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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참여 후기

제32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참여 후기

  • 백일서 32기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자치회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10.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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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晝耕夜讀) 6개월 교학상장(敎學相長)  

의협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수료식을 맞아 백일서 32기 자치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박상호 운영위원장에게 '배우고 가르치면서 서로가 성장한다'는 뜻을 담은 '교학상장(敎學相長)' 패를 전하고 있다. ⓒ의협신문
의협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수료식을 맞아 백일서 32기 자치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박상호 운영위원장에게 '배우고 가르치면서 서로가 성장한다'는 뜻을 담은 '교학상장(敎學相長)' 패를 전하고 있다. ⓒ의협신문

새로운 인연은 우연히 시작된다.
젊은 시절부터 대한의사협회 건물이 강변도로에 접해 있어서 자주 봐왔지만, 그동안 인연이 없었는데, 지난 4월 의협으로부터 제32기 의료정책최고위과정을 모집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코로나 시국도 끝났고 또 어느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이제는 필자가 속한 의협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평소 생각하고 있었는데 케네디 대통령의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물어라"라는 연설이 생각나면서 이에 바로 참가하라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리더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의료인 면허취소법·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등 의료 악법이 계속 생기면서 의료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는 것은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의 권익 보호에 심각성이 대두하고 있다. 의료계에도 유능한 협상가나 리더들이 필요하다. 의정최 모집공고에 "의료계 리더들 의료정책 이해와 관심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리더는 특별한 사람만이 맡기보다도 누구나 한 번쯤 맡을 수밖에 없는 지극히 사회적인, 보편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좀 헌신적이고 생각이 명료하고 설득력이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주저함이 없으면 된다.

의료계 리더도 그렇고 의정최 자치회라는 작은 조직에도 회장이 필요하다. 등록하고 첫날에 회장으로 선출되어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으로 더 충실하게 다니게 되어서 좋았다. 32기는 김경화·김용찬·서진학·서인석·김진희·정병관 부회장 여섯 분과 경문배·최준호·김준영·유승호 총무 네 분, 강민구 총무간사·전순신 정책이사·이정표 기획이사와 정혜승(변호사)·권순미 재무이사 두 분, 이승민 대외협력이사로 회장단을 구성하여 팀 이름인 최강에 걸맞게 최강팀을 꾸렸다.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
의정최는 2002년 시작해서 2023년 제32기까지 총 1442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고, 32기는 55명(온라인 13명)이 수료하여 전국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제32기 의정최는 온라인 수강생 포함 57명이 5월 9일부터 10월 10일까지 대장정을 시작했다. 화요일 오후 7시 45분부터 한 시간 강의와 15∼30분 정도 질문 및 토의에 이어 60분 정도의 친목 도모, 못다 한 토론을 위한 뒤풀이 순서로 이루어졌다. 의정최 수강을 위해 원주·인천·안산 등 먼 거리도 마다치 않고 출석한 32기 수강생들의 열정으로 알차고 즐거운 대장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첫 시간은 이필수 의협 회장의 '최근 의료계 핫이슈 현황 및 대처방안' 주제 강의로 시작됐다. 첫 강의라 기대를 모았는데 강의는 의협의 회원권익 보호, 정치 역량 및 사회 위상 강화 및 미래 의료 선도에 관한 내용이었다. 

강의 후 운영진 소개와 32기 회원 소개, 자치회 임원 선출을 하였다. 32기 수강생은 여러 과의 전문의·대학교수·전공의 등을 비롯해 변호사·병원 행정직 근무자·제약회사 종사자 등 여러 직군이 참여, 다양한 직군의 토론으로 좀 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강의 후에는 날카로운 질문과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등 열정적인 수강태도에 강사들도 수강생들도 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32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수료식이 10일 열렸다. 32기에는 57명 등록생 중 55명이 수료했다. 2002년 1기생을 배출한 의정최는 현재 1442명 수료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의협신문
제32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수료식이 10일 열렸다. 32기에는 57명 등록생 중 55명이 수료했다. 2002년 1기생을 배출한 의정최는 현재 1442명 수료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의협신문

 
보건의료 정책의 기초를 배우다
2강 의료일원화 방안, 3강 국가 보건의료위기 시 의사의 역할, 5강 상대가치의 이해, 6강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7강 건강보험 제도의 현황, 8강 보건의료정책의 수립 및 결정 과정, 9강 노인장기 요양보험제도의 현황 개선, 10강 의사 인력 양성정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11강 영국의 NHS와 지불제도의 문제점 등의 강의는 의사 권익 보호와 함께 보건의료 정책의 기초에 관한 내용이었다. 기본기를 튼튼히 하여 향후 정책 수립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쌓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정부를 대변하는 강사들의 강의를 듣다 보니 한정된 재원으로 움직이는 정부를 상대로 노력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받기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느꼈고, 거의 같은 답변은 긴 호흡으로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의료계, 이제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4강 의료법에 관한 고찰, 12강 의사의 프로페셔널리즘이란 무엇이고 그에 따른 행위규범은? 강의에서 의사 직업성 8가지 요소로 탁월성, 이타주의, 책임감, 본분, 봉사, 존중, 명예, 정직이 해당하고, 좋은 의사란 탁월성, 어진 사람, 동정심 있는 사람이라 했다. 의료윤리 교육을 오랜만에 받아서 좋았다. 또 의료법 강의는 국민과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일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고, 잘못된 의료인에 대한 징계 권한을 확보해 자정해야 하며, 의협이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전문가로서의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둔 강의였다
 
미래의료 선도
12강 미래 디지털 헬스케어의 전망, 13강 미래 지향적인 보건소의 기능, 14강 인구절벽시대의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 등은 첨단 AI나 챗봇에 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인문학 및 흥미 유발 강의
16강 뮤지컬-역사를 알고 제대로 감상하기, 17강 흥미와 집중을 유도할 수 있는 의료분야의 프리젠테이션 기술, 18강 이념의 양극화와 포퓰리즘 정책,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 세 가지 강의는 약간 무거운 정책 강의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강의들이 사막의 오아시스였던 것 같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
강의 후 뒤풀이로 선술집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의료계 현안과 강의에 관해 토론하면서 나누는 선후배간의 정은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고, 서로 많은 것을 깨우쳐주는 장이었다. 건배사로 덕담을 나누며 축하해주고, 위로함으로써 서로에게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
 
정의돈수(情誼頓首)
강원도 춘천에서의 워크숍(7월 15∼16일)은 '한방치료의 실체-지피지기 백전백승' 강의와 함께  여행을 떠나 늦은 밤까지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야외 활동을 같이 하면서 친목도모에 큰 도움이 되었다. 1박 2일 워크숍에 후배 기수를 위해 달려온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또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께 감사드린다. 정과 의는 닦을수록 돈독해진다고 한다.

32기 수강생들이 2교시 뒤풀이를 하고 있다. 32기는 6개월 과정 동안 2교시를 한 번도 결강하지 않는 진기록을 세웠다. ⓒ의협신문
32기 수강생들이 2교시 뒤풀이를 하고 있다. 32기는 6개월 과정 동안 2교시를 한 번도 결강하지 않는 진기록을 세웠다. ⓒ의협신문

 
줄탁동시(茁啄同時)-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최강 32기를 앞에서 잘 이끌어준 박상호 운영위원장과 운영위원, 또 수시로 청강 및 뒤풀이에 참석한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이윤수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을 비롯한 선배 기수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하루는 31기 의정최 선배들이 직접 뒤풀이를 주관해 의정최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동화되어 화기애애하고 훈훈한 시간을 함께했다. 지면을 빌어 32기 의정최와 함께한 여러분께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주경야독(晝耕夜讀)
사실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기에 체력적으로는 약간 힘들었지만 좋은 강의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이 행복감을 주었다.
 
'같이'의 가치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했다. 서로 협력해야 큰일을 도모할 수 있기에 어떤 목적을 두고 같이 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의정최에서는 이것을 배웠다 할 수 있다.

백일서 원장(서울 마포구·백신경외과의원) ⓒ의협신문
백일서 원장(서울 마포구·백신경외과의원) ⓒ의협신문

첫 강의 때 박상호 운영위원장이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수강을 한 것이 올 한해 최고로 잘한 선택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내년에도 많은 의사 동료가 이 과정을 수강했으면 한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듯이 강의 막바지로 갈수록 한 강의 한 강의가 아쉬웠고, 또 32기의 유대감도 더 깊어졌다. 우리는 이미 최강 32기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막바지로 굴러가고 있었고, 그렇게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의정최 전 과정 동안 든든하게 지원해주신 박상호 운영위원장 이하 모든 운영위원에게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또 늦은 밤까지 온 힘을 기울인 민형우 대리를 비롯한 의협 사무처 직원들의 수고로 이 과정을 잘 마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

32기 과정이 끝나도 끈끈한 동료애는 계속될 것 같다. 더 밝은 미래를 위해 희망을 품고, 같이 고민을 나누며 의정최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될 것 같다.

이렇게 그리움이나 아쉬움이 남을 때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 한 구절이 생각난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필자를 도와 의정최 32기를 이끈 임원진들, 의료정책 공부하느라 건배사 외우느라, 뒤풀이 참석하느라 힘드셨던 최강 32기 동기생 여러분에게 그동안 고생하셨고,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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