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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시행되지만...지표 개선 먼저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시행되지만...지표 개선 먼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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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질향상학회서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방향' 발표...올해 10 월 진료분 부터
"단순 병원 서열화위한 평가 아닌 질적 향상 위한 평가돼야"

중환자실에 대한 적정성평가가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다.

그러나 단순하게 병원의 서열화를 위한 평가가 아닌 현실을 고려한 실질적인 지표로 중환자실의 질적 향상을 위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의료질향상학회는 13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봄학술대회를 열고 '중환자실 적정성평가의 방향'을 주요 세션 중 하나로 다뤘다.

남길량 심평원 평가관리부장은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중환자실 진료분을 토대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중환자실에 대한 적정성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가대상 환자는 만 18세 이상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가 해당된다. 다만 중환자실 입실 48시간 미만환자나 신생아중환자, 화상환자는 제외된다.

이번에 공개한 1차 평가지표에는 △전담전문의 1인당 중환자실 병상수 △병상수 대 간호사의 비율 △중환자실 내 진료장비 및 시설 구비 지표 △중환자 진료 프로토콜 구비율 △48시간 이내 중환자실 재 입실률 △중환자실 사망률 등이 포함됐다. 모니터링지표는 △다학제 회진 일수 비율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 비율 등이 담겼다.

남 평가관리부장은 "오는 7월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세부계획을 공지하고 9월에 요양기관 대상 평가설명회를 개최할 때 평가지표를 확정하고 공개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평가지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단순 사망률 비교, 중증도 높은 환자 입원 기피현상 가져올수도"우려

이날 학회에 참석한 의료진은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평가지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박상현 대한중한자의학회 총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이번 평가에서 전담전문의를 두는게 가장 중요하다. 전담전문의가 평가지표 관리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중환자실이 인력대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전담전문의  고용에서 인력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환자실 사망률을 평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박 총무이사는 "대부분의 사망은 일반병실에서 심폐소생술 이후 중환자실로 옮기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 사망률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며 "중증도 높은 환자의 입원을 기피하거나 환자를 선별하는 현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아주대병원 외과 교수도 사망률 평가부분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 환자에 대한 중증도 점수가 있는데 점수에 맞춰 사망률을 비교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망률과 재입실률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강화될 수 있는 방법으로 지표개 개선돼야 한다"며 "세분전문의나 전공의가 담당한다면 차등으로 보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석환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적정성평가 시행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교수는 "적정성평가로 의료의 질 향상을 유도하고 있는 원칙에는 공감하나,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적정성평가로 인해 병원간 질적 수준을 파악하고, 의료소비자에게 의료이용정보를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병원신임평가, 인증평가, 적정성평가 등 평가가 너무 많다. 평가가 남발되면서 충분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적정석평가와 관련한 데이터 입력은 간호사들이 업무종료 후에 입력하는 경우가 많다. 3개월의 진료분을 가지고 평가하지만, 일년 내내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문 교수는 "병원의 서열화를 위한 단순 지표가 아니라, 질적 향상을 높일 수 있는 평가 지표가 돼야 한다"며 "평가를 위한 장비를 구입하거나 평가 진행과정에 있어 충분한 보상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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