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13:42 (금)
캄보디아 소녀 '메이린' 서울 하늘을 만끽하다

캄보디아 소녀 '메이린' 서울 하늘을 만끽하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4.10.31 10:1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각계 도움으로 각막이식 수술 지원

각막이식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선물받은 메이린이 의료진과 함께했다. 왼쪽 끝은 서유성 순천향대 서울병원장, 오른쪽 끝은 수술을 집도한 정진권 교수.
12살 캄보디아 소녀 메이린은 이국땅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맞는 하루가 새롭다. 실명위기에 놓였던 그녀가 정진권 교수(안과)의 도움으로 각막이식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은 것이다.

소녀가 처음 순천향대 서울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 9월.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귀여운 모습이었지만 메이린의 왼쪽 눈은 4년 동안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암흑의 시간이었다. 8살에 이미 왼쪽 눈의 이상 신호를 감지했음에도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정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아이의 가족은 제대로 된 검사를 받기 위해 전 재산인 오토바이를 팔아 베트남까지 갔지만 괜찮다는 소리만 듣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흐릿하게나마 보이던 메이린의 왼쪽 눈은 점차 각막혼탁이 오면서 눈 앞의 움직임조차 알 수 없는 상태로 악화돼 각막 이식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는 상황까지 맞게 됐다.

메이린이 치료를 받기까지는 현지 박정연 기자 등 숨은 은인들이 있었다.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박 기자는 헤브론선교병원에서 작성한 소견서를 받아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연락을 취해왔고, 재미동포 원석민씨, 박준원 변호사 등은 그녀의 수술비를 지원했다.

메이린의 눈 상태는 점점 악화돼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이같은 상황은 감지한 박정연 기자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순천향대병원 변동원 부원장과 함께 메이린의 한국 입국을 추진했고, 모두의 노력으로 9월 12일 메이린은 한국 땅을 밟았다.

처음 메이린의 눈 상태를 점검한 정진권 교수는 "메이린의 눈이 하얗게 보이는 것으로 보아 8살 당시 감염성 각막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만일 조기에 치료가 이뤄졌다면 시야를 가리는 각막혼탁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10월 8일 사용 가능한 각막이 미국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루만에 각막을 받은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수술 준비를 마치고, 10일 각막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후 정진권 교수는 "어린 아이들의 각막이식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이 생길 수 있지만 수술 직후 상황이 아주 좋고 다행히 눈 속 신경이 살아 있어 한 달이 아직 지나지 않았지만 정상시력의 40%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메이린은 치료경과를 봐서 3~5개월 후부터 순차적으로 실밥을 풀 예정이다. 이후 번거로움이 있지만 거부반응이 생길 위험이 높은 케이스라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 한다.

많은 이들을 통해 메이린에게 전해진 사랑의 손길로 이제 소녀는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