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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0명 지원' 속출…정부 대책 소용없었나

소아청소년과 ‘0명 지원' 속출…정부 대책 소용없었나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12.0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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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국립대병원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 43%, 지방은 11%…산과도 60% '가뭄'
흉부외과 지원율 41.5% '날개 없는 추락', 비뇨의학과는 134% '엇갈린 희비'

ⓒ의협신문
ⓒ의협신문

정부의 소아·분만 진료 수가 개선에도 불구하고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은 소생에 실패했다.

[의협신문]이 6일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감 직후 빅5 병원과 전국 국립대병원(분원 포함) 20곳을 조사한 결과, 2024년도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43%, 산부인과 지원율은 60%에 그쳤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소아진료 정책가산 신설에 연 300억원, 산부인과 분만 수가 개선에 연 26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 투입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젊은 의사들을 필수의료로 유인하기엔 수가 인상만으론 부족하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는데, 그 결과가 이번 전공의 지원율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 "42만원 가산으로는 소청과 선택 안 한다"

빅5 병원 및 국립대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전년도인 31.7%보다 11.3% 상승했으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3.0%에 머물렀다.

소청과 전공의를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도 속출했다.

지방 국립대병원 14곳 중 9곳에는 소청과에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다른 5곳도 1명의 전공의만 간신히 확보했을 뿐이다.

수도권과 빅5 병원도 '소청과 0명 지원'을 피해갈 수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도 소청과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했다.

빅5 병원 중 소청과 전공의 정원을 채운 곳은 정원 10명 중 12명이 지원한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는 정원 10명에 4명이 지원했다. 서울대병원이 17명 중 15명, 삼성서울병원이 9명 중 7명을 확보했다.

보건복지부는 연 300억원을 투입해 소아청소년과를 표방하는 의료기관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소아 환자를 초진할 시 3500원(6세 미만)~7000원(1세 미만)의 정책 가산금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 등 소아 의료계는 "턱도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소청과 전문의 6000명에게 연 300억원이 주어진다면 인당 한 달에 41만 7000원을 받는 꼴인데, 젊은 의사들을 유인하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 산부인과, 2600억 투입해도 반전은 없었다

ⓒ의협신문
정부의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전공의 지원 미달은 여전했다. [그래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산부인과는 건보재정 2600억원 투입이라는 파격 지원에도 젊은 의사들의 마음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빅5 및 국립대병원의 산부인과 지원율은 62.4%에서 60.0%로 대동소이,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분만 인프라 소생이 절실한 지역 국립대병원 지원율은 46.2%로 더욱 저조했다.

보건복지부 건정심은 산부인과 진료에 지역수가와 산과 전문의 분만실 상근 안전정책수가에 각각 55만원을 지원하고, 고위험분만 가산수가 역시 현 30%에서 200%까지 인상했다. 고위험분만마취 정액수가 11만원가 응급분만수가 55만원도 신설했다.

이를 두고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굶어 죽지 않을 정도 지원만 해 주는 실망스러운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고액 배상 판결이 잇따르는 분만 의료 현장에서 사법 리스크를 해결하지 않고는 산부인과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 내과·외과보다 '흉부외과' 위기 심각…비뇨의학과는 순항

내과와 외과 지원율은 대동소이했다. 

내과 지원율은 전년도 123.0%에서 올해 111.9%로 소폭 감소했고, 외과 지원율은 전년도 80.0%에서 올해 88.8%로 큰 변화는 없었다.

올해는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위기가 두드러졌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지원율은 전년도 72.5%에서 절반에 가까운 41.5%로 추락했다. 

수도권과 빅5병원 지원율이 60.0%인 데 비해, 지방 국립대병원 지원율은 12.5%로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반면 2014년 25%라는 최악의 지원율을 기록한 비뇨의학과 전공의 모집은 2017년 모집인원을 감축한 뒤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진 전공의 미달 끝에 지난해에는 123.3% 지원율을 기록했고, 올해는 그보다 11% 상승해 134.4%를 충원했다.

2024년도 전공의 지원에서는 내과와 외과보다도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지원율 급락이 눈에 띄었다. 반면 비뇨의학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공의 충원율 100%를 넘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2024년도 전공의 지원에서는 내과와 외과보다도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지원율 급락이 눈에 띄었다. 반면 비뇨의학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공의 충원율 100%를 넘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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