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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치료제, 간암 재발률·사망률 모두 낮춰

면역세포치료제, 간암 재발률·사망률 모두 낮춰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5.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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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세포 제거 후 면역세포치료제 투여 시, 재발률 37%, 사망률 79% 감소
서울의대 윤정환·이정훈 교수팀, '가스트로엔테롤로지'에 임상3상 결과 발표

윤정환 교수
이정훈 교수
간암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만든 면역세포치료제가 간암 재발률을 37%, 사망률을 79%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에 대한 면역세포치료제의 효과를 입증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서 현재까지 간암의 재발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어서 학계의 관심이 크다.

윤정환·이정훈 서울의대 교수팀(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은 2008∼2012년까지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5개 병원 230명의 환자가 등록된 임상3상 시험결과를 세계 소화기학 분야에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가스트로엔테롤로지(Gastroenterology)>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수술, 고주파열치료, 알코올주입술 등으로 종양을 제거한 간암 환자 230명을 면역세포치료군(115명,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를 60주간 총 16회 투여)과 대조군(115명, 추가 치료 없음)으로 무작위배정하고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의 1차평가변수인 무병생존기간(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이 대조군에서는 30개월인 반면, 치료군에서는 44개월로 약 1.5배 연장됐다. 치료군은 대조군에 비해 재발률은 37%, 사망률은 79% 낮았다.

2년 내 간암 재발률이 대조군에서는 46%인 반면, 치료군에서는 28%로, 4년내 사망률도 대조군에서는 15%인 반면, 치료군에서는 4%로 나타났다. 중대한 부작용의 발생에 있어서 두 군 간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최근 만성 B형, C형 간염 등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널리 이뤄지면서, 간암이 조기발견 되는 추세지만, 완치 후에도 재발이 매우 흔했다"며 "간암은 완치 목적의 치료(수술·고주파열치료·에탄올주입술)를 받더라도 5년 내 재발률이 70%에 달해, 2%에 불과한 조기 위암에 비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환자 자신의 혈액을 약 120 mL 채취해서 고도의 청정 실험실의 특수조건하에 약 2∼3주간 배양하면,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라는 면역세포가 다량 증식된다. 이를 환자에게 다시 투여하면 간에 남은 미세 간암 세포들이 파괴된다. 1회 주사에 약 64억 개의 면역 세포가 투여된다.

연구팀은 "간암의 재발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서 면역세포치료제가 재발을 줄이고 생존기간을 늘리는 세계 최초의 확증된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간암은 2012년 국내 발생 암 환자(22만 4117명) 중 6위(7.3%)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에게 흔한 암이다. 그러나 5년 생존율은 30.1%로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나빠 많은 환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 특히 경제활동이 왕성한 40∼50대에 많이 발생해서 사회경제적 손실의 규모가 가장 큰 암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면역세포치료제의 우수한 치료 효과에 힘입어 간암 환자의 생존기간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 자신의 혈액세포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져 면역거부반응 등 중대한 부작용도 적다. 이 약의 제조회사는 녹십자셀이며, 1회 투여 가격은 약 500만원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면역세포치료제는 간암 재발을 줄이는 최초이자 유일한 약제"라며 "현재까지 면역치료 뿐만 아니라 어떠한 항암제도 간암 재발을 줄이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개발한 치료제의 의미는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IK 세포, cytokine-induced killer cell)
CIK 세포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체외에서 인터루킨 2와 CD3 항체로 처리해 2∼3주간 배양할 때 증식되는 면역세포의 일종이다.
CIK 세포는 일반인의 혈액 속에는 매우 소량만이 존재하는데, 체외 배양을 통해 다량 증식시킬 수 있다. 이 세포들을 다시 환자의 정맥을 통해 투여하면 잔존 간암 세포를 공격한다.
암세포들은 체내에 있는 T세포나 자연살해세포 등의 면역 세포에 살아남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MHC라는 항원 표시 단백질을 변형시키거나 제거해서 암세포를 면역세포들이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는 이러한 면역 회피 암세포들까지 찾아내서 파괴할 수 있다. 현재 치료 효과를 증대시키고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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