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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집행부 "파업률 최하위 불명예...반성"

울산시의 집행부 "파업률 최하위 불명예...반성"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27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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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총파업 당시 집행부 혼선으로 회원 혼란 초래
김정곤 의장 "의사회 내부 갈등·분열 봉합해야"

▲26일 울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울산광역시의사회 대의원총회.  ⓒ의협신문 고신정
"휴진투쟁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마지막 순간에 오히려 반대해 (울산광역시가) 전국에서 최하위권의 파업률을 기록했다. 집행부가 회원의 뜻을 받들기 보다는 자신의 보신을 위해 행동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울산광역시의사회 집행부가 3월 10일 총파업 당시 투쟁의 동력을 끌어모으지 못하고 오히려 혼란만 초래했다며, 회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와 반성의 뜻을 전했다.

감사단이 감사지적사항으로 파업률 저조에 대해 감사단 스스로를 포함한 전 집행부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회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26일 울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울산광역시의사회 제 18차 정기총회는 시종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10일 있었던 총파업에서 울산시의사회가 전국 최하위의 참가율을 기록했다는 점이 짐이 되는 듯 했다.

▲단상 아래서 개회선언을 하는 김정곤 울산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고신정
김정곤 대의원회 의장은 이날 '사과'의 말로 총회 시작을 알렸다.

김 의장은 단상 아래에서 총회 개회를 선언하면서 "10일 총파업 당시 회원들에 여러가지 혼란을 드린데 대해 대의원회 의장으로서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혼란을 드린 집행부 입장에서 단상에 오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 곳에서 인사드린다"고 심경을 밝혔다.

감사단 또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집행부의 반성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울산시의사회 이강희 감사는 이날 감사보고를 통해 "3월 10일 휴진 투쟁 당시 전국에서 70% 이상의 회원 찬성으로 가결된 휴진투쟁을 울산시의사회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마지막 순간에 오히려 반대해 전국에서 최하위권의 파업률을 기록한 것은 저를 포함한 집행부가 회원의 뜻을 받들기 보다는 자신들의 보신을 위해서 행동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밝히고  "향후 이러한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서 나온 대의원들의 질의와 집행부 답변 내용으로 되짚어 본 당시 상황은 이렇다.

울산광역시의사회는 총파업이 결정된 직후인 7일 이사진을 소집해 회의를 진행한 뒤, 의협 회원 투표 결과에 따라 울산시의사회 또한 의협 비대위 투쟁지침대로 10일 파업투쟁에 동참키로 했다는 사실을 회원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 등을 언급하며 강경대응 기조로 나서면서 일부에서 회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보건복지부가 의협의 초창기 투쟁지침에 맞서 10일 하루 휴업신고서를 인정치 않는다고 발표하고, 실제 휴업신고서를 낸 울산지역 일부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됐다.

특히 울산의 경우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의 선봉에 섰다 어느 지역보다 큰 피해를 봤던 경험이 있었기에, 회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집행부의 고민이 컸다.

▲백승찬 울산광역시의사회장이 10일 총파업 사태와 관련한 회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의협신문 고신정
울산시의사회는 9일 저녁까지 울산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과 구군의사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일선 회원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는 일부 구군의사회장단의 우려가 있었고, 결국 총파업을 목전에 둔 9일 밤 일부 구군의사회장이 개인명의로 회원들에게 '파업참여 여부는 자율에 맡긴다'는 문자를 보내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집행부 내부의 혼선은 회원들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시의사회에서는 투쟁지침에 따르자는 메시지가, 구군의사회에서는 회원들이 판단해서 결정하라는 각기 다른 메시지가 회원들에게 전해지다보니 회원들이 당황해 갈피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결국 울산광역시의사회는 '의약분업 투쟁의 성지'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10일 총파업 투쟁에서 전국 최저의 참가율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백승찬 울산시의사회장은 "집행부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어떤 이유에서건 옛 명성을 지켜내지 못해 죄송하다"고 회원들에게 밝혔다.

김정곤 대의원회 의장 또한 회원들에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정부와의 일전에 대비해 총의를 모아나가자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여러 문제가 누적되면서 회원들 간에도 갈등이 시작되었다"면서 "정부와의 관계는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나 의사회 내부에서 갈등과 내분이 생기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봉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우리이고, 우리는 하나다"라면서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강경파·온건파·중도파 등 각각의 생각이 있지만 우리는 다 같은 의사이고 선배이고 후배이고 형제이고 자매다. 단결과 단합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시의사회는 이날 4억 6000여만원 규모의 2014년도 세입세출 예산과 △의료·보건정책 개발 △일차의료활성화 대책 추진 △회원민원 접수 및 처리업무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중앙회 건의안건으로는 ▲수가 원가보전 대책 강화 ▲65세 이상 환자 본인부담 정액구간 상향조정 등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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