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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건강보험 틀 못바꾸면 의료체계 '위기' 직면

현행 건강보험 틀 못바꾸면 의료체계 '위기' 직면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6.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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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철 연세대 교수 "고령화·비감염성질환·통일 대비하려면 건강보험 개혁을"
중소병원협회 10일 학술세미나..."단일보험자 내부경쟁 위해 지역단위 재편해야"

▲ 박은철 연세대 교수가 10일 대한중소병원협회 학술세미나에서 '보건의료 현황과 미래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원가에 못미치는 낮은 수가 속에서도 건강상태와 의료의 질은 세계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비감염성질환(NCD) 증가·한반도 통일이라는 3대 위협 요인의 파고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은철 연세대 교수(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는 대한중소병원협회  제26차 정기총회 및 학술세미나에서 '보건의료 현황과 미래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의 건강보험제도를 감당할 수 있는 보건의료제도로 바꾸지 않으면 인구 구조의 고령화가 본격화되는 2030년 의료재정의 위기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획일적인 단일 건강보험제도와 단일보험자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은 보건의료비 지출이 많은 65세 인구가 2013년 5022만명 중 12.2%(641만명)에서 2030년 24.3%(5216만명 중 1270만명), 2040년 32.3%(5109만명 중 1650만명)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초고령사회로 인구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 비감염성질환이 함께 증가할 것"이라며 "NCD시대와 고령사회의 의료비 증가를 감당할 수 있겠냐?"고 반문한 뒤 "보험정책을 보험자·공급자·소비자 측면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험자는 내부적인 경쟁이 가능하도록 지역단위로 재편하고, 단일보험 역시 의사와 의료공급자들이 협력해 진료하는 미국의 책임의료조직(ACO)가 같은 형태로 지불방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박 교수는 "공급자 역시 국민의 건강과 질병의 전 과정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수요와 공급의 연계와 짝짓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가 주목한 ACO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메디케어를 통해 선보인 새로운 보험제도 개선정책의 하나. 메디케어의 입원·외래 이용을 건강유지조직·책임의료조직·환자중심의료팀 등의 협업을 통해 환자·보험자·공급자가 책임을 감당토록 함으로써 비용·효과적인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다.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와 과다한 의료 이용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의료의 과다·장기 사용시 본인부담이 커지도록 하고, 의료저축계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소액 진료비는 환자가 부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소병원은 낮은 원가 보존 속에 적은 인력과 낮은 병상가동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한 박 교수는 "경영이 어려운 병원은 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지역사회 필요한 병원을 국가가 인수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철저한 지역화와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소병원이 살아나갈 방향"이라며 "새로운 틀로 접근하지 않으면 결코 고령화와 NCD 시대에 대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이기효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건강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기 발로 의료기관을 찾기 전에는 아무 것도 해 주는 게 없다"면서 "급성기 치료에 매몰돼 다른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1차의료가 원장 혼자 진료하면서 건강 증진·예방·만성질환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중소병원 또한 영세해 규모의 경제에 못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규모의 경제화를 위해 이 교수는 "M&A를 통해 병상을 합치게 해서 규모를 늘리거나 영세한 의료법인들이 퇴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영리법인·합명회사·합자회사가 어렵다면 의사들만 참여할 수 있는 의무법인이라도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을 위해서는 자본과 자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 교수는 "의료수출을 하려해도 영세하면 할 수 없다. 자본을 모아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 중소병원협회 학술세미나에서 정영호 부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이기효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을 비롯한 지정토론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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