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9 08:49 (월)
"국립대병원 경영평가, 수익성에만 매달릴 것"

"국립대병원 경영평가, 수익성에만 매달릴 것"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5.01.07 18: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토론회 열려...공공의료 훼손 우려 지적
"경영평가 받은 보훈병원, 의료영리화 과정 밟고 있어"

▲ 국립대병원·공공의료기관 경영평가 문제점과 대안마련 토론회
정부가 올해부터 국립대병원의 경영평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와 시민단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경영평가로 인해 국립대병원이 수익성에만 매달리면서 공공의료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 설훈·정진후·도종환·김춘진·김용익 의원 등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국립대병원·공공의료기관 경영평가'문제점과 대안마련 토론회를 7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했다.

앞서 정부는 상반기 국립대병원 등 산하 공공기관에 대해 2014년도 경영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국립대병원·한국원자력의학원·대한적십자사 등은 경영평가를 받아야 한다.

주요 평가지표로는 ▲경영전략 및 사회공헌 ▲업무효율 ▲조직·인적자원 및 성과관리 ▲재무예산관리 및 성과 ▲보수 및 복리후생 관리 성과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특히 평가과정에서 의료수익 증가율이나 비용대비 의료수익 비율, 인건비 등의 수익창출 등이 포함됐다.

이번 평가는 공기업 및 준정부 기관의 경영평가에 준하는 효율성과 수익성 위주의 평가지표들로 구성되면서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발제자로 참석한 문정주 서울의대 교수는 "경영평가가 과연 국립대병원의 성과를 평가할만한 도구로서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과연 국립대병원의 기관 성격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평가 지표중 재무관련 지표 점수가 45점에 달해 수익성을 높이도록 요구하는 평가라고 꼬집었다.

문 교수는 "경제 우위의 논리를 극복하고 국립대병원 본연의 기능을 평가할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며 "중증질환에 대한 의료의 질, 고난도 필수의료 공급 기능에 평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역 단위 국가 의료체계의 중심병원으로 국립대병원이 성장할 수 있는 평가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창훈 부산의대 교수 또한 비판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경영성과 위주의 평가제도는 국립대병원의 그간의 일부 성과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한국사회 보건의료체계의 질적수준이나 형평성·지속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영평가로 인해 얼마남지 않은 공공의료기관마저도 다수의 민간의료기관과의 경쟁속에 몰아넣을 경우 국민건강증진과 공공보건의료정책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경영평가를 시행하고 있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의 폐해도 지적됐다. 

나영명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은 "보훈병원은 국가보훈처 산하의 준정부기관으로 유일하게 경영평가를 받았다"며 "보훈병원은 6년에 걸쳐 수익성을 중심으로 구성된 경영평가를 받으면서 의사성과연봉제 전면 도입, 과잉진료 심화 등 민간병원과 다를 바 없는 영리화의 과정을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평가 비판에 정부기관 "책임없다"해명

▲ 류재승 교육부 과장·박재만 복지부 과장 등이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경영평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정부기관에서는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빴다.

박재만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경영평가와 관련한 정보가 부족했다. 교육부에서 이와 관련 의견을 취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평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최근에서야 국립대병원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관련 상황을 파악해 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과장은 "국립대병원이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지 고민을 하고, 제대로된 역할로 운영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며 "경영평가를 시행하는 교육부와도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의견수렴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재승 교육부 과장은 "경영평가 편람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데 미흡했다"며 "수익성 위주의 평가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대학병원 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평가를 거쳐서 우려점이 발생하면 개선을 보완하고, 내년도에는 보다 좋은 평가지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또한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에 대해 관련이 없다고 언급했다.

박승주 기재부 공공정책국 평가분석과 사무관은 "국립대병원과 관련해서는 교육부과 주관하고 있다"며 "기재부는 31년간 운영하고 있는 공기업에 대한 경영평가관련 편람을 제공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박 사무관은"현재 시행되고 있는 경영평가는 수익성평가도 하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수행 등의 공공성평가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국립대병원의 경영평가도 지표에서 충분히 반영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