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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트렌드| ⑧ 평균 5억 3000만원…전남은 '축복의 땅'

|메디컬 트렌드| ⑧ 평균 5억 3000만원…전남은 '축복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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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3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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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형태별 진료비-Ⅴ
안양수의 Medical Trend 2015 (8)

어느 지역의 전체 의료기관이 벌어들인 진료비에서 그 지역에 거주하는 전체 주민들이 부담한 진료비를 빼보면 해당 지역의 진료비가 밖으로 나갔는지, 밖에서 들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거주지역의 전체 주민이 부담한 진료비보다 전체 의료기관이 벌어들인 진료비가 더 많다면 타 지역의 주민들이 그 지역에 들어가 진료비를 쓴 것이다.

외래진료비의 유출입현황을 보면 입원진료비와 마찬가지로 외래진료비에서도 광역시들의 흡입력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 있는 의료기관들이 외래진료비에서만 한 해에 1조원이 넘게 끌어들이고 있는 것도 놀랍다.

입원환자는 중환자들이 많으니까 대도시의 흡입력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경증환자 중심인 외래환자에서도 광역시들이 거의 입원환자들과 맞먹는 흡입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놀랍다.

거대 공룡 서울은 외래진료비에서도 독보적인 흡입력을 자랑한다. 경북 같은 곳은 전체 주민이 부담한 외래진료비의 거의 20% 정도가 해마다 외부로 빠져 나가고 있다<표 1>.

의료기관이 벌어들인 외래진료비 추이를 보면 대체적으로 대형병원이 많이 몰려 있는 지역의 증가율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외래진료비의 증가는 상급종합병원이 주도했으므로 당연한 결과다.

경기도·인천의 경우 인구가 늘어나는 영향이 큰 것 같고, 광역시도 중에서 부산은 다른 지역에서 외래진료비를 흡입하고 있으면서도 제일 낮은 증가율을 보였는데 광역시 중에서 부산의 인구가 가장 급격하게 줄고 있는 탓이 큰 것 같다.

의료기관이 벌어들이는 외래진료비와 다르게 주민 1인당 진료비로 볼 때 지난 10년 동안 외래진료비에서 가장 씀씀이가 커진 곳은 전라남도와 부산의 주민들이다.

두 곳 모두 10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1위와 꼴찌가 거의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던 입원진료비와는 달리 외래진료비의 증가속도는 지역간 편차가 입원진료비처럼 아주 크지는 않은 편이다. 증가율 1위를 기록한 전남이 2013년 절대값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제주는 증가속도에서는 꼴찌를 했지만 절대값에서는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입원진료비와 비슷하게 경기도와 인천사람들이 2013년 절대값에서 끝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를 차지해 인구는 많아도 주민 1인당 진료비 지출은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총합(입원 + 외래)

종별 총진료비

입원진료비와 외래진료비를 합한 총진료비에서도 병원은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10년은 병원이 인해전술로 의료계를 주도했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그 틈바구니에서도 나름 선전했으며, 의원은 상대적으로 위축돼 가는 시대였다<표 2>.

2013년 현재 건강보험 진료비로만 상급종합병원 한 곳이 1년에 벌어들이는 액수가 1875억원에 이른다. 평균이 이렇고 지역별 위치에 따른 편차가 크다는 걸 생각하면 소위 빅 5의 총액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10년 동안 병원의 수가 그렇게 많이 늘어났음에도 개별 병원당 총진료비 증가율이 의원보다 훨씬 높은 것도 놀라운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지난 10년은 병원의 시대, 병상이 모든 걸 압도한 시대였다.

상급종합병원 의사 1명이 입원 외래 다 합해 한 해에 3억 7000만원대를 버는 사이, 종합병원의 의사 1인은 4억 4000만원, 병원의 의사 1인은 5억 8000만원대를 벌었고, 의원의 의사 1인은 3억원을 벌었다<표 3>.

아무리 비급여와 선택진료비가 숨어있다고 해도 이건 근본적으로 잘못된 수가 체계라고 생각한다.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위로 올라갈수록 의사 1인의 진료비는 높아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병원에서 정점을 보이고 오히려 상급기관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위로 올라갈수록 보험이 아닌 다른 보상체계(선택진료·비급여)가 숨어있다는 것이고, 그러한 것들이 보험수가를 저수가로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월급만으로 먹고 살도록 해줘야 하는데 상급기관에는 수당을 지급하면서 전체 월급은 눌러놓은 형국이다.

상급기관은 어쨌든 수당까지 챙기지만 수당이 없는 하급기관은 죽어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의 보상체계를 이렇게 엉터리로 해놓고 의사들이 알아서 생존하라고 묵언의 압박을 행사하면서 한편에서는 의사들의 부조리를 떠들어대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런 구조는 결국 양심적이고 지킬 걸 지키는 사람만 도태되는 구조다. 잘못 설계된 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의사들만 욕할 게 아니다.

한편, 진료환자의 대부분이 외래환자인 의원이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고, 병상수 증가가 아주 많았던 병원의 총진료비 증가가 제일 높았다는 것은 외래환자보다도 입원환자에 대한 보상이 훨씬 높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시도별 총진료비

입원과 외래진료비를 합한 총진료비의 유출입현황을 보면 서울이 단연 빨판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3년 한 해에만 약국을 제외하고 서울지역의 전체 의료기관은 서울지역의 전체 주민이 부담한 진료비보다 2조7000억원을 더 벌어들였다.

같은 해 경상남도 지역의 모든 의료기관이 벌어들인 진료비를 모두 합한 총액 2조 3000억원보다도 많다. 유출금액이 가장 큰 곳은 인구도 많고 서울과 제일 가까운 경기도였다.

울산을 제외한 광역시는 확실하게 빨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서울은 서울주민이 부담하는 진료비의 30~40%에 해당하는 진료비를 외부에서 끌어들이고 있고, 가장 많이 나가고 있는 경북은 유출률이 무려 28.3%에 달한다.

전북과 제주가 도 단위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로 유출되는데 이건 지역 내에 광역시와 같은 대도시가 없기 때문인 듯싶다.

지난 10년간 의료기관이 벌어들인 총진료비가 가장 많이 증가하는 곳은 전남(171.6%)이었으며 그 뒤를 이어서 경기도(160.8%), 광주(156.9%), 경남(155.8%)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주민이 부담하는 진료비의 20%내외가 외부로 나가고 있음에도 전남의 의료기관이 벌어들인 진료비는 전국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 강원도(105.7%)가 제일 적게 증가한 곳이었고, 서울(125.3%)도 하위권에 위치했다. 경기도는 규모가 큰데도 인구 증가에 힘입어 증가율에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요양기관과는 별도로 주민이 부담하는 진료비를 보면 전남주민이 입원과 외래를 합한 총진료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도 전남이 가장 높다. 어떤 분이 전남을 '축복의 땅'이라고 칭했었는데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그 뒤를 전북이 당당하게 이어가고 있다. 진료비를 가장 적게 쓰는 주민들은 경기·서울·인천 등 수도권 주민들이다. 수도권은 절대값도 낮고, 증가율도 낮은 편에 속한다<표 4>.

지역별 의사 1인당 총진료비 수입을 보면 '영광의 전남'이다. 전남은 2013년 의사 1인당 5억 3000만원대로 총진료비 수입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10년간 증가율에서도 94.1%로 압도적 1위다.

정말 '축복의 땅'이 맞나 보다. 의사당 진료비 증가율로 따져보면 1∼3위를 전남(94.1%), 광주(89.0%), 전북(81.2%)이 차지하며 전라도 지역이 증가율에서 압승을 거뒀다.

서울(55.0%)은 갈수록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서울엔 의사가 너무 많고, 서울주민은 진료비 지출에 인색하다. 그런데도 의사들은 서울로만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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