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환자들은 의료시장 개방을 찬성하고, 개방시 외국병원을 이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의대 유승흠 교수팀(윤여룡, 김유영, 오현주)이 최근 한국병원경영학회지에 발표한 '환자들의 의료시장 개방에 대한 인식도와 외국병원 선택요인'에 따르면 의료시장 개방에 환자들은 찬성 56.5%, 생각하지 않음 36.6%였으며, 반대 6.9%에 불과했다.이를 생각하지 않음을 제외한 '찬성'과 '반대'만으로 봤을 때는 의료시장 개방 찬성이 89.2%, 반대가 10.8%로 나타나 개방을 지지하는 입장이 우세했다.
이 조사는 서울의 소재 국립 S대학병원에 내원한 외래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으며, 응답자는 남자 237명, 여자 223명이었다.
의료시장 개방의 찬성 이유는 첫번째로 '환자의 선택권 보장'을 꼽았으며, 권위있는 의사, 세계적 명성과 신뢰성, 의사의 상세한 설명 등이었다.또 진료절차의 편리와 직원의 친절, 편의시설, 현대적 의료장비 등의 요인은 1순위에서는 찬성의 이유로는 순위가 낮았지만 2순위, 3순위로 갈수록 높아졌다.의료시장 개방 반대 이유는 '비싼 진료비'를 들었으며, 의료의 공공성 훼손, 국내 자본 유출, 환자의 상품화 가능성, 국내 의료산업 경쟁력 부재 등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의료시장의 개방은 시대의 흐름(DDA)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개방되는 것이기는 하나 환자들은 이미 의료에 대한 선택권으로서 의료시장의 개방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히고, "경제특구가 설치되거나 의료시장이 개방되어 외국병원이 개방되면 정부에서 내국인들에게 외국병원 이용을 제한하더라도 환자들의 요구에 의해 자유이용이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의료시장 개방시 외국병원의 '적극 이용'은 5.4%, '이용하겠다' 48.3%, '생각해보지 않음' 32.8%, '별로 이용하지 않음'은 10.3%, '전혀 이용하지 않음'은 3.2%로 조사됐다.이를 '생각하지 않음'을 제외한 '이용'과 '이용하지 않음'만으로 보면 외국병원의 이용은 79.9%, 이용하지 않음은 20.1%였다.또 전반적 만족도와 외국병원 이용과의 관계를 보면 크게 불만인 환자들은 '이용하지 않겠다'고 한 경우가 없었다.그리고 '불만'인 경우 적극 이용과 이용의 합이 70.4%였는데 비해 만족인 경우는 적극이용과 이용의 합이 44.3%로 나타나 의료서비스에 불만인 경우에 외국병원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설문은 1개 대학병원의 외래환자 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환자들의 정서를 모두 반영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의료시장 개방을 찬성하고, 또 개방시 이용하겠다는 환자들의 의사가 어떤 요인에서 발생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대응하는 것이 국내 병원들이 의료시장 개방이라는 큰 파고를 헤쳐나가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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