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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5000호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며

[의협신문] 5000호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며

  •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인문사회의학교실)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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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현장 실상 정확히 알려 국민과 간극 메우길
보건의료계 전반으로 시야 넓히는 역할 기대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인문사회의학교실) ⓒ의협신문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인문사회의학교실) ⓒ의협신문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할 때의 이야기다. 출근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언론 기사 모니터링이었다. 보건복지 기사 스크랩이 올라오면 내용을 검토하고 확인했다. 자세한 상황 파악이 필요하면 부처의 담당자와 연락을 취하고 대책을 종합했다. 그러면 비서관이 관련 자료를 준비해 수석비서관회의에 보고했다. 수석비서관 회의는 대통령 주재 회의(대수비), 정책실장 주재 회의(정수비)로 구별했다. 

이런 보고체계는 병원에서 인턴이 새벽 일찍 업무를 챙기고 다음 레지던트가 회진을 돌고 다시 교수와 레지던트가 회진을 도는 형태와 비슷하다. 환자의 검사결과나 새로운 증상 등을 종합하여 누락 없이 교수에게 보고하듯이 국정 현안과 대책도 종합하여 누락 없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이다. 

국정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모든 국민을 직접 만나 여론을 청취할 수는 없다. 따라서 국민의 목소리는 상당수가 언론을 통해서 대통령에게 전달될 수 밖에 없다. 즉 언론 기사는 국민의 목소리다. 이것이 언론이 가지는 힘이다. 

당시 대통령까지 보고되는 언론 모니터링의 대상은 주요 일간지와 공중파 방송이었다. 

보건의료계 전문지는 속보를 전달하는 한 개의 전문지를 제외하고는 통상적인 아침 모니터링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행정관들은 늘 보건의료계 전문지 기사를 모니터링했다. 전문지에서 특정 문제가 거론되고 이후 일간지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협신문]은 대한의사협회에서 운영하는 보건의료계 전문지에 해당한다. 당연히 회원인 의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조건 의사 편을 든다고 [의협신문]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의협신문]이지만 의사들의 나쁜 행위를 옹호할 수는 없다. 그것은 언론의 본령에 위배된다. [의협신문]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도 언론의 본령을 지켜야 한다. 이를 위해 [의협신문]은 쌍방향의 역할을 해야 한다. 

첫째, [의협신문]은 국민에게 의료현장의 실상을 전달해야 한다. 일간지나 공중파 방송은 보건의료를 자신들의 관점으로 재단해 보도하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국민은 의료현장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의협신문]은 국민과 의료현장의 간극을 메워 줘야 한다. 

예를 들어, 지방 병원에서 거액을 제안해도 의사들이 안 가는 이유에는 끝없이 당직을 서며 외래를 봐야 하는 근로조건 등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래가 불안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일간지나 공중파 방송은 이러한 실상을 전달하지 않는다. [의협신문]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의료현장의 실상을 파악하고 전달하는데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적극 살려야 한다. 

둘째, [의협신문]은 의사들에게 의료현장 밖의 이야기를 전해 줘야 한다. 통상 의사들은 의료현장의 문제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약계나 한의계의 현안들, 제약회사나 유통업체와 관련된 정책이나 법령도 의사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복지나 사회정책 현안도 의사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의협신문]은 의사들의 좁은 시야를 보건의료계 전반으로 넓혀 주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에서 보건의료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을 잘 발굴해 의사들에게 전해 줘야 한다. 

[의협신문]의 발전 가능성은 의료현장에 있다. 의료현장을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은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다. 의사들이 느끼는 의료현장의 문제점을 의사들끼리만 떠들면 사회적 불만에 그친다.

그러나 그것이 언론을 통해 정돈된 형태로 사회에 전달되면 국민의 목소리가 된다. 의료현장의 개혁은 국민에게 의료현장의 실상을 알리는 데서 출발한다. [의협신문]이 아니면 어떤 언론이 그런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의협신문]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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