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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력 확충 시작부터 '격론'...날 세운 전문가들 '설전'

의사인력 확충 시작부터 '격론'...날 세운 전문가들 '설전'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3.06.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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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 개최...사회적 논의 개시
상황진단부터 해법·전망까지...수급추계 전문가 간에도 극명한 시각차

ⓒ의협신문
보건복지부는 6월 2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적정 의사인력 추계를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만 관련 전문가 간에도 의견이 크게 엇갈려 향후 합의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6월 2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을 열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정 의사인력 논의'라는 부제에서 보듯, 의대정원 증원 논란 속 과연 국내 적정 의료인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따져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다. 

포럼 발제는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가 각각 맡았는데 연구자별로 그 결과값의 차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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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원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신영석 교수는 보건사회연구원 재직시절인 2020년에 실시한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추계', 2021년 '전문과목별 의사인력 수급추계 연구'를 근거로 2035년 국내 의사 수가 9654명, 2만 7232명 부족할 것이라는 추계결과를 내놨다.

KDI 권정현 박사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한 의료수요 전망 결과, 2050년 기준 2만 2000명 이상의 의사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30년까지 의대 정원의 5%를 증원했을 때 2050년까지 필요의사 인력 충족에 가장 가까운 수치가 된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우봉식 원장은 인구감소 추이 등 고려할 때 의사부족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내 의사 수 증가율을 고려했을 때 2047년이면 오히려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계와 함께다.

필수의료·지역의료 기피 등 지금의 문제는 단순히 의사 수를 늘려 해결할 수 없으며, 해당 분야에 대한 안정적 진료환경 조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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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 우리나라 의사 수, 정말 부족할까?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도 격론이 일었다. 문제의 진단부터 해법에 이르기까지 관련 전문가 간에도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토론자로 나선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국제 비교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의료 인력은 절대 부족 상태"라며 "의사 총량 부족이 부문간 불균형, 의사보조인력 활용에 따른 갈등, 의사 몸값 상승과 의료비 상승 또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수 또한 "현재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전제도 잘못됐다"며 "우리나라는 지금도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진료권역을 세분화했을 때 70개 중진료권 가운데 이미 20개 권역이 병원과 병상이 부족한 의료취약지에 속하며, 소진료권으로 세분화했을 때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도 다수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를 모두 충족시킨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도 7500∼9500명의 의사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의사인력 문제는 의사 수 부족문제가 아니라 의사인력 불균형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국내 활동 의사 수는 10만명에서 13만명으로 크게 증가했으나, 인구는 2019년 이후 오히려 감소세로 접어들었다"며 "문제는 의사 수가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산부인과 의사가, 흉부외과 의사가 왜 자신의 전공과목이 아닌 다른 진료현장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고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 의대정원 늘린다고 필수·지역 의료 살아날까?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문제의 해법이 의대정원 증원이느냐는데도 전문가간 의견이 엇갈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의대정원 증원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일 수 없다는데는 동의했지만, 인력확충을 그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과 의사인력이 필수·지역의료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먼저라는 주장이 맞섰다. 

정형선 교수는 "의사정원 문제를 논하면서 증원을 빼고 배분이나 재배치를 말하는 것은 말 돌리기이며, 논점 흐리기"라고 주장하면서 "총량부터 키우고 부문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단 1000명 정도 의사정원을 늘리고 10년 정도 경과를 보면서 적정인력 수준을 파악해 조정해 나가자"고 했다.

막연한 기대로 의사인력을 확충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거셌다. 

오주환 서울의대 의학과 교수는 의사인력 확충 논의의 시작점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문제였다고 짚으며 "지금의 분석들은 이런 의사 수 필요 주장의 논거와 연결되지 못한다"며 "의사 수 증가가 필수분야 전공 증가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장성인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또한 "지금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의사 수 증가가 해결법이 될 것이냐, 해결에 기여한다면 얼마나 될 것이냐, 어떤 논의와 병행해야 할 것이냐가 의사 수 논의에서 빠지지 말아야 한다"며 "그래야 의사 수나 의대 신설이라는 수단을 목적으로 한 논의가 아닌 문제해결을 목적으로 한 논의가 될 것"이라고 환기했다.

장 교수는 "논의의 핵심을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인력 배분에 대한 방안으로 하고, 의사 수에 따른 수급문제는 부수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사하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정부는 필수의료 기피현상과 지역의료 격차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강력한 의지로 의사인력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늘의 논의가 국민의 건강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의사인력 정책 방향 설정의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 전공의 정원 늘려놓고 뭘 택하나 보자, 파격 제안도

의대정원 증원이 정말 필수의료나 지역의료 인력 확충으로 이어지는지 시험에 보자는 파격제안도 나왔다.

오주환 교수는 의대정원 증원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적이고 소모적인 논의로 변질되고 있다고 보면서 "의대정원 증원을 결정하기에 앞서, 의사 수 증가가 정말 필수분야 전공 증가로 이어지는지 시범사업을 통해 증명해보자"고 했다.

일단 의대정원 대신 각과 전공의 정원을 일괄적으로 10% 늘린 뒤 이들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살피는 방법으로, 정원 증원의 낙수효과가 발생하는지를 확인해보자는 얘기다.

오 교수는 "아마도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이런 실험에 반대할 것이며, 그 이유는 비필수 인기과로의 편중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면서, 정원 증원을 통한 필수·지역 의료인력 확충론의 무용성을 주장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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