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국민 1000여명 대상 설문조사 실시
동네의원 신뢰 비율 84.7%…평소 다니던 동네의원 회송 희망 51.3%
국민 10명 중 9명은 대학병원 진료 후 동네의원으로 회송되는 것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의료이용 및 의료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2018년 1월 4∼10일까지 한국갤럽을 통해 전국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남녀 총 1012명을 대상으로(전화 조사,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 실시했다.
대학병원 이용에 대한 조사 결과, 대학병원 이용률(본인이나 직계가족 진료를 위해 대학병원을 한 번 이상 이용한 경우)은 76.6%로 나타났으며, 이용자 중 61.4%가 외래진료 뿐 아니라 입원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 이용계기는 1, 2차 병의원에서 의사의 판단에 의해 간 비율이 49.4%, 본인이나 가족이 원해서 간 비율이 48.8%로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본인이나 가족이 원해서 대학병원을 방문한 경우, 방문 이유로 1, 2차 병의원에서 정밀검사가 불가해서(24.2%)가 가장 많았고, 중증 또는 고난이도 질환이 의심되어서(19.4%), 1, 2차 병의원을 못 믿어서(16.2%), 대학병원에 대한 신뢰(10.9%)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2017년 12월 4∼15일까지 의사 1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환자가 원해 상급종합병원에 의뢰한 적이 있다'가 92.6%로 나타났던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환자 대상 조사에서 대학병원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 유명한·실력있는 의료진 비율이 55.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최신 검사 및 의료 장비가 12.8%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동네의원 신뢰 및 이용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는 동네의원을 신뢰하는 비율이 84.7%로 신뢰하지 않음(12.2%) 보다 72.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에서 담당의사가 동네의원에서 진료해도 된다고 할 경우, 동네의원으로 간다는 비율은 87.8%로 매우 높았다.
담당의사의 권유로 동네의원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경우 희망하는 동네의원 유형으로 평소 다니던 동네의원으로 간다는 비율이 51.3%로 가장 높았으며, 대학병원 의사가 소개한 동네의원(25.8%), 대학병원과 협력체계가 구축된 동네의원(21.1%)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학병원에서 담당의사가 동네의원 진료를 권유해도, 대학병원에서 계속 진료받는다는 10.3%를 대상으로 추가 설문한 결과, 전액을 부담해서라도 대학병원에 계속 다닌다(24.0%) 보다 동네의원으로 간다(63.5%)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담당의사가 아닌 전공의가 동네의원으로 갈 것을 권유할 때는 비율이 다르게 나왔다. 전공의가 전환의향을 물어볼 때 동네의원으로 간다는 비율은 32.7%로 대학병원(전공의에게 진료를 받더라도) 계속 다닌다(60%)는 비율이 높았다.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대학병원을 이용하는 국민의 48.8%가 본인과 가족의 판단에 의해 내원하고 있지만, 진료를 마친 후 동네의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의향이 90%로 아주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진료의뢰서를 갖고 와야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입규제(Gate-keeping system)보다는 회송제도(Referral system) 활성화를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현실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권 단장은 "개념적인 접근이 아닌 정교한 정책설계가 이뤄져야만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과 의료이용문화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심층진료(15분 진료) 및 의뢰·회송 사업을 통해 의료이용 문화와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시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의료 정책 및 이용문화에 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매년 실시해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