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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할 피부 없어요" 전국병원 화상센터 '비상'

"이식할 피부 없어요" 전국병원 화상센터 '비상'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08.2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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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등 원재료 수입 차질…국내 인체조직 기능 활성화가 답

화상환자에게 이식할 피부가 올초부터 심각한 수급난을 겪으면서 전국 화상센터에 비상이 걸렸다.

이식술이 필요할 정도의 급성 화상환자 대부분은 넓은 범위 화상을 입은 중증 화상환자로, '골든타임'에 피부를 이식받지 못하면 패혈증, 쇼크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27일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에 따르면 피부 이식재 원재료 수입에 차질이 생겨 사체피부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이 급박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제 때 피부를 이식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얼마 전 범죄로 인해 전신 70%에 화상을 입은 한 여성 피해자는 현재 이식재를 기다리며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상전문 베스티안병원의 신재준 과장은 "사체 피부 이식이 필수적인 환자는 계속 발생하는데 이식재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이 정도의 수급난은 처음이다. 마음 편히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수급난의 원인은 미국에서 원재료, 즉 사체피부 수출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한국은 필요한 피부의 연간 80% 이상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수입해왔다. 

피부 이식재를 병원에 공급하는 한 바이오 회사 관계자는 "원재료 자체를 구할 수 없으니 병원에서 요청이 있어도 이식재 생산이 힘들다"고 말했다.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수급난을 해소할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국내에서 피부 이식재를 자급자족하는 방법은 오직 인체조직 기증이 활성화되는 것인데 장기기증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세상을 떠난 직후 피부, 뼈, 연골, 인대 등을 기증하는 인체조직기증은 2012년 단 248명이 기증을 선택해 국내 이식 수요의 20%를 해소하는 데 그쳤다.

기증을 진행한 뒤 피부를 가공, 병원에 공급하는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의 조직은행은 이번 사태에 대해 "기증이 발생해도 병원 요청이 워낙 많아 보관 중인 피부 이식재가 단 한 개도 없다. 기증이 크게 늘어야 화상병동의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윤경중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장은 "올 초 기증 체계를 보완하는 관련법이 개정되고 인체조직기증 희망서약자도 크게 느는 등 홍보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국민 생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실제 기증 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생명 주권을 지키기 위한 인체조직 기증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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