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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가, 처방할 수밖에 없는 아이템될 것"

"포시가, 처방할 수밖에 없는 아이템될 것"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0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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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게드 서던덴마크 의대 교수

피터 게드 서던덴마크의대 교수
한동안 제2형 당뇨병 치료 관련 이슈로 체중감소 효과가 회자될 기세다. 새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출시 때문이다.

SGLT-2 억제제 포시가는 신장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새 기전으로 혈당을 낮춘다.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는 새 기전으로 포시가는 혈당뿐 아니라 혈압과 체중도 줄이는 추가 효과를 임상시험에서 입증했다.

44.4%의 당뇨병 환자가 BMI 25 이상의 비만이고 54.6%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한국 상황을 고려하면 포시가의 체중감소 효과는 다른 치료제와 차별되는 매력 포인트다.

임상에서 당뇨병 환자의 체중을 줄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고 있는 의사라면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다만 한국은 현재 제2형 당뇨병 치료 대세 약제인 DPP-4 억제제와 포시가의 병용을 보험급여는 하지 않기로 하면서 포시가와 DPP-4 억제제가 경쟁 치료제가 된 것이 포시가 처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시가의 본격출시 이후 처방패턴과 관련해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STENO-2' 연구를 주도한 피터 게드 서던덴마크 의대 교수가 방한했다. 게드 교수는 'STENO-2'연구에서 통해 혈당과 혈압, 체중 등 당뇨병 합병증 위험요인이 실제로 당뇨병 악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게드 교수는 포시가와 DPP-4 억제제 병용처방을 급여하지 않기로 한 한국의 급여기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포시가와 DPP-4 억제제와의 경쟁구도에 대해서는 혈당뿐 아니라 혈압과 체중까지 잡는 데다 가격까지 저렴한 포시가의 우세를 점쳤다.

게드 교수를 최근 만나 유럽의 포시가 처방패턴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피터 게드 교수
포시가와 여러 계열의 고혈압 치료제를 병용할 때 우려되는 이상반응이 있나? 이뇨제와 병용하면 어떤가?

ARB와 ACEI 등 혈압 강하제와 병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이뇨제, 그 중 루프(loop)계 이뇨제를 병용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티아자이드(Thiazide) 계열 이뇨제와의 병용은 전혀 문제가 없다.

ARB 약제 중에는 저칼륨혈증이 나타나는 약제가 몇 가지 있는데 같이 사용했을 때 문제는 없나?

지금 말한 것과 반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ARB나 ACEI 약제 중 고칼륨혈증(Hyperkalemia) 발생 위험이 있는 약제들이 일부 있다. ACEI를 처음 투여할 때 GFR이 떨어지면서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포시가와 병용할 때는 고칼륨혈증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임상에서도 보고된 바 없다. 오히려 포시가는 이뇨 작용이 있어 칼륨을 배출해 병용이 권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포시가와 DPP-4 억제제를 병용 처방하면 급여가 안된다. 유럽은 어떤가?

왜 급여대상이 아닌지 이해하기 어렵다. 포시가는 이미 3차 요법으로 효과가 입증됐다. 덴마크는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포시가를 3차 요법으로도 많이 처방한다. 3개의 약물은 모두 저혈당증 발생 위험이 없다. 따라서 혈당강하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저혈당에 대한 우려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포시가와 GLP-1 유사체와의 병용처방에 대한 적응증이 없다고 했다. GLP-1 유사체는 체중감소 효과가 있고 저혈당을 유발하지 않아 두 약제를 병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지 않나?

개인적으로 포시가와 GLP-1 유사체의 병용은 완벽한 조합이라고 본다. GLP-1 유사체는 체중감소 효과가 있고 포시가 만큼은 아니지만 혈압강하와 혈당조절 효과도 있어 환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두 제제에 대한 병용처방 관련 연구가 발표되기를 나 역시 기다리고 있다. 단 GLP-1 유사체는 주사제이므로 환자가 주사제를 원치 않으면 아무리 완벽한 조합이라도 병용처방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덴마크에서는 포시가를 어떤 조합으로 처방하고 있는가? 또 이상반응은 얼마나 나타나고 있나?

초기엔 이미 환자들이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3차 요법으로 처방한다. 덴마크 역시 그랬다. 최근에는 점차 SGLT-2 억제제의 효과가 증명되면서 2차 요법으로 메트포르민과 병용하는 추세다.

포시가의 일반적인 부작용은 남녀 모두 생식기 쪽에 곰팡이성 감염이 나타날 수 있다는 거다. 내 환자 가운데 감염 문제로 복용을 중단한 경우는 단 1명밖에 없었다. 대부분이 1회성 감염이었고 항생제 복용으로 문제가 해결됐다. 실제 한 남성 환자는 곰팡이 감염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지만 투약 중단을 원하지 않았다.

그 환자는 인슐린과 같은 주사제를 싫어했는데 포시가를 복용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대로 혈당 조절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의사들이 출시된 포시가를 어떤 환자에게 처방해 볼까 고민할 것 같다. 덴마크나 유럽은 출시 초기 주로 어떤 환자에게 포시가를 처방하는 패턴을 보였나?

포시가의 적응증은 방대하다. 우선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이면서 혈당을 낮추기를 원하는 환자가 처방대상이 될 것이다. 이 말은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덴마크는 주로 메트포르민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포시가를 2차 요법으로 추가하는 형태로 처방하고 있다.

DPP-4 억제제는 체중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포시가는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 체중감량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DPP-4 억제제보다는 포시가를 처방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덴마크는 포시가와 DPP-4 억제제의 가격이 같아 SGLT-2 억제제로 변경하는 추세다.

SGLT-2 억제제는 일찍부터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두 약제의 가격이 어떤가?

새로 출시된 포시가가 DPP-4 억제제 보다 저렴하다

그렇다면 왜 포시가를 처방하지 않겠나?

포시가의 체중 감소효과를 믿고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소홀히 해,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나?

무례하게 말한다면 당뇨병 환자는 라이프스타일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의사가 진단초기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줄이거나 탄수화물 및 당분 섭취를 줄이는데 대부분 실패한다.

포시가를 처방받는다고 더 게을러지지는 않을 것 같다. 임상결과나 개인적 경험에 비춰봐도 SGLT-2 억제제 복용 후, 체중이 오히려 늘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없었다.

오히려 치료제 복용 후 체중이 감소하면 동기가 부여돼 운동을 시작하고 식이요법에 더 신경쓰는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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