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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여성 해부학자 나복영 교수 별세

한국 첫 여성 해부학자 나복영 교수 별세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5.11.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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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해부학자인 나복영 고려의대 명예교수가 10월 31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1세.

 
나복영 교수는 1924년에 태어났으며 1947년 고려의대를 졸업했다. 해부학 분야에서 우리나라 여성으로서 최초의 의학자로서 모교인 고려의대에서 연구와 후학을 양성하는데 헌신했다.

그는 1957년 록펠러 재단의 장학금으로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에서 1년여 연수를 받기도 했다. 당시 해부학 전체에 관한 강의와 실습에 관한 교수법 강의에 참석했으며, 학생들과 같이 시체를 연구하며 1년동안 업적을 낼 수 있었다.

실험용 쥐를 상대로 작성한 연구논문은 당시 미국 학회에서도 발표했으며, 미국 해부학회지에도 게재됐다.

나 교수는 의학 공부뿐 아니라 문학에도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어 주위의 추종을 불허하는 문장가 였다.  학생연극이 활발했던 광복 직후에는 학내 연극 공연에서 주역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

고려의대 출신 의사들은 나 교수를 고려의대 역사의 산증인으로 꼽고 있다.  그의 학문세계 뿐 아니라 많은 선후배와 제자들과의 인간관계 때문이다. 나 교수가 해부학 교수로서 정년퇴임하기까지 교수실은 후배나 제자들에게 결코 높지 않은 문턱으로 예리하면서도 부드러운 성격으로 선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1985년 학교가 안암동으로 신축 이전하게 되면서 부족한 건축비를 위해 6년에 걸쳐 10억 5000만원을 모금한 바 있다. 당시 나 교수는 국내외 동창들에게 2000장의 호소문을 직접 작성해 교우 1200명으로부터 목표액 10억을 넘는 기부금을 받기도 했다. 고려의대 존폐 위기에서도 적지 않은 혼란과 난관을 겪었지만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며 정년 퇴임할 수 있었다. 

나 교수는 1957년 대한여자의사회 발기인으로 참여해 초석과 발전에 앞정섰으며, 1960~1963년에는 38세의 젊은 나이로 제3대 한국여자의사회장으로 선출됐다.

1973년에는 대한해부학회장, 1984년 대한체질인류학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1981년부터 4년간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나 교수는 박경아 세계여자의사회장(연세의대 해부학교수)의 모친이며, 홍승길 전 고대의무부총장(생리학)의 장모이다.

빈소는 고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03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4일 오전에 이뤄진다(문의. 02-923-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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