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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찾아오는 전립선암…남의 일? 男의 일!

조용히 찾아오는 전립선암…남의 일? 男의 일!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07.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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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전립선암 악성도 높아, 중년 남성 조기검진 중요
이대목동병원, 전립선암 예방법· 치료 Q&A 발표

▲김광현 이화의대 교수
전립선암의 발병 증가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전립선(샘)은 15~25g 밤알 크기의 장기로 방광의 바로 아래, 직장의 앞에 위치한다. 크기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정낭, 고환과 함께 생식을 가능하게 하고 정액의 일부를 생성, 정자의 생존과 활성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립선암은 전립선의 일부 세포가 정상적인 세포의 증식 조절 기능을 잃고 무질서하게 자라나 주위 장기 또는 림프절·뼈·폐 등으로 퍼져 나간다. 국내에서는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위암이나 대장암 등에 비해 위협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연평균 12.7% 증가율을 보이며 갑상선암에 이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00년에 1304명이었던 환자 수가 2013년에는 9515명으로 약 7배 이상 급증했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남성암으로 60∼80대의 노년층 환자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에서도 인구 고령화와 생활양식 서구화에 따른 전립선암 환자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버지암'에서 '형님암'으로···발병 연령 낮아진 만큼 조기 검진 더욱 중요

전립선암은 발병하더라도 다른 암에 비해 세포 증식 속도가 느리고, 조기검진으로 이한 생존율이 큰 차이가 없다고 여겨졌다. 실제 전립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방치하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전립선암 사망률은 2004년 10만 명당 3.8명에서 2014년 6.6명으로 10년 새 74.8%나 증가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국내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이 92.3%로 미국(98.9%)이나 캐나다(96%)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아버지암'에서 '형님암'으로 불릴 만큼 전립선암의 발생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의 연령별 환자 추이를 살펴보면 여전히 70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40~50대 환자도 4064명에서 5293명으로 늘었다.

환자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암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보는 암의 병기와 암 조직이 정상 전립선 조직과 얼마나 다른지 보는 암세포의 분화도와 악성도다. 초기 암이라도 악성도가 높은 암은 빨리 진행할 수 있고, 다른 장기로 전이도 쉽게 된다. 전립선암은 10점 척도의 등급으로 분화도를 따지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악성도가 높고 예후가 좋지 않다. 안타깝게도 국내는 서양과 다르게 7점 이상의 비교적 심각한 암의 빈도가 더 높은 특징을 보인다. 때문에 조기 검진이 보다 절실하다. 중년 남성이라면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나 직장수지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권장된다.

김광현 이화의대 교수(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전립선비대증 검사 도중에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조기 검진이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전립선암 생존율 확보에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립선암은 간단한 피검사만으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확인해 암 발견이 가능하다"며 "또 평소와 달리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졌을 때, 소변을 못 참아서 지릴 경우, 잔뇨감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라도 악성도 높을 땐 수술 필요…로봇수술, 요실금 등 합병증 최소화

전립선암은 비교적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거나 70대 이상의 고령이면서 다른 중한 질환이 있어 치료 시 위험성이 효과보다 클 것으로 예상될 때는 병의 진행을 관찰하는 요법을 쓰곤 한다. 다만 초기라도 악성도가 높을 때는 진행 속도가 빠르고 재발 위험도 높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행한다. 전립선암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병기와 종양의 분화도,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가 함께 고려된다.

전립선에 국한된 암에 가장 흔하게 쓰는 방법은 수술이다. 예전에는 개복 수술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흉터와 부작용을 줄인 로봇수술을 주로 한다. 전립선은 배 가장 아랫부분, 골반 안쪽 깊숙이 자리해 수술 부위가 매우 좁다. 게다가 전립선암 수술은 암 제거와 동시에 방광과 요도 연결, 주변 신경 및 괄약근을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 로봇 수술은 10~15배 정도 확대해서 보여주면서 시술자의 시야 확보가 개복 때 보다 좋고, 로봇 팔이 배 안에서 다양한 각도로 움직이며 자유롭게 수술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비용이 다소 비싸지만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 합병증 발병률이 낮고 회복도 빨라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외에 방사선 치료나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고위험군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가 주로 행해졌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인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과 방사선 모두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인데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가 가능하나, 방사선 치료를 미리 하게 되면 수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다양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수술 후 방사선 병합 치료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김광현 교수는 "전립선암은 증상이 없어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환자들이 종종 있는데, 전립선암은 병기나 악성도에 따라 예후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악성도가 높은 암이 많이 발견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전립선암의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또 치료 여부와 방법은 반드시 전문의와의 논의를 통해 환자의 현재 상황과 삶의 질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후 결정해야 한다"며 "전립선암 로봇수술은 성공적인 치료결과와 합병증을 낮춰 수술 후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전히 로봇 수술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돼 숙련된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 전립선암 예방법


◎ 일주일에 5회 이상 신선한 과일과 채소 섭취하기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되므로 1주일에 5번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토마토나 녹색 채소·당근·브로콜리·양배추·마늘·자몽·살구 등 라이코펜이 풍부한 음식이 도움이 된다. 등푸른 생선에 들어있는 DHA·EPA 성분이 전립선암의 세포 수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 섭취도 권장한다. 단 빨간 육질의 고기는 지방 함량이 높으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 일주일 중 5일은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최근 비만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2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에 따라 일주일에 5회 이상, 매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을 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 수술 후에도 걷기 운동이나 가벼운 산책은 바로 가능하므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 준다. 요실금이 계속될 때는 골반저근육 강화 운동이 효과적이다. 먼저 화장실에서 배뇨 시 소변 줄기를 참을 때 사용되는 골반 근육을 찾아 눕거나 앉아서 혹은 서 있는 등의 자세를 잡은 후 항문 주위의 근육을 5초간 잡아 당긴다. 방귀나 설사가 나온다고 상상하면서 참아본다. 이때 항문이 단단해지고 앞으로 약간 들려 올라가는 것을 느낀 후, 수축한 것을 5초간 푼다. 또 음경이 움직이거나 아랫배 쪽으로 약간 쑥 들어가는 것이 느껴질 때까지 근육을 5초간 조인 후 푼다. 매일 아무 때나 시간이 날 때 반복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

◎ 50세 이상 남성은 연 1회 이상 전립선암 조기 검진 받기

전립선암 조기 검진은 혈액 검사를 통한 전립선특이항원검사와 직장수지검사로 시행된다. 기대 수명이 10년 이상인 50세 이상의 남성들은 조기 검진이 권장되고, 아버지나 형제들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사람은 10년 정도 앞당겨 40대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 직업성 유해 물질 노출 최소화하기

농약·코크스·유기용제·방사능 물질 등의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경우 반드시 보건 안전 수칙을 지키고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전립선암 치료에 대한 Q&A

1. 전립선암 수술 후 성생활은 가능한가?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을 하게 되면 정낭과 전립선을 모두 적출하기 때문에 사정액이 나오지 않게 된다. 하지만 수술을 시행했다고 해서 모두가 성관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술 전 성기능이 좋았고, 초기 암에서 신경보존수술이 적절히 시행했을 경우 개개인에 따라 회복의 차이는 있지만 60∼70% 이상은 회복이 된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3∼6개월 정도 지나면 회복이 되지만, 1개월 이내에 성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되는 환자들도 있다.

2. 전립선암 수술 후 요실금은 언제까지 지속되나?

전립선을 적출하게 되면 괄약근 기능이 약화돼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정도는 수술 전 환자 나이·배뇨 기능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대개 수술 후 3개월부터 1년까지 기능이 좋아져서 90% 이상은 호전이 된다. 그러나 요실금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에는 요도 주위로 인공괄약근을 삽입하는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3. 전립선암 수술 후 비행기는 언제부터 탈 수 있나?

비행기는 단거리 30분∼1시간 정도는 가능할 수 있겠으나 환자의 상태나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만 장거리 장시간의 비행은 기압의 영향으로 수술 부위의 압박과 통증 등 예기치 못한 문제를 발생 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술 후 장거리 장시간의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가능 시기 등을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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