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배정민·김미리 교수팀, '임상종양학회지' 발표
30만명 10년 추적 관찰...대조군 대비 암 발생 위험 14% 낮아
백반증의 자가면역반응이 암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반증은 멜라닌세포가 소실되어 피부에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흰 반점이 나타나는 후천성 탈색소질환으로, 자외선치료와 엑시머레이저 치료가 기본요법이나 넓게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인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배정민 가톨릭의대(성빈센트병원 피부과) 교수와 김미리 가톨릭의대(여의도성모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백반증 환자군의 암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14%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39세의 젊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암 발생 위험이 23%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mpact factor 26.303)' 4월호에 게재됐다.
배정민·김미리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B를 활용, 2007~2016년 전국 의료기관에 내원한 20세 이상의 성인 백반증 환자 10만 1078명과 대조군 20만 2156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 여부를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암을 28개의 신체 장기별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암에서 백반증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장암, 폐암, 난소암의 경우에는 각각 38%, 25%, 38% 낮았다.
교수팀은 백반증의 자가면역반응이 피부의 멜라닌세포 뿐 아니라 다른 장기의 암세포에도 작용해,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인구집단에서 백반증과 암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배정민 교수는 "백반증의 자가면역이 암을 예방한다는 이 연구 결과는 암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력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며 "난치성 피부질환인 백반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백반증과 암의 관계에 대한 이번 연구 결과가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