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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의대 정원 증원에 '의대생 학부모'도 뿔났다

일방적 의대 정원 증원에 '의대생 학부모'도 뿔났다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4.01.0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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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6일 의대생·학부모 대상 의대증원 정책 토론회 개최
의대생 학부모도 의대정원 증원 '반대'…"교육 질 저하 우려"
의대생 "무논리성 정책에 논리 대응 필패…국민 이해도 맞춰야"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는 6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의대정원 증원 추진과 대한민국 의사의 미래토론회'를 개최했다. ⓒ의협신문

정부의 무논리성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의대생을 둔 학부모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아무런 준비없이 실행되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은 곧 의대 교육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우려에서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는 6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의대정원 증원 추진과 대한민국 의사의 미래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의료 전문가들은 물론 현재 의대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과 의대생을 둔 학부모들도 참석해 미래 의학교육을 위한 중지를 모았다.

특히 본과 4학년과 3학년인 두 아이를 의대생으로 뒀다고 밝힌 학부모 이석수씨는 정부의 무분별한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결국 의학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학부모 이씨는 "정부의 정책들이 의학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퇴보하도록 접근되고 있다"며 "실습현장에서는 카데바가 제대로 수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원을 늘리면 교육은 어떻게 되겠는가? 의대 교수 확보가 어려운데 현 시점에서 정부가 무분별하게 의대정원 증원을 추진하면 이는 교육의 질 하락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우성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현재 의학교육의 열악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의대협 임시총회에서 전국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어떤 환경에서 수업을 듣고 실습을 하는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수합한 결과를 공개한 우성진 비대위원장은 "의대 평가인증에 감점이 없도록 강의실은 정원에 아슬아슬하게 설계됐다. 유급자가 많은 학년은 자리를 잡지 못하면 수업을 듣지못하는 상황"이라며 "학생 자치공간과 복지공간도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 "실습의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병원 실습을 돌게되면 수십명의 학생이 부족한 실습실을 돌려쓰며 직원의 동선을 방행하는 짐덩어리 취급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성진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전공의가 교수에게 몽둥이로 폭행당하는 원시적인 상황조차 예방하지 못한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해도 의료 교육의 질을 보장할 것이라 말한다"며 "가장 기본적인 복지와 보호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2배로 증원된 학생들을 정부는 자신 있게 의사로 양성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맞서는 의료계의 자세에 대한 논쟁도 이뤄졌다.

학부모 이씨는 의협의 투쟁을 요구하면서 대국민 선전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이씨는 "2020년 정권 당시 의대정원 규모 400명 증원을 가지고 나왔는데 의료계가 한마음으로 뭉쳤다. 지금 1000명, 3000명 이야기가 나오는데 너무나 조용하다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의협이 과학계, 이공계 단체 등 아군을 많이 확보해 대정부 투쟁에 앞서 대국민의 선전전을 어떻게 해야될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의대생들도 정부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맞서는 의료계의 태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2학년이라고 밝힌 의대생 A씨는 "의료계는 가장 논리적인 집단이지만 국민 이해도에서는 가장 부족한 집단"이라고 평가하며 "현재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은 논리가 없다. 논리가 없는 대상을 상대로 논리를 가지고 싸우면 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의협의 대응을 지켜봤을 때 국민 이해도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며 "국민 이해도를 높이는 측면으로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대응해야한다. 국민 마음을 돌리기 위해 뭐든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선대의대 학생회장이라고 밝힌 이준혁 학생은 의료계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학생은 "2020년과 비교해 현재 의대생이나 전공의들이 의대정원 증원에 대해 관심도가 많이 떨어졌다"며 "관심을 많이 증폭시켰으면 좋겠다. 의대협이나 대한전공의협의회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한편, 이날 발제를 맡은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솜털보다 가벼원 결론, 의대정원 ▲OECD 의사 수 평균이라는 가스라이팅 ▲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낙수효과로 막아보겠다는 발상 ▲의대정원 증원으로 지역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는 점 ▲공공의대 설립이 자원의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점 등을 짚었다.

의대정원 증원이 의료계 뿐 아니라 이공계를 넘어 국가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 정책임을 강조한 우봉식 원장은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나 소아과 오픈런은 의사 숫자와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라며 "올바른 정책은 의대 증원이 향후 우리나라 보건의료 전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먼저 제대로 해야한다. 서두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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