 우리의 고민은 시작된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우리가 하겠다." 보령의 '진심'이다.   

"항암제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이미 '항암제 전담팀'을 운영했으며, 'Onco본부'(2019)를, 'Onco부문'(2020)으로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스터디를 병행하며 항암제 사업을 펼쳐왔다. 사내 가장 큰 조직 규모인 '부문급'으로 항암제 조직을 운영하는 경우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다. 여기에 더해 국내 유일의 혈액암 전문그룹(2021), 올해 1월부터는 폐암팀을 신설해 암종별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별도로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합성의약품에서부터 바이오시밀러, 항암보조 치료제에 이르는 다양한 항암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물론 성과로 이어졌다. 항암제 사업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해 2019년 매출 798억원에서 2023년 2170억원으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특허만료 후에도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오리지널 품목 인수 전략도 통했다. 새로운 시장개척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만의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글로벌 다빈도 항암제를 자산화, 내재화 하고 있다. 해당 항암제의 안정적 공급은 물론,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LBA란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이다. 자산화한 제품은 캐시카우 역할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지렛대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젬자(젬시타빈), 알림타(페메트렉시드)를 인수해 우리 품목으로 전환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오리지널 품목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실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세계적 수준의 항암제 생산 경쟁력이 토대가 된다.

"우리는 항암제를 대량 생산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항암제 제조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 2019년 준공된 보령의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약리활성이 높은 의약품도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최신식 '아이솔레이터 시스템'을 대부분의 제조공정 단계에 갖췄다. 아이솔레이터는 작업자와 생산라인 사이의 가림막 개념으로, 유해 성분이 작업자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해준다. 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GMP 승인을 받은 이후, 같은 해 12월 말부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벨킨주(보르테조밉)' 생산을 시작으로 예산공장의 항암주사제 생산이 본격화됐다. 지난 2월에는 EU-GMP(유럽연합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하면서 항암제 수출 및 CDMO 사업 추진의 여건도 조성됐다." 

희귀암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고 있다. 항암신약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에 대한 기대가 크다.

"BR101801은 말초 T세포 림프종(PTCL) 치료제로 개발 중인 물질로, 최근 완료된 임상 1b상 시험에서 완전관해 2명, 부분관해 1명이 확인됐다. 2021년 완료된 임상1a상의 결과(완전관해 1명, 부분관해 2명)를 포함해 총 19명의 임상 1상 유효 평가 환자 중 6명에게서 효능을 확인했다. 지난해 12월, 임상 1상 결과는 미국혈액학회(ASH)에 발표됐다. 다른 치료제로 1차 이상 치료를 했음에도 치료 효과가 없거나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우수한 임상적 효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기대되고 있다. BR101801은 2022년 10월 미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고, 지난해 8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받았다. 국내 희귀의약품 지정 시, 조건부 허가를 통해 임상 2상 완료 후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어 조기 출시가 가능하다. 보령은 올해 1분기 중으로 임상 1상 최종결과 보고서를 완료할 예정이며, 올해 안으로 임상 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향후 신약개발 전략은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임상을 중심으로 신약개발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보령은 NRDO 전략에 초점을 맞춰 신약개발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NRDO는 신약 후보물질을 바이오텍 등 외부에서 도입해 임상 단계에 빠르게 진입하는 한편, 개발에만 집중하는 사업 모델이다. 후보물질 발굴 및 전임상 단계 등 기초연구를 건너뛰고 임상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신약개발 전략이다. 이를 위해 유망 바이오텍들과 지속적인 공동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항암제 뿐만 아니라, 당뇨, 중추신경계(CNS), 간 질환 등 다양한 분야로 넓혀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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