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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5 14:02 (월)
한의계 보완대체의학 복합치료 권유…전 세계 위암 치료 1위 성과 외면 
한의계 보완대체의학 복합치료 권유…전 세계 위암 치료 1위 성과 외면 
  • 김강현 의협 정책자문위원(KMA POLICY 특별위원회 위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9.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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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위암 진료지침] 5년 생존율 77.5% 성과…미국(33.1%)·영국(20.7%) 비해 월등
[위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현대의학 정의·용어 차용…현대의학 병리·영상 검사 그대로 인용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위암' 변증 치료 설명 없이 한약 처방·침구 혈자리 나열…환자 '혼란' 조장
김강현 의협 정책자문위원(KMA POLICY 특별위원회 위원) ⓒ의협신문
김강현 의협 정책자문위원(KMA POLICY 특별위원회 위원) ⓒ의협신문

우리나라는 2018년 전 세계 위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시에 위암 치료 성적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인 위암 5년 생존율은 77.5%로 미국 33.1%, 영국 20.7%에 비해 훨씬 높다. 이는 위내시경에 의한 조기 검진과 모든 의사가 표준적인 진료를 할 수 있게 한 '가이드라인' 개발에 의한 것이다.

대한위암학회는 2023년 3월 초 네 번째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Korean Practice Guidelines for Gastric Cancer 2022)] 영문 개정판을 펴냈다. 

개정판은 대한위암학회 주도로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복부영상의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핵의학회 등 8개 학회에서 추천한 다학제적 전문위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임상근거연구팀 자문위원 등 40여명이 참여한 가이드라인 제정 TF팀에서 진행했다. 

국립암센터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과 협업 속에 대한의학회·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추천한 최신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 작성 방법론에 따라 최근까지 보고된 의학 논문 데이터 베이스의 광범위한 체계적 고찰을 거쳤다. 참고문헌만 491개에 달한다.

한국 위암치료 가이드라인 권고 사항은 근거수준 높음 12개, 중등도 11개, 낮음 15개, 매우 낮음 2개 등 40개다. 권고등급은 강한 권고 16개, 약한 권고 17개, 약한 금기 1개, 강한 금기 2개, 권고 없음 4개다.

개정판에는 4기 위암에 대한 주제와 내시경절제술 적응증 일부를 변경하고, 면역항암제를 비롯한 전신항암치료 결과를 포함한 최신 정보를 반영했다. 

의료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의 진료수준을 뛰어 넘는 전세계 1위 위암 진료 성적은 오로지 부단한 연구와 진료 그리고 성실한 교육을 통해 거둔 성과다. 

국내 위암환자들은 대한위암학회를 비롯한 유관학회 전문가가 합심해 만든 최신 진료지침에 근거해 표준화된 진료를 받아 세계 최고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왼쪽)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Korean Practice Guidelines for Gastric Cancer 2022)] 영문 개정판. 8개 전문학회에서 추천한 다학제적 전문위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임상근거연구팀 자문위원 등 40여명이 참여한 가이드라인 제정 TF팀에서 진행했다. (오른쪽)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위암]. 지난 7월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이 출간했다. 한의약진흥원은 2016년부터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지금까지 44종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발간했다. 2029년까지 총 75종을 발간할 계획이다. ⓒ의협신문
(왼쪽)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Korean Practice Guidelines for Gastric Cancer 2022)] 영문 개정판. 8개 전문학회에서 추천한 다학제적 전문위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임상근거연구팀 자문위원 등 40여명이 참여한 가이드라인 제정 TF팀에서 진행했다. (오른쪽)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위암]. 지난 7월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이 출간했다. 한의약진흥원은 2016년부터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지금까지 44종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발간했다. 2029년까지 총 75종을 발간할 계획이다. ⓒ의협신문

세계 최고 위암 생존율 '진료지침' 근간…'한의 지침' 현대의학 한계·부작용 '폄하'
이런 상황에서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은 2023년 8월 초 한국한의약진흥원·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위암]을 발간했다. 

위암 한의임상진료지침개발 연구책임자는 "한의학 이론과 지식에 기반하여 이루어지는 의료행위의 표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근거 기반 방법론에 따라서 다양한 근거들을 체계적으로 개발하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암 한의임상진료지침을 살펴보면 한의학적 진단 내용은 거의 없다. 

위암의 정의부터 현대의학 용어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도 모자라, 개념마저 미국국립암연구소(https://www.cancer.gov/publications/dictionaries/cancer-terms/def/neoplasm) 자료를 인용했다. 현대의학 즉 내시경 검사 소견, 병리학 조직검사 소견, 영상의학 검사와 진단 분류법 그리고 수술기법 등을 그대로 인용했다. 

위암 한의임상진료지침개발 연구책임자는 "현대의학적 암 치료의 근본적 한계와 치료의 부작용으로 인해 많은 암 환자들은 한의학이나 보완대체의학을 복합치료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침, 뜸, 한약, 명상, 약침, 온열요법 등 매우 다양한 치료법들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및 유럽에서는 이미 통합의학자들을 주축으로 한의학적치료법 및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과학적 임상근거를 선별하여 현대의학의 한 부분으로서 통합종양학을 구축하고 근거중심의 과학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현대의학의 한계와 부작용을 지적하고, 폄하(貶下)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보완대체요법을 거론하고 있다. 

전세계 최고의 위암수술 성적을 달성하고 있는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Korean Practice Guidelines for Gastric Cancer 2022)]을 외면한 채 보완대체의학 복합치료를 권유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위암]은 오히려 위암 환자에게 혼란만 주고 있다.

위암 한의학 '정의' 못한 채 미국국립암연구소 자료 인용
위암의 정의조차도 한의학적으로 정하지 못하고, 미국국립암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하였다. 

수천년 동안 쌓여온 수 많은 중의학 지식 가운데 암(岩, 癌), 적취(積聚), 징가(癥瘕), 현벽(痃癖) 등 중에서 표준 명칭이나 정의로 삼을 만한 것도 없었을까?

중국고서(中國古書)에 실린 단어 그대로  반위(反胃), 위완통(胃脘痛), 심하비(心下痞), 격증(膈證)을 전재하고 있지만, 위암 치료의 병증이나 변증을 설명한 한의 지침에는 전혀 인용하지 않고  있다.

한방 서적을 살펴보면 단순한 통증, 구토, 덩어리, 더부룩한 증상을 가리키는 단어가 등장하지만 위암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위암 한의 표준임상진료지침은 위암 자체를 한의학으로 설명하지 못한 채 미국국립암연구소 자료를 인용하고 있다. 아울러 위암 변증(辨證) 내용은 고대 중의학 고서로 설명하고 있어 학문의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한의학에서 위암 변증의 하나인 간위불화(肝胃不和)를 살펴보자.

간위불화(肝胃不和)
간기가 울결되어 소설(疏泄) 기능이 상실됨으로써 위가 화강(和降)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병증. 간기범위(肝氣犯胃). 증상은 가슴과 옆구리가 그득하고, 한숨을 잘 쉬고, 위완(胃脘)이 더부룩하면서 아프고, 트림이 나며 신물이 올라온다. 또는 구토하고, 설태가 옅은 황색을 띠며, 맥현(脈弦) 등이 나타난다. 치료법은 조화간위법(調和肝胃法)을 사용해야 한다.
출처=경희대학교, 동양의학대사전(1999) 중 일부 발췌.

위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 진단은 의학적 방법 즉 내시경 검사소견, 병리학 조직검사 소견, 영상의학 검사 등이 있을 뿐이다. 

이처럼 현대의학으로 진단하고 뜬금없이 변증으로 간위불화를 내린다 하는데, 그렇다면 이런 변증을 어떤 학술적 논리나 인과관계로 내렸는가를 제시해야 한다.

위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한의학 이론과 지식에 기반하여 이루어지는 의료행위 즉 전통의학적 진단 내용은 없이 현대의학 진단기법에 의존하고 있다.

위암 한의표준진료지침에서 진단기법으로 의사가 시행·처방하는 내시경 검사, 병리학 조직검사, 영상의학 검사를 서술하고 있다. 막상 한의사는 전혀 할수도 없고, 한다면 위법 행위를 위암 한의표준진료지침에 실어 놓은 이유는 뭘까?

한방 진단 자체 즉 변증에 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다. 

위암 한의표준진료지침을 보면 한의학적 치료는 간위불화(肝胃不和), 비위허한(脾胃虛寒), 위열상음(胃熱傷陰), 담탁응결(痰濁凝結), 기혈양허(氣血兩虛) 다섯 가지다. 변증에 따라 수천년 동안 중의학 고서에 실려있는 한약과 중국 전국시대부터 사용했다는 침구치료를 한다고 기술했다. 차라리 위암의 변증에 관한 방법을 상세히 기술하는 것이 지침의 효용 면에서 더 적절해 보인다.

변증 치료법 '명칭'만 있고 설명은 없어…변증 치료법 실체는?
변증에 따른 치료법을 보면 조화간위법(調和肝胃法), 건비온중(健脾溫中) 등 명칭만 실려 있고 이에 대한 설명은 지침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변증 치료법의 실체는 무엇일까?

중국 고서 기록에서 묘사한 내용으로 어떻게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변증에 따라 한약을 처방할 수 있는지 보면 볼수록 궁금할 뿐이다.

한약치료와 침구치료에 관한 자료가 학술적 가치와 근거로서 대표성이 있을까? 

한의약 치료 내용을 보면 어떤 병증과 변증에 어떤 한방약을 처방하는지, 침구치료에 관한 학술적 설명이나 변증별 혈자리를 나열하는데 그치고 있다. 학술적 근거나 자료를 제시하거나 설명이 없어 지침으로서 학술적 가치를 확보하는데 아쉬움이 있다. 출전 책명과 중의학 논문 한 편이 실려 있지만, 인터넷으로는 검색할 수도 없다. 한의학계 후학들이 인용 자료를 찾아 학문 연구를 하려 해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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