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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성 고혈압' 심각…"국내 고혈압 환자 10∼15% 해당"

'저항성 고혈압' 심각…"국내 고혈압 환자 10∼15% 해당"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11.0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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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 팩트시트 2023' 발표…'진료의견서' 담아
질병코드 분류 안 되고, 진료지침 없어…저항성 고혈압 지침 개발 단초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높은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 혈압 분포 첫 파악

국내 고혈압환자 가운데 치료가 잘 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가 10∼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항성 고혈압은 ▲이뇨제 포함 3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적절한 용량으로 병용해 사용했음에도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4가지 이상 항고혈압제를 사용해야만 목표 혈압에 도달하는 경우 등으로 정의된다. 

저항성 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다른 고혈압에 비해 1.5배 높고, 말기신부전증 발생위험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5개 이상 약제를 사용함에도 조절이 안되는 '치료불응고혈압'(refractory hypertension)의 경우에는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5배까지 높아진다. 

이런 이유로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고 최근 들어 aprocitentan, ocedurenone, baxdrostat 등 새로운 고혈압약들이 개발돼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신장동맥신경 차단술과 같은 시술적 치료도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국내 고혈압 인구는 12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고혈압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50만명, 꾸준히 치료를 받는 환자는 780만명에 이른다.

대한고혈압학회가 <고혈압 팩트시트 2023>(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3)을 발표했다. <고혈압 팩트시트 2023>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1998∼2021)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2002~2021년)를 분석했으며,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혈압 및 고혈압 규모, 고혈압 관리 수준, 특수집단의 고혈압 현황 등이 담겨 있다.  

국내 고혈압 인구는 12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20세 이상 성인 28%, 30세 이상 성인 33%가 해당된다. 

올해 팩트시트에는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들의 혈압 분포 변화를 처음으로 파악했다.

임상현 고혈압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은 "1998년에는 고위험 고혈압 환자 중 2.4%만이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으로 혈압이 조절되었지만 최근(2019-2021년)에는 그 수치가 28.6%로 많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극적 혈압 조절이 필요하지만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거나 충분히 사용하지 않는 환자도 4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 심뇌혈관 질환 발생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 혈압 조절 변화
■ 심뇌혈관 질환 발생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 혈압 조절 변화

김현창 무임소이사(연세의대 교수)는 "고위험 고혈압 환자 중에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 90mmHg 이상인 사람도 47.6%나 된다"면서 "이는 적극적 혈압조절이 필요함에도 고혈압 치료제를 아예 복용하지 않거나 충분히 사용하지 않아서 혈압이 높은 사람이 400만명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고혈압학회는 고혈압 팩트시트 발표와 함께 추계학술대회(11월 3∼4일) 기간에 맞춰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진료의견서'(consensus document)를 공식 학술지인 <Clinical Hypertension>에 출판했다(Resistant hypertension: consensus document from the Korean Society of Hypertension, Clinical Hypertension 2023;29:30). 

김광일 정책이사(서울의대 교수)는 "저항성고혈압의 임상적인 중요성과 심각성에도 국내에서는 질병코드를 따로 분류해서 관리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 유병률, 예후 등 역학자료도 부족하고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국내 진료지침도 없다"고 밝혔다. 

다행히 최근 저항성 고혈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박성하 국제교류이사(연세의대 교수)는 "2018년부터 질병관리청 지원 하에 저항성 고혈압 코호트가 수립돼 현재까지 15개 대학병원에서 약 1200명의 저항성고혈압 환자 코호트가 구축됐다"라며 "향후 국내 저항성고혈압 환자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고혈압학회에서는 저항성 고혈압의 진단, 예후, 치료를 망라하는 '진료의견서'(consensus document)를 개발했다. 

임상현 이사장은 "진료의견서는 고위험 고혈압인 저항성 고혈압에 대해 새롭게 주목함으로써 사회 경각심을 일깨우고, 국내에서 고혈압을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저항성 고혈압의 진료지침을 제공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전했다.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진료 가인드라인 마련의 단초가 된다는 진단이다. 

신진호 학술이사(한양의대 교수)는 "아직 국내 저항성 고혈압과 관련된 연구가 많지 않지만 저항성 고혈압의 예방, 진단, 치료 등의 연구결과들이 더 생산되고 쌓인다면 국내 데이터가 반영된, 국내실정에 더 적합한 진료지침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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