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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절반 암 걸려도 담배 못 끊는다

흡연자 절반 암 걸려도 담배 못 끊는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10.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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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 후에도 계속 흡연 53%...금연치료 급여화 해야
박현아 인제의대 교수 'Yonsei Medical Journal' 게재 예정

▲ 박현아 인제의대 교수
흡연자 중 절반 이상이 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계속 흡연을 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현아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가 2007∼∼2010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암 환자 650명을 분석한 결과, 흡연자 중 53%가 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계속 흡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흡연량은 14.5개비였다.

암 진단을 받은 흡연자 중 1개월 내 금연할 계획이라는 응답자는 22.6%, 6개월 내 2.8%, 6개월 이후 40.2%로 조사됐다.

하지만 금연계획이 없다는 환자는 34.3%로 1/3 이상이 암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 흡연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금연을 하지 못하고 있는 환자를 성별로 분류하면 남성이 여성 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소득수준 상위 25%보다 하위 25%에서 4배 가량 흡연율이 높았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인지하고 있는 환자의 흡연율은 9.1%로 건강상태가 좋다고 인지하고 있는 환자(4.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같은 응답에 대해 박현아 교수는 "암 환자가 자신의 건강을 자포자기한 심리상태로 흡연하고 있다"며 "흡연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에 흡연자 스스로 건강상태를 낮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는 경우, 없는 경우보다 흡연을 계속할 확률이 5.5배 높게 나타나 가족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암 종별 흡연율은 간암환자가 16.7%로 가장 높았으며, 위암 14%, 대장암 13.3%, 요로계암 12.1% 순을 보였다. 여성암 중에서는 자궁경부암이 5.9%로 가장 높았다.

폐암·구강암·후두암·인두암·식도암 등 흡연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암 환자의 흡연율은 9.8%로 관련이 없는 암 환자(4%) 보다 2.3배 가량 높았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박 교수는 "생존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교수는 "암 진단자에서 흡연은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와 같은 암 치료를 방해할 뿐 아니라 암 환자의 재발률과 사망률을 높이고, 2차암 발생률도 높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금연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 생존자 전체 흡연율은 7.8%로 서양의 암 생존자 흡연율(15∼32%) 보다 낮았다.

이는 암 생존자 중 여성이 많고,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여성흡연율이 서양보다 매우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암 환자의 금연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박 교수는 "암 진단 후 치료에 급급하다보니 금연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며 "금연치료가 급여화 돼 있지 않아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암 진단 초기에 금연을 유도하는 것이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지적한 박 교수는 "의료진과 보호자들이 금연치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정부는 국가보건정책의 일환으로 국민건강보험으로 금연치료를 급여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5년 3월호 SCI 학술지인 <Yonsei Medical Journal>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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