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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수술 수가 올리고 검체·영상 낮추고

진료·수술 수가 올리고 검체·영상 낮추고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10.0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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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과목별 수가불균형 인지...상대가치점수 조정" 예고
서울의대 주최 외과의료 미래전략포럼서 "외과 살려야" 한목소리

▲ 손영래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이 외과 수가의 현실화와 한계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최원석
이르면 올해 하반기 안에 의료행위 상대가치점수 체계가 대수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가치가 저평가돼온 외과계열 수술을 비롯해 기본진료료와 처치, 기능분야는 수가를 인상하고, 원가보존이 100%를 초과하는 검체와 영상분야는 수가를 낮춰 균형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6일 서울의대 행정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외과의료 미래전략포럼에서 '외과 수가의 현실화와 한계'를 주제로 이 같은 시행안을 공개했다. 

손 과장은 "수가 수준에 대한 논쟁은 어렵다. 수가가 낮다는 게 주된 문제제기인데, 전공의 확보가 잘 안 되고 외국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낮다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며 "외국 비교의 반대논리는 의사의 소득지수 등을 비교해볼 때 (소득이) 낮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과 등 일부분야의 수가보전이 원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은 검증된 사실이다.

이날 공개된 2012년 회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진찰·입원의 기본진료료 원가보존율이 75%, 수술 76%, 처치 85%, 기능 74%로 원가보존 159%에 달하는 검체분야와 영상 122%에 크게 못 미친다. 

이러한 불균형은 증빙이 쉬운 물적가치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장비와 재료를 많이 활용하는 분야가 가치를 높게 인정받은 데서 기인한다. 이는 외과와 같이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는 분야일수록 저평가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손 과장은 "수가 불균형은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향후 조치로는 ▲선택진료 개편 관련 안전부문 수가를 인상하거나 신설하고, ▲외과 인상 등 부문간 수가를 조정하는 제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안이 추진될 계획이다.

손 과장은 "총 재정 1조 500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거시적인 재정 배분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투박하게 말하면 검체를 일괄 2% 낮추고 수술을 5% 올리는 식"이라며 "상대가치 전체행위 1만2000개 항목을 조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외과와 흉부외과의 경우 이미 적용되고 있는 수가가산 대신 상대가치 개편과정에서 아예 점수로 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거대한 변동이라 장담할 수 없지만 희망하기로는 금년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상대가치점수체계 정비를 끝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 6일 서울의대 주최로 열린 제1회 외과의료 미래전략포럼. ⓒ의협신문 최원석

포럼에 참석한 의료계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위기에 빠진 외과의 상황을 성토하며 전폭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3대에 걸쳐 외과를 전공하고 있는 한원곤 대한외과학회장(강북삼성병원)은 아버지 시절을 회고하면서 "요즘은 외과를 정말 하고자 하는 후배가 있어도 옆에서 말리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다시 판을 짜줘야 한다. 어떤 의미에선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원을 거쳐 봉직의로 근무하고 있는 장용석 외과학회 개원봉직이사(서울의료원)는 얼마 전 사고로 사망한 동료 외과의의 부고를 전하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장 이사는 "지난주에 아는 외과개원의 한 명이 서른 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었다. 차를 타고 가는 도중 뇌출혈이 생겨 3일만에 사망했는데 남은 건 은행 빚밖에 없다.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한 사람이 빚밖에 남지 않은 게 우리나라 외과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행사를 주최한 서경석 서울의대 외과학교실 주임교수는 "우리나라 의료 수준은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 받지만 의료정책은 아직 선진화의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특히 환자의 직접적인 생명을 다루는 외과분야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앞으로 2회, 3회 지속적으로 열어 논의의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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