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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자방담-계미년을 보내며

송년기자방담-계미년을 보내며

  • 김인혜 기자 kmatimes@kma.org
  • 승인 2003.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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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몸짓으로 "국민속으로…"


2003년도 다사다난했던 한 해도 저물어갑니다.
제 33대 의협 집행부를 중심으로 쉬지않고 달려온 의사협회는 의료계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쉽지 않은 난관들을 해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해결의 결실이 성과냐 좌절이냐에 따라 회원들의 마음을 웃게도 또는 분노하게도 한 사건들을 최 측근에서 주시하고 기록해 왔던 의협신보는 올 한 해도 역시 `기록할 것과 할 말 많았던 한 해'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 1년간의 기록을 말 그대로 `거리낌 없이 말하는' 방담자리에서 의협신보의 취재기자들은 오랜 시간동안 2003년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특히나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었던 의협이었기에 `변화해야 한다'는 당위적 명분이 어떤 실천력을 가지고 전개됐는지 반추하는 일은 의협이 어떻게 제 2의, 제 3의 난관을 해결해야 하는지 예측해 보는 점에서 의미는 작업이었습니다.

의협과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신문의 사명은 결국 더 강력한 의협을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되기 때문이지요.

―우선 의협의 변화가 가장 많이 두드러집니다. 지난 해 정부의 일방적인 수가인하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은 의협이었기에 올해 구성된 제 33대 집행부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했습니다.

집행부의 대응이 강하게 표출된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DRG 시행 철회. 오래전부터 DRG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지만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지 못한 점이 큰 실수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의협과 회원들의 강력한 단결력으로 정부의 억지 정책의 강행을 막아냈다는 점은 의협의 큰 성과라는 평입니다.

매번 긴급 회의나 정책 현황 등을 상세히 보도한 의협신보도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는 내부적인 칭찬을 받기도 했답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정책 시행에 앞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정부 정책을 계속 주시하는 것도 의협의 큰 움직임중 하나입니다. 참여정부가 계속 암시하고 있는 사회주의 의료에 대해 명확히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의협은 `건강보험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 정책의 방향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이 사회주의적인 색채가 짙어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의협이 주장하고 있는 `건강보험의 틀을 바꾸자'는 구호는 결국 사회보험의 틀을 바꿔 경쟁체제로 도입하거나 공단과의 관계를 계약제로 전환, 의료의 사회주의화를 강력히 저지하고자 하는 의협의 주장이 구체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의협이 사회속으로 들어가기를 시도했다는 변화도 돋보입니다. 의약분업을 통해 의료계가 절실히 필요성을 느낀 것은 `국민속에 들어가는 의사'였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른 이후 의협은 이제 사회속으로, 국민속으로 한 걸음 다가가고 있습니다.

사회참여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대로 올 한 해 의협은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의협이 보건의료단체중 처음 시도한 학대아동 보호 사업은 학대받는 아동을 의사가 감싸안아야 한다는 의지로 우리 사회의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우리사회의 아픔을 의협이 가장 세밀하게 보듬었다는 점이죠.

이 외에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 위도 핵폐기시설 건립과 관련해 논의를 전개한 것도 의협이 사회 깊숙히 곳곳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내비쳤다는 좋은 평가입니다.

의사들의 금연 선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금연이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의협의 금연 선포는 금연 효과를 배가시켰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선포가 구호에 그친 경우가 종종 발견돼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성명을 발표한 모 교수는 여전히 흡연을 하고 있다는군요.

―의협과 팽팽한 긴장관계를 갖고 있는 공단과의 관계도 주목 대상입니다. 공단과의 싸움이 이제 시작됐다고 모 기자는 방담에서 지적했는데요, 감기심사지침건 등 올 한해 공단과의 적지 않은 마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또 공단의 실사권을 놓고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그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듯 싶습니다.

―경기하락으로 인해 국민들의 살림도 어려워졌지만 의협 회원들의 살림살이도 무척 힘겨웠습니다. 의약분업 이후 회원들의 어려운 형편이 연일 구체적인 데이터로 계속 발표됐으며, 특히 정부의 재정안정화 대책이후의 타격은 힘겨운 회원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위태롭게 했습니다.

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되자 일부에서는 일차의료가 붕괴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기도 했고요. 일부 회원들이 피부관리실이나 비만 클리닉 등 다른 분야에서 수입원을 마련하는 것은 이런 현상을 아주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바로미터라는 분석입니다.

수가에서 적정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시스템이 초래한 이같은 기현상은 결국 특정과를 기피해 지원하는 전공의 지원율 현황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개원이후의 상황을 고려해 특정과에만 지원하려는 현상은 지원자들에게 재수를 감수할 것을 무언중에 강요한 셈이 됐습니다. 이런 의료계의 총체적 난국이 처한 문제를 풀어갈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의협의 명확한 입장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의료계 내부의 핫 이슈로 떠오른 현직 국회의원의 전공의 폭행사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의료현장에서의 폭행을 하나의 관례처럼 인정하거나 폭력 자체에 관대한 분위기가 내제해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장애가 되기도 했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의협이 앞장서서 해결하고 추진해야 할 과제라는 게 내부의 의견입니다.

―첫 직선제 약사회장을 선출한 약계도 주목 대상입니다. 80%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신임 원희목 회장의 출현은 약계에서도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신임 회장의 정치적인 파워를 고려해 볼 때 성분명처방 공약은 의협과 약계가 충돌할 위험이 가장 큰 대립점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다시 의협 내부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회원에게 의료계의 소식을 시시각각 전달하는 의협신보의 변화는 올 한해 가장 돋보였다는 자체의 평입니다. 창간 이후 처음으로 제호를 공모해 `의협신문'이라는 새이름을 갖게 됐고, 이슈가 되는 기획을 강화한 것과 중간중간 변화를 다룬 편집 디자인은 읽히는 신문으로서 의협신보가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의료계 시사 만화와 사설, 지방기사면의 고정, 온라인상의 핫뉴스 제공 등은 의협신보의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실제 의협신보가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문학과 의학의 만남'이라는 기획연제는 의과대학에서 문학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사스가 맹위를 떨칠 당시 우리나라의 질병관리 수준을 꼼꼼히 파악·취재한 국내의 질병관리본부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기획도 변화중 하나입니다. 의료시장개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이후 경쟁력있는 국내 의료기관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사례를 집중 조명한 기획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취재기자 두 명을 새 식구로 맞이한 것도 변화중 하나입니다.

올 한해를 돌아보니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가 의협신보와 의협에 많은 영향을 준 듯 합니다. 2004년 새해부터 의협신문으로 회원들을 찾아갈 저희 취재기자와 편집기자 일동에 대한 독자여러분들의 따뜻한 정이 변함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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