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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이른바 사무장병원과 의사소견서 발급비용

법률칼럼 이른바 사무장병원과 의사소견서 발급비용

  • 박성철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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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변호사
박성철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원고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인 사건이다. 피고 B와 배우자 C는 의료인이 아니다.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다. 그런데도 B와 C는 A의료법인을 설립했다. D요양병원도 개설했다. 의사를 고용해 의료진들로 하여금 환자들을 진료하도록 하면서 실질적으로 이 병원을 운영했다.

건보공단은, 노인장기요양 인정신청자가 등급을 신청할 때 소요되는 의사소견서 발급비용을 위 D병원에 지급했다. 한편, 의료인이 아닌 B와 C는 의료법을 위반해 병원을 개설하고 건보공단에서 요양급여비용 등을 지급받은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그러자 건보공단은 A법인과 B, C에게 이미 지급받은 의사소견서 발급비용 상당을 청구했다. 법률상 원인 없이 비용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D병원은 의료법상 적법한 의료기관이 아니므로 정당하게 의사소견서 등을 발행하고 비용을 청구할 자격이 없는데도 의사소견서 발급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취지다.

하급심 법원은 원고인 건보공단의 청구를 인용했다. 의료법을 위반해 적법하게 개설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가 행하여졌다면 이 의료기관은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요양급여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는 종전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72384 판결)를 인용했다.

피고의 주장은 배척되었다. D병원은 비의료인이 직접 개설하지 않고 의료법인을 설립해 개설하였므로 적법한 의료기관과 동일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해 시설을 갖추고 자격있는 의료인을 고용해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라면, 실질적으로는 의료인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었다거나 개설신고 명의인인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했다 하여 달리 볼 수 없다는 의미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262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의료법에 의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비영리법인'의 명의로 부설 의료기관을 개설신고한 경우(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0322 판결 참조)도 다르지 않다. 아울러 이 사건처럼 의료법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신고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피고들은 상고해 다투었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원심판결을 파기했다(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2다276697 판결). 우선 대법원은, 요양기관의 건보공단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청구권은 요양기관의 청구에 따라 건보공단이 지급결정을 함으로써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건보공단의 결정과 무관하게 국민건강보험법령에 의해 곧바로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요양급여비용 지급결정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이 지급결정이 당연무효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급결정에 따라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이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건보공단의 요양기관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성립하지 않게 된다.

나아가 건보공단이 요양급여비용 지급결정을 직권 취소하는 경우, 그 상대방은 요양기관의 실질적 개설자가 아닌 개설명의자라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은 요양급여비용 지급결정 직권 취소 여부와 취소 범위에 대해 재량을 지니고 그 재량을 개별 사안에 적합하게 행사해야 하며, 개설명의자는 취소처분을 항고소송 등으로 다툴 수 있다고 언급했다(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다237438 판결 참조).

요양급여비용과 관련한 위 법리는 건보공단이 의사소견서 발급비용의 반환을 구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았다. 결국 건보공단의 지급결정 취소처분이 있었는지, 취소의 효력이 유효하게 발생하였는지에 따라 피고들의 부당이득반환 인정 여부가 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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