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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하면 관상동맥 시술 치료성적 향상…흡연력 20년 좌우

금연하면 관상동맥 시술 치료성적 향상…흡연력 20년 좌우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3.09.2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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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기유정·한경도 교수팀…관상동맥중재술 환자 7만 4471명 분석
흡연력 20갑년 넘으면 주요심뇌혈관사건 위험…유럽심장학회지 발표

금연하면 관상동맥 시술 치료성적이 비흡연자와 유사하지만, 흡연력이 20갑년 이상이면 주요심뇌혈관사건 위험이 높다는 대규모 인구기반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정규 교수팀(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기유정 의정부을지대병원 교수·한경도 숭실대 교수)은 2009∼2016년 국내에서 관상동맥 중재시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을 받고 국가건강검진에서 흡연상태를 기록한 7만 4471명 환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심혈관계 분야 권위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EHJ IF: 39.3) 최근호에 발표했다.

흡연이 심혈관계질환자에게 중요한 위험인자임은 기존 연구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약물용출형 스텐트 등 최신 의료기술로 치료받는 환자들에서 흡연이 관상동맥 시술 후 치료 성적에 미치는 대규모 인구기반연구는 수행된 바 없다. 관상동맥 시술 후 흡연을 중단하는 것이 치료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규명되지 않았다. 

흡연의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구기반 연구가 중요하다. 하지만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를 흡연 유지군과 금연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 성적을 비교하는 것은 연구윤리 위반 문제가 있어 한계가 있다.

한 교수팀은 연구윤리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우선 관상동맥 시술 후 1년 이내에 건강검진을 받고 흡연에 관한 자료가 있는 7만 4471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시점의 흡연상태에 따라 ▲비흡연자 ▲흡연자 ▲과거흡연자(흡연력 있으나 검진 시점 금연)로 나눴다.

세 그룹의 관상동맥 시술 후 치료 성적(관찰 기간 중간값 4년)을 분석한 결과, 흡연자의 주요심뇌혈관사건(Major Adverse Cardiac and Cerebrovascular Event, MACCE)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 대비 2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흡연자는 비흡연자와 유사한 정도의 발생 위험이 관찰됐다. 

시술 후 흡연상태에 따른 주요심뇌혈관사건 발생 위험.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20% 높은 위험이 관찰됐다. ⓒ의협신문
시술 후 흡연상태에 따른 주요심뇌혈관사건 발생 위험.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20% 높은 위험이 관찰됐다. ⓒ의협신문

한 교수팀은 이같은 조사 결과에 관련, "관상동맥 시술을 받더라도 흡연이 치료 성적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팀은 관상동맥 시술 전후 건강검진(두 건강검진 간의 간격 중간값 628일)을 받은 3만 1887명의 환자를 흡연상태 변화에 따라 ▲비흡연자(비흡연→비흡연) ▲지속흡연자(흡연→흡연) ▲금연자(흡연→비흡연)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흡연 과거력이 20갑년 미만인 환자가 관상동맥 시술 후 금연하면 주요심뇌혈관사건 위험이 비흡연자와 통계적으로 비슷했다. 

반면, 흡연 과거력이 20갑년 이상인 환자는 금연 하더라도 주요심뇌혈관사건 위험이 지속흡연자와 유사했다. 

시술 전후 흡연 상태에 따른 주요심뇌혈관사건 발생 위험. 20갑년 미만 금연자는 비흡연자와 통계적으로 유사한 정도의 위험이 관찰됐다. ⓒ의협신문
시술 전후 흡연 상태에 따른 주요심뇌혈관사건 발생 위험. 20갑년 미만 금연자는 비흡연자와 통계적으로 유사한 정도의 위험이 관찰됐다. ⓒ의협신문

한 교수팀은 이 같은 결과에 관련, 누적 흡연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심장 근육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 교수팀은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2만 8366명만 따로 분석한 결과,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주요심뇌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15% 높았고,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와 유사한 발생 위험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는 시술 후 금연해도 주요심뇌혈관사건 발생 위험 감소가 두드러지게 관찰되지 않았다. 한 교수팀은 분석대상 환자 숫자가 부족해 통계적 의미가 없었거나, 심근경색이 과거 흡연으로 누적된 심장 근육 손상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 큰 비가역적 손상을 유발한 결과라고 추정했다.

한정규 서울의대 교수(<span class='searchWord'>서울대병원</span> 순환기내과) ⓒ의협신문
한정규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의협신문

한정규 교수는 "최신 관상동맥 치료를 받더라도 흡연이 치료 성적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대규모 인구기반연구로 증명한 것"이라며 "그러나 흡연경력이 20갑년에 미치치 않은 경우 시술 후 금연하면 비흡연자와 유사한 정도의 치료 성적이 관찰된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흡연자라고 할지라도 비흡연자만큼 양호한 치료 성적을 거둘 수 있는 20갑년 정도 기회의 창이 있는 만큼, 적극 금연할 수 있도록 의사와 환자 모두 관심과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심근경색 환자는 오히려 흡연하는 것이 비흡연자보다 치료 성적이 좋다는 '흡연자의 역설'을 몇 몇 과거 연구들이 보고했지만, 이번 대규모 인구기반연구에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나아가 심근경색이 이미 발생한 환자에서 시술 후 금연의 긍정적인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은 것은, 오히려 심근경색이 발생하기 전에 서둘러 금연을 시행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이 주제와 관련한 무작위배정 임상 시험은 윤리적인 문제로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대규모 인구기반연구의 가치가 특히 높은 분야"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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