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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학회,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 공개

원격의료학회,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 공개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08.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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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 공청회…국내외 지침 망라
"비대면진료 불완전성 고지...불가항력 의료사고 면책해야"

ⓒ의협신문
한국원격의료학회가 8월 23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 공청회'를 열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비대면진료 법제화 관련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원격의료학회가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한국원격의료학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비대면진료 법안 심사를 하루 앞둔 8월 23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 공청회'를 열었다. 

백남종 원격의료학회 부회장(서울의대 교수)은 "법제화 과정에서 해당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환자와 의사의 편의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함"이라며 "이번에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거나 연기되더라도, 추후 비대면진료가 필요한 또는 도입되는 상황이 왔을 때 도움이 될 지침을 마련했다"고 공청회를 개최한 취지를 설명했다. 

원격의료학회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에는 의사, 환자, 설비제공자(중개플랫폼업계)의 의무를 각각 명시하고, 초진 비대면진료에 부적합한 증상과 약물을 정리했다.

백남종 부회장은 올해 4월 비대면진료연구회, 5월 대한내과의사회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일본 후생노동성이 올해 3월 발표한 '온라인진료의 적절한 실시에 관한 지침'과 2021년 6월 일본의사회연합의 '온라인진료 초진에 관한 제언'도 참조했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백남종 원격의료학회 부회장이 학회 차원의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우선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서 많은 잡음이 나온 의사와 환자의 본인 확인, 그리고 환자의 명확한 비대면진료 희망 의사 확인을 명시했다. 의사는 환자 안전을 위해 비대면진료가 적절하지 않은 사유를 인지하면 즉각 중단하고 대면진료로 전환을 요구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또 의사는 비대면진료 마지막 단계에서 생활습관병·만성질환 등의 지속적 관리를 위한 후속조치와 필요한 안내사항을 환자에게 제공토록 했다. 설비제공자에게는 의료법 등 관련법령을 준수하고, 의료데이터 누설 또는 변조를 막기 위한 기술적 조치 의무를 명시했다.

특히 비대면진료 특성상 중증질환 등 진단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시 의사의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의사는 비대면진료에 앞서 환자에게 비대면진료에 따른 한계와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고지할 것을 권고했다.

[비대면진료 시 환자 고지 내용]

비대면진료는 문진과 제한된 시진만이 가능하다. 청진·타진·촉진 및 본격적인 시진, 기구적·화학적 검사 활용 등이 어려워 정보가 한정된다. 따라서 환자가 자가진찰에 적극 협력하고 대면진료를 조합할 필요가 있다. 

환자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종양·감염병·심혈관질환 등 중증질환 진단이 누락될 수 있기에, 비대면진료가 이런 진단을 배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중증질환 진단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 스스로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또는 대면진단을 받아야 한다.

초진 비대면진료가 어려운 증상과 약물에 관해서도 정리했다. 긴급성으로 인한 경우 외에도 △고령자·당뇨·만성질환자 등의 감기 증상(코로나19 등 위급하지 않은 신종 급성호흡기감염증 예외 가능) △소변 감소 △다량의 눈곱 분비 △영상 확인 어려운 피부 변화 △발열이나 부종 동반한 사지 또는 관절 통증 △악성종양 의심 증상 등을 꼽았다.

특히 소아와 관련해서는 긴급성으로 인해 초진 비대면진료에 부적합한 11개 증상과 정보량 및 대응 수단 문제로 초진 비대면진료에 부적합한 16개 증상을 제시했다. 

초진 비대면 처방에 신중해야 할 의약품으로는 △항미생물제제 △항암제 일체 △비타민제 중 수액 △안과약물 일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류 등을 꼽았다.

"처방과 동시에 의약품 배송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유통망을 구축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박상철 원격의료학회 법제도분과위원장은 "민감한 사안이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아직 학회에 약사 회원들이 없는데, 함께 비대면 '진료'와 별도로 처방에 대해 논의하면서 환자의 편의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성지 원격의료학회 정책기술분과위원장은 "학회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의견"이라면서 환자의 집으로 배송하는 것이 아닌 '약국 간 배송'을 아이디어로 내놨다. 강성지 정책기술분과위원장은 "대체 조제나 약국 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대면진료 서비스에 맞는 새로운 유통체계를 함께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어디까지나 '학술'적인 측면에서 더 나은 방안을 고민하고 모색할 뿐, 의도를 곡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도 당부했다.

ⓒ의협신문
(강단 왼쪽부터) 강성지 원격의료학회 정책기술분과위원장과 박상철 법제도분과위원장이 공청회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이날 모인 의료계 인사들은 비대면진료에 대한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만약 비대면진료가 법제화돼 피할 수 없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의료계가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원격의료학회는 의료인과 산업계 인사 70여명이 참여한 연구모임(원격의료연구회)을 전신으로, 코로나19 감염병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5월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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