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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총 성명 내자" vs "조인성 회장 자격 없다"

"임총 성명 내자" vs "조인성 회장 자격 없다"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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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사회, 29일 정총서 감사보고-임총 성명 발표 관련 논쟁 '격화'

▲ 29일 열린 경기도의사회 대의원총회에서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감사 보고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막말·파행 논란을 빚은 경기도의사회 정기총회가 올해에도 고성이 오가는 극한의 대립구도를 보이며 파국으로 치달았다.

29일 수원 호텔캐슬에서 열린 제68회 경기도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감사보고서 발표와 임총 관련 성명 채택 건을 두고 자정까지 치열한 공방을 벌이다 해산했다.

첫 갈등의 불씨를 지핀 것은 서기홍·김세헌 감사가 들고 나온 상반된 내용의 감사보고서.

김세헌 감사는 집행부에서 사용한 대외협력비 내역이 '의료계 인사, 유관기관 간담회' 정도로만 돼 있어서 예산 목적에 맞게 비용이 지출됐는지에 의문을 표시했고, 의견이 달랐던 서기홍 감사가 김 감사와의 협의 없이 다른 감사보고서를 제출해 분란이 일었다.

김 감사는 "작년처럼 2개의 감사보고서가 보고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쌍방 합의하에 하나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키로 하고 서 감사에게 내용을 보냈지만 단 한 번의 연락 없이 별도의 보고서를 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최초 보고서의 특정 항목 누락에 대한 변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서 감사는 "올해만큼은 감사보고서를 하나만 채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그러나 견해차가 너무 커서 (김세헌 감사에게는) 미안하지만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로서 해야 할 소리는 해야할 것 같았다"며 보고서를 별도 제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서 감사는 "대외협력사업은 비의료인을 상대하는 의사회의 권익을 위한 사업으로, 총회에서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인적사항까지 적나라하게 논의된다면 상대방의 인격존중 문제 등이 불거질 것으로 사료된다"며 "중차대한 사고 발생이 아니면 대의원총회에서 논의될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반대 주장으로 회의가 지연되자 최동락 경기도의사회 재무이사는 "매년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 대외협력비 예산을 차라리 빼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감사보고서 채택 여부는 양재수 대의원회 의장의 결정에 따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몫으로 넘어갔다.

이후 2013 회계연도 결산보고 및 인준, 올해 예산안 심의 의결 등이 예년에 비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기타 토의 안건을 정하는 과정에서 성명서 채택 건을 두고 다시 내분이 격화됐다. 

▲ 총회 종료 후 경기도의사회 집행부와 일부 대의원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동욱 대의원은 "임총에서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할 때 기존 협상했던 사람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새 비대위를 구성해 새롭게 투쟁해야 한다는 내용에 경기도의사회가 힘을 실어주는 성명을 채택하자"고 건의했다. 

조인성 회장 또한 "잘 아시다시피 어려운 현실에서 시작한 이번 투쟁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회원들이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간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 임총을 앞두고 경기도의사회가 중요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의원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성명서 채택 건은 같은 날 총회에 앞서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가 긴급운영위원회를 열어 논의했으나, 30일 임총에서 회무보고 등의 결과를 듣고 채택 여부를 다시 정하기로 한 상황이었다. 

성명서를 냈으면 좋겠다는 조 회장의 발언에 일부 대의원들은 "조 회장이 투쟁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반감을 드러냈다.

김장일 대의원은 "우리가 다 봤다. 보고, 들었고, 안다. 조인성 회장은 투쟁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지 않았다"며 "조 회장은 작년 11월 2일 의협-시도회장단 비상투쟁회의할 때 불참하고 수원역 앞에서 노숙인 의료봉사를 했다. 무슨 투쟁을 얘기하나"고 지적했다.

성종호 대의원은 "10일 파업 바로 전 금요일 저녁 경기도의사회에서 시군구 의사회장단 회의를 하고, 문자 보낸 건 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얘기나 다름 없다"면서 "투쟁을 누가 잘해왔는가, 누가 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잘하는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회장은 "시도회장단 회의에 빠지지 않고 갔는데 11월 2일은 갑작스럽게 소집된 회의라 가능한 분만 오라고 연락이 왔었다. 의료봉사는 수 개월 전부터 예정돼 있었고, 4일 뒤 열린 회의에는 정상적으로 참석했다"며 "그렇게 공격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지금 이 상태로 가면 2~3년 안에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파업이 아닌 폐업을 하게 될 거다. 다만 투쟁을 하더라도 최소한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대의적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싶다"면서 "투쟁의욕이 있다없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주관적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성명서 채택 여부에 대한 긴급 안건은 이날 출석 대의원 83명에 과반인 43명이 있어야 표결이 가능하지만, 본회의가 늦은 시간까지 지연되면서 최종 34명이 남아 이뤄지지 못했다.

총회는 양재수 의장의 선언으로 자정께 종료됐다. 조인성 회장을 비롯한 경기도의사회 집행부와 김장일, 성종호 대의원 등은 로비로 나와 총파업 전 전송된 문자메시지와 총회에서의 발언을 놓고 격한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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