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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트렌드| ③ '각자도생'에서 '뭉쳐야 산다'로 변화

|메디컬 트렌드| ③ '각자도생'에서 '뭉쳐야 산다'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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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2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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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그리고 의사와 시설
안양수의 Medical Trend 2015 (3)

 
2013년 현재 의원에 근무하는 의사는 3만 5556명으로 전체 활동 의사 9만 710명 중 39.2%를 차지해 개인 의원은 의사가 가장 많이 포진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개인 의원만 더 분석해보자. 매년 신규 의사가 3300명가량 배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 10년동안 의원 수는 많이 늘지 않았다.

그만큼 개원시장이 열악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앞서 통계에서 보았듯이 병원수의 급격한 증가가 의사인력을 흡수한 탓도 결코 적지 않다고 생각된다. 

 
해가 갈수록 공동개원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 통계에 확연히 보인다. 의료계에 언제부터인가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는데 이제는 각자도생도 약효가 떨어져 '뭉쳐야 산다'가 새로운 유행어가 될 듯 싶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입이 제한되면 어떻게든지 지출을 줄여야 조금이라도 더 연명할 수 있다. 공동개원은 그런 면에서 당분간 더욱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은 요양병원을 필두로 병원이 급증하면서 의사인력을 상당히 흡수해주었다. 그러나 정부가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채고 요양병원 등에 대한 규제에 나섰기 때문에 지난 10년과 같은 병원의 급증이 다시 재연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물론 추세가 반전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 기세는 꺾일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병원의 급증이 없어지면 신규 면허자를 흡수해줄 시장이 없어진다는데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병상 수에서 OECD평균 병상 수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여주는 '병상의 왕국'이 됐다. 또다시 과거와 같은 병원의 급증도 병상수의 급증도 재연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이후로도 병원과 병상 수 증가율이 꺾이지 않고 지금의 추세를 계속 유지한다면 의료계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늪에 빠지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지난 10년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다시는 되풀이되기 어려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10년간 신규의사 43.5% 증가라는 쓰나미를 병원의 수가 176.6% 증가하면서 방파제 역할을 해 주었고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개원가는 의사 수 증가로 인한 극심한 경쟁구도를 잠시나마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제 향후 10년은 방파제 없이 의원 수 증가라는 쓰나미를 맞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봐야 한다. 혹시라도 지금 개원의들 중에서 현재 자신이 그나마 먹고 살 정도라고 생각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자리를 사수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판단된다. 움직이는 순간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기는커녕 지금 가지고 있는 것도 모두 날릴 각오를 해야 한다. 

의원의 전문과 표방 추이는 각 과별 현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된다. 지난 10년간 전문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문과를 표방하지 않는 의원이 35.8%의 증가율을 보여 전체 의원수 증가율인 16.6%를 2배 이상 앞질렀다.

이것은 전반적인 개원시장의 침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과는 전체 배출 수에 비해서 개원 비율이 아주 높지는 않아도 절대 수에 있어서는 아직도 절대 불가침이 영역이다. 산부인과·외과·소청과의 감소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영상의학과의 감소도 결코 만만치 않다. 요즘 인기가 좋다는 마이너과인 이비인후과·피부과·안과·성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져 보인다.

 
가정의학과의 경우 매년 전문의 배출 수도 많고 전체 전문의 중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은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개원의 숫자는 거의 제자리 걸음인 것을 보면 개원 시장에서 가정의학과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을 뜻한다. 가정의학과는 1차의료를 전담하는 의사를 양성하겠다는 목적으로 태생된 학과이다.

그러나 통계에서 보면 가정의학과는 자신의 본업인 개원시장에서 그리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게 개원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 교육과정 등에서 뭔가 다른 방안을 강구해 경쟁력을 높이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2013년을 기준으로 보면 수도권에 대형병원이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상급종합병원 43개 중 서울·경기·인천에 있는 것이 24개로 전체의 과반수가 넘는다. 새로 생긴 세종시를 제외하고 시도 중 상급종합병원이 존재하지 않는 곳은 울산·경북·제주다.

 
의원수의 경우도 수도권 쏠림 현상은 확연하다. 다만 앞서 인구대비 의사 수에 있어서 비교적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되었던 인천, 충북의 경우 의원수 증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좀 특이한 현상이다. 의원 수의 증가율 1위는 대구가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경기·서울·제주의 순으로 나타났고, 증가율이 가장 적은 곳은 4.8% 증가를 기록한 부산이었다.

2013년 현재 의원당 인구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경북·경남·강원의 순이다. 의원 당 인구 수가 가장 적은 곳부터의 역순은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의 순으로 나타났다.

 
의원당 인구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대구·서울의 순이다. 인구증가보다도 훨씬 더 급격히 의원 수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는 의료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에 인천은 의원 수 증가보다도 인구 수 증가가 훨씬 많았다. 그래서 유일하게 의원당 인구 수가 늘어난 곳으로 기록됐다. 인구 증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원 수가 적게 늘어난 곳은 인천·대전·충북의 순서를 보였다.

서울의 의원당 인구수는 2013년 현재 1358명으로 가장 많은 경북(2324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경북의 의원 증가율은 8.8%이고 서울의 의원 증가율은 22.6%로 경북의 거의 3배에 육박한다.

이 부분은 의료계 내부의 불균형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향후 이러한 불균형은 의료정책에 있어서도 의료계 내부의 통일된 안을 마련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의료계는 병원 수의 급증이 전체 의료계를 압도했다. 지역별로 병원 수의 증가율을 보면 대구가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제주·부산·경기가 잇고 있다. 인천의 경우 타 시도에 비해 병원의 증가율이 현격히 떨어지는데 의원 수에 있어서도 인천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인천의 인구 증가는 상당하다고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인천이 보여주는 통계치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 바로 옆에 인접한 관계로 상당수의 환자를 서울에 빼앗기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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