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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중앙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 점수 '낙제수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 점수 '낙제수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1.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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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국민들 72.5%, "국가중앙병원으로 적합하지 않다" 답변
윤영호 단장, "반성과 함께 신뢰 회복 위한 역할·방향 모색해야"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기능이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단장 윤영호)은 한국갤럽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22일∼11월 30일까지 전국 20세 이상의 성인남녀 총 900명을 대상으로 '서울대병원 대국민 인식조사'(전화 조사, 95% 신뢰수준 ±3.3%)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 응답자 가운데 27.5%만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이라고 인식했다. 72.5%의 국민들은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또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물은 결과, 긍정적인 평가(매우 잘하고 있다 9.5%, 잘하고 있다 25.6%)는 35.1%에 그치고, 응답자의 64.9%는 부정적인 답변을 해 서울대병원이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임을 보여줬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최순실게이트 등 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서울대병원이 제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병원장이 연일 언론이 오르내리면서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민 27.5%만 서울대병원을 국가중앙병원으로 인식
국가중앙병원으로 상기되는 병원으로 서울대병원은 빅5병원으로 불리는 나머지 대형병원들(1.2%∼9.4%)보다 높은 27.5%의 응답률을 보였으나, 인식도가 절반에도 못미쳐 체면을 구겼다. 또 기타 응답은 24.5%로 대부분 지방 국립대병원들과 국립의료기관들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는 매우 잘하고 있다(9.5%), 잘하고 있다(25.6%)로 긍정적 평가는 35.1%에 불과했으며, 보통(41.9%), 못하고 있다(14.1%), 모름/응답거절(8.7%)로 나타나 역할 재정립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이 공공의료 활동으로 강화해야 할 항목으로 '신종 감염병, 재난, 응급 상황 시 체계적인 의료지원'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았고(10점 만점에 8.9점), '위험부담이 크거나 수가가 낮아 민간병원이 기피하는 필수의료 활동'(8.6점), '취약계층 의료 지원'(8.3점), '적정/양질의 의료 제공'(8.3점), '보건의료 정책 개발/협력'(8.3점) 항목에 대한 강화 필요성이 높았다.

또 공익적 가치 강화를 위해 서울대병원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지원(7.7%), 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춤(7.6%)이 높게 나타났으며, '연구 개발'·'공익성 추구'·'부정/부패 척결(투명성)'·'진료 공정성' 등의 개선사항도 높게 나타났다.

전공의 수련비용 정부 지원 필요성 74.4% 동의
이밖에 향후 보건의료 정책 개선을 위해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물은 결과, 병원 전공의 수련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74.4%로 가장 많았다.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그동안 의료계나 학계 등에서 미래 의료인력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인턴이나 레지던트와 같은 병원 전공의들의 수련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에서 위급한 치료 이후 입원환자의 병원비 부담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위급한 치료 이후 퇴원이 가능한 환자가 계속 머물기를 원하는 경우 입원환자의 병원비 본인부담 전환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71.1%로 나타났다.

이는 병원을 사회공공재로 인식함으로써 의학적으로 퇴원이 가능함에도 퇴원을 거부하는 경우 다른 환자의 입원을 제한하는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국가중앙병원 새 방향 모색 및 비전 제시 과제 남아
윤영호 단장은 "국민들 27.5%만이 서울대병원을 국가중앙병원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현실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병원은 다른 대형병원들과의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기대에 부족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장기적 비전을 제시해, 최근의 위기를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단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의료 인력과 병원을 사회공공재로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는 병원 차원을 넘어선 국가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정책적 아젠다(Agenda)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병원이 이번 조사 결과를 활용해 향후 국가의 보건의료 발전과 국민들의 공익 향상을 위해 공공보건의료정책을 제안하고, 정부, 국회, 시민사회와 함께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하도록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회는 서울대병원이 국민들께 봉사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과 조직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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