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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주치의' 포괄적 진료능력 갖춰야

'한국형 주치의' 포괄적 진료능력 갖춰야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10.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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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정신질환, 건강검진, 생활습관 상담 등 통합적 건강관리 제공
만성질환 다빈도상병 이상지질혈증·고혈압·골관절염·골당고증·당뇨병 순
김영식 울산의대 교수, 745명 대상 30년 추적 연구…세계가정의학회서 발표 

주치의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주치의가 담당해야 하는 진료 내용으로 급성 증상에 대한 치료, 만성질환 관리, 정신과적 진료, 건강검진, 건강증진을 위한 생활습관 상담, 예방접종 등 포괄적 진료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체적·정신적 질환에 대한 치료 뿐만아니라 질병예방 및 건강증진을 위한 예방진료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진료를 담당할 주치의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영식 울산의대 교수팀(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은 지난 1989년 개원 이후 평생건강클리닉에 등록된 74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30년간 진료내용을 추적조사했다. 

서울아산병원 평생건강클리닉은 한국형 주치의제도를 표방하며 주치의에게 등록환자를 대상으로 급성질환에 대한 당일진료, 만성질환 관리, 정기 건강검진, 응급환자를 위한 24시간 전화 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1명의 의사에 의해 10∼30년간(평균 17.3년) 등록된 환자 745명의 진료내용을 추적조사한 연구로서 주치의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첫 연구이며, 연구결과는 1차진료에서 흔히 접하는 진료내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향후 주치의제도가 시행 될 경우 주치의 양성에 필요한 진료내용 및 전공의 수련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급성질환 다빈도 상병은 상기도감염(62%)이 가장 많았으며, 복통 및 위장장애(43%), 어지럼증(38%), 두통(31%), 요통(26%), 흉통(25%), 어깨·팔꿈치·손목 통증(17%) 등이 뒤를 이었다.

만성질환 다빈도 상병은 이상지질혈증이 69.7%로 가장 많았으며, 고혈압(61.2%), 골관절염(36.5%), 골다공(감소)증(34.9%), 당뇨병(34.4%) 순이었다. 

이상지질혈증은 가장 흔한 만성질환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고지혈증의 진단기준을 환자의 심혈관위험 수준에 맞춰 지질저하제를 처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745명 중 추적기간 동안 31명(4.2%)에서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하였으며, 이들 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는 각각 83.9%(26명), 77.4%(24명), 38.7%(12명) 등이었다. 

이번 연구결과 1차의료에서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이 기존에 알려진 것 보다 높을 뿐만아니라 심뇌혈관질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됨에 따라 철저한 약물치료 및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이 재차 확인됐다.

정신질환은 불안장애 28%, 불면증 23%, 우울증 20% 등을 겪고 있었다. 

정신질환의 경우 여성 유병률이 더 높았다. 여성은 각각 34.7%, 27.8%, 25.6%, 남성은 19.8%, 16.2%, 14.2% 등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7∼1.8배 높았다. 우울증 환자는 자신이 우울증인지 모르고 지내오거나 여러 병원을 방문하다가 평생건강클리닉을 처음 방문했을 때 비로소 발견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생활습관 상담은 비만(33%)이 가장 많았으며, 절주(21%), 금연(11%) 등이 주종을 이뤘다. 

생활습관 상담은 여성 환자보다 남성 환자에서 더 자주 이뤄졌는데, 남성 가운데 비만, 흡연 및 알코올사용장애 환자가 많다는 것을 방증했다. 

건강검진은 환자의 특성과 생애주기를 고려해 이뤄졌으며, 남녀 환자 각각 50% 이상에서 흉부방사선, 위내시경, 복부초음파, 대장내시경, 골밀도, 전립선특이항원, 유방촬영술, 자궁경부암 세포진검사를 받았다. 

특징적인 것은 우울증 선별검사와 백의고혈압 진단을 위한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이 대상자 중 각각 37.2%, 21.2%에서 이뤄졌다. 1차의료에서 우울증과 고혈압에 대한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이 노정됐다.

김영식 교수는 "주치의가 동일한 환자를 10∼30년간 지속적으로 진료하면서 복통, 두통, 흉통, 요통 등 급성 증상에 대해 꼭 필요한 검사만 시행하게 돼 신체적·정신적 질환을 효과적으로 진단하게 돼 비용이 절감되며,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대해서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 목표수준에 맞게 관리하면서 심뇌혈관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었다"면서 "각종 암도 맞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시행함에 따라 비교적 조기에 발견했다. 평생건강클리닉 환자들의 진료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주치의 진료영역을 개발하고, 주치의 수련교육 제도를 정착시키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Experience of Lifetime Health Maintenance Program: An Observational Study of a 30-Year Period of Outpatient Primary Care in a Tertiary Hospital'. 

이 연구는 오는 10월 25∼3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세계가정의학회(WONC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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