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두바이 진출' 2026년 소화기전문병원 세운다

UAE 투자회사 제안, 사업기반 마련 운영계약
의사 7명·간호사 5명 파견…지분·인건비·인센티브 등 수익

서울아산병원이 2026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헬스케어시티2에 소화기전문병원을 설립한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첫 도전이다. 규모는 65병상으로, 서울아산병원 의사 7명, 간호사 5명 정도가 파견될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은 22일 병원 대회의실에서 UAE아산소화기병원 설립 및 운영을 위한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이번 병원 설립은 아랍에미리트 소재 투자 회사인 스코프 인베스트먼스사에서 제안했으며, 해당 회사가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파리드 빌베이시 스코프 인베스트먼스사 CEO는 "이미 많은 UAE 환자들이 서울아산병원으로 송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불어 의료분야에서의 선구적인 역할과 유명도, 많은 전문의들의 연수 장소라는 점에서 아산병원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집계에 따르면, 병원을 찾은 아랍에미리트 환자는 2019년 3473명이었고, 2022년에는 3197명이었다. 10년간 간이식 수술을 받은 UAE 환자는 65명에 이른다.

스코프 인베스트먼스사는 앞서 2021년 두바이 헬스케어시티2에 스페인 안과병원을 동일한 형태로 설립한 바 있다. 아산병원은 해당 병원의 성공적인 안착을 통해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앞서 다른 병원의 진출에서는 환자유입에 한계와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며 "아산병원은 안정적인 파트너사와의 파트너십, 재무투자를 배제한 사업모델, 철저한 사전조사 등을 통해 다른 병원이 이루지 못한 목표를 이루려고 한다"고 밝혔다.

UAE아산소화기병원은 지하 2층∼지상7층, 연면적 2만 2150㎡ 규모로 중환자실을 포함해 총65병상을 갖추게 된다. 서울아산병원 의사직 6∼7명, 간호직 4∼5명이 파견될 예정이다. 또 진료 외 전반적인 병원 운영도 맡게 된다.

아산병원은 UAE아산소화기병원 지분의 5%를 소유하게 된다. 인건비와 향후 15년간 매출액의 일부, 성과 달성 시 인센티브 등의 운영 수수료를 받게 된다.

아랍에미리트는 인구 5명 중 1명이 위산 역류,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소화기질환을 앓고 있다. 전체 암 중 대장암이 두 번째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아산병원은 "UAE는 더위로 인해 활동량이 줄고, 육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인해 최근 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비만 유병률이 세계 평균 약 2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UAE아산소화기병원에서는 위, 대장, 간, 담도·췌장 등 소화기질환에 대한 진료가 가능하다. 내시경을 통한 최소침습적 소화기질환 치료와 수술 중심의 초기 소화기 암 치료, 고도비만수술 등도 제공한다. 두바이에서도 부족했던 소아 소화기질환 치료도 시행한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수익실현보다는 글로벌 브랜드 구축, 국내 드문 질병에 대한 임상 경험, 연구 협력, 글로벌 수준의 병원 운영 축적 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전문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현지 의료진 교육을 통해 중동 지역의 의료 수준 향상에도 기여해 글로벌 병원으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UAE아산소화기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의 첫 글로벌 병원이자 GCC 국가 최초의 통합형 소화기 전문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