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항문질환 전문병원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대항병원(원장 강윤식)이 새 봄을 맞아 원내에서 음악회와 미술 전시회를 열고 있다.
언뜻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번 행사는 생활 속의 문화, 대중에게 다가가는 문화라는 발상의 전환을 현실화한 것으로 문화계와 의료계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 22일 오후 6시 대항병원내 대항아트홀에서 개막 테이프를 끊은 이번 행사는 '듣는 미술, 보는 음악 전(展)'이라는 주제아래 펼쳐졌다.
미술전에는 1987년 유럽 미술대전 대상, 에밀리오 그레코(Emilio Greco)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는 류근상 씨가 청각적 요소를 시각적 이미지로 재해석한 음악적인 요소가 강하게 엿보이는 회화작품 28점과 동적인 느낌이 강한 모자이크 작품 2점 등 총 30여점을 선보였다.
류 씨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회와 대한매일 초대전 등 국내외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 서양화가. 류 씨는 병원이라는 색다른 공간에서 전시회를 연 것과 관련 "병원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행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일반 대중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마련한 것이 큰 의미"라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미술, 음악, 춤 등의 다른 예술 장르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들의 공동 작업이 새로운 주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고, 전시회의 경우에도 미술관에서 벗어나 공원, 일반 건물 등 다양한 장소에서 대중에게 다가서는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씨의 전시회는 4월 26일까지 한 달 여간 계속된다.
이번 행사의 또 다른 한 축인 음악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프로합창단인 '서울 모테트합창단'이 출연, 새 봄의 신선함을 가득 담은 합창곡을 선보여 청중들의 귀를 잡았다.
대항아트홀은 대항병원 개원 당시부터 지역 주민과 환자 및 가족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목표아래 문을 열었으며, 서울 모테트합창단의 연습장과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화와 병원의 만남전을 기획한 강윤식 원장은 "일반 관객과 함께 환자나 가족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여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누는 장을 만들어보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항병원은 이번 행사의 각종 후원금과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병원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업에 지원키로 했다. 류근상 씨도 작품 판매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사회복지사업에 보태기로 약속, 색다른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더욱 뜻 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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