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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지금은 한 목소리 내야 할 때

청진기 지금은 한 목소리 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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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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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훈 전공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비인후과·R3)

▲ 공태훈 전공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비인후과·R3)

얼마전 뉴스에서 상부위장관내시경(위내시경)에 쓰이는 조직검사 포셉을 두고 1회용 포셉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렇게 검사를 행하는 의료기관을 꼬집고는 보도를 마쳤다.

답답하기 그지 없는 순간이었다. 뉴스를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사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포셉이든 무엇이든 '1회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기구를 여러번 사용하는 의사의 양심을 공격했다. 혹자는 식당에서 손님들에게 1회용 숟가락을 여러번 사용하도록 내놓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

주변의 한 지인이 나에게 물었다. '내 지인들중 의사는 네가 유일하니까'로 시작한 질문은 왜 요즘의 의사들이 저런 짓을 하느냐는 것이었다. 미치고 펄쩍 뛰고 싶은 순간이었지만 차분히 하나씩 설명을 해주었다.

국가에서 내시경중 조직검사를 하는 비용에 대해 1만원도 안되는 수가를 책정했다. 의사들은 국가가 책정한 금액만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는데 1회용 조직검사 포셉은 중국산이 2만 5000원이 넘는다. 국가가 조직검사용 포셉을 의사들에게 공급하는 것도 아니다.

의사들더러 2만 5000원이 넘는 1회용 포셉을 직접 구입해서 검사를 하라고 하면서 의사들에게는 단 돈 몇 천원을 준다. 이런 구조라면 조직검사를 할수록 병원은 손해를 본다.

국가는 건강보험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며 광고를 하고 있지만 그 뒤에는 저수가 구조속에서 허덕이는 의사들의 희생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의사들을 노력을 치하하지는 못할 망정 1회용 숟가락 여러번 쓴다며 비난하고 있다.

사실이 이러하다면 뉴스는 문제의 핵심을 회피한 채 보도한 꼴이 된 셈이고 다음날 1회용 포셉을 여러번 사용할 수밖에 없는 건강보험 구조와 저수가를 이유로 들며 정정 보도나 추가 보도가 나왔어야 상식적인 것이다.

하지만 정정 보도나 추가 보도는 없었고 인터넷이나 입소문으로 퍼지는 의사들의 비난만 난무했다. 거의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고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정작 건강보험의 구조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보험 공급자인 정부는 가입자인 국민에게 이를 알리려 하지 않고 가입자인 국민도 능동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게 수십년을 지내와 지금의 곪아 터진 왜곡된 체계로 유지되고 있다.

알려야 한다. 관심도 없을 시기에 '여기 좀 봐주세요' 하는 식의 홍보와 곁들여 뉴스에 이런 보도가 나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 딱 맞추어 그 때마다 알려야 한다. 후자는 듣는 이로 하여금 집중과 이해도를 더 높여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이슈가 있을때 마다 의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표성이 있는 분들께서 의사들을 아우르며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한 목소리를 내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의사 단체 내부적으로도 그냥 두고 지내와 곪아터진 문제들이 많이 있지만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와중에 대표성이 있는 분들께서 의사들에게 '아직 뭘 몰라서 그런다'는 오만한 지도자의 목소리는 잠시 접어두시고 움직여야 할 때 제때 행동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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