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비만 진단 기준 'BMI 25', 적절성 논란

비만 진단 기준 'BMI 25', 적절성 논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9.02 05:5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논문서 BMI 기준 문제 언급되자 비만학회 "기준 문제 없다"
1일 기준 적절성 관련 공청회..."문헌고찰 결과 현 기준 적절" 도출

'한국인의 비만 진단 기준 적절한가?' 공청회에서 오상우 비만학회 연수이사가 "일부 언론에 보도된 비만 진단 기준과 관련된 내용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비만의 기준이 되고 있는 체질량지수(BMI) 점수는 '25'인데, 최근 이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몇몇 연구논문들이 나오자 대한비만학회가 '한국인의 비만 진단 기준이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고민 결과, 현재 발표된 관련 논문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우리나라의 비만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는 'BMI 25'를 바꿀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도출했다.

대한비만학회는 1일 오후 4시 콘래드서울호텔에서 '한국인의 비만 진단 기준 적절한가'를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BMI 기준을 '25'에서 '30'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보도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서구에서도 BMI 기준을 '30'으로 했을 때 우리나라보다 비만율이 적고, BMI가 '22.6∼27.5'일 때에도 비만과 관련한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아 '25'에 묶여 있는 BMI 기준을 더 올려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서홍관 교수(국립암센터)가 한 언론매체 칼럼에서 "미국에서는 비만 기준을 BMI 30 이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성인 남자 35.5%, 여자 33.4%가 비만이라고 한다"며 "놀랍게도 우리나라에서 비만 기준을 25 이상으로 사용하면 성인 남자의 38.7%, 성인 여자의 28.1%가 비만으로 나와, 남성 비만율은 미국보다 높게 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비만 기준은 재검토돼야 한다"며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규정할 경우 건강한 국민들 일부가 비만 환자가 되어 불필요한 진료, 불필요한 걱정, 불필요한 자기 비하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비만학회는 일부 학자들이 논문을 통해 BMI 기준의 적절성에 대해 언급할 수 있지만, 이것을 근거로 BMI 기준을 '25'에서 '30'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비만학회는 이날 공청회에서는 ▲국가 간의 비만 진단 기준의 비교(김종화 과장/세종병원 내분비내과) ▲우리나라 비만 진단 기준에 대한 체계적 고찰(김선미 교수/고려의대 가정의학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우리나라 비만의 진단 기준에 대한 논의(김양현 교수/고려의대 가정의학과) 등의 주제발표 시간을 가졌다.

김종화 과장(세종병원 내분비내과)은 "비만으로 인한 사망률 뿐 아니라 질환 유병률도 중요하다. 아직 아시아인에서 BMI의 비만 진단 기준을 서양의 기준까지 올려야 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선미 교수(고려의대 가정의학과)는 "일부 연구자에서 비만 진단 기준을 서양인과 동일하게 할 것을 제안하고 있지만, 진단 기준을 사망률과 관련해 설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여겨지며, 한국인에서 비만 관련 질병의 위험이 증가하는 BMI 23부터를 과체중, 사망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해 관리하는 현 기준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향후 전향적인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근거로 한 과체중과 비만의 개정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김양현 교수(고려의대 가정의학과)는 "대한비만학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MOU를 체결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공단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한국인의 비만에 대한 진단 기준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발표 이외에도 오상우 대한비만학회 연수이사는 "최근 일부 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오 이사는 "BMI 기준이 낮을 때 사망률이 낮은데 학회가 왜 높은 기준을 정하냐며 진단 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사망원인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므로 사망률 자체만으로 BMI 기준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순집 대한비만학회 이사장도 "일부 연구자들의 논문을 문제 삼으려는 것이 아니라, 논문을 해석할 때 너무 과장해서 보는 것이 문제"라며 "쓸데 없는 논란을 불러일으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오는 11월 학회는 비만관련 진료지침 개정 내용을 소개할 계획인데,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비만 진단 기준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