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9:59 (일)
청렴도 꼴찌 기록 서울대병원 새해부터 망신

청렴도 꼴찌 기록 서울대병원 새해부터 망신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1.06 05:59
  • 댓글 2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장 신뢰받는 병원 되겠다"는 병원장 신년사 무색케 만들어
평가항목 중 '리베이트 수수 경험'이 청렴도에 중요하게 반영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2014년 신년사를 통해 "가장 신뢰받는 병원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이 무색하게 서울대병원이 전국 13곳 국립대병원 가운데 청렴도가 가장 낮아 망신을 당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의료기관 46곳(대학병원 13곳·의료원 29곳·기타병원 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종합청렴도 10점 만점에 7.01점을 받았다.

국립대병원 종합청렴도 순위는 강릉원주대치과병원이 8.24점으로 1위를 했으며, 서울대치과병원·제주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충남대병원·부산대치과병원·부산대병원·충북대병원·경북대병원·경상대병원·강원대병원이 그 뒤를 이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의료기관 청렴도 측정은 2010년 처음 실시됐으며, 이번 조사는 해당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간호사 등 내부고객 2981명, 의약품 및 의료기기 판매업체와 해당 의료기관에서 입원한 환자 등 외부고객 3038명, 공공의료기관의 이·퇴직자와 상위관리·감독기관 등 731명의 정책고객 등 총 675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특히 이번에는 공공의료기관의 업무특성을 반영한 특화된 모형을 개발해 측정한 첫해여서 청렴도 결과는 의미가 크다.

설문은 '내부고객'·'외부고객'·'정책고객'을 대상으로 '업무청렴지수'를 측정하기 위해 ▲의약품·의료기기의 구매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받은 경험의 유무 ▲의료특혜 등 환자 진료분야 ▲진료비 허위·부당청구분야 등을 물었고, '청렴문화지수'의 측정을 위해 ▲공공의료기관의 조직문화 ▲부패통제기능 등을 물었다. 또 부패사건이나 리베이트 수수, 의료비감면제도미개선등에 대해 감점을 적용해 점수를 최종 산출했다.

설문조사결과 국립대병원 가운데 꼴찌를 기록한 서울대병원은 내부고객 평가에서 6.50점, 외부고객 평가에서 7.79점, 정책고객 평가에서 7.45점을 기록했다. 

<그림1> 국립대병원 유형별 청렴도 점수 및 등급 비교표
서울대병원이 모든 평가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평가항목에 리베이트 수수 경험(간접경험 포함:향응·공통경비수수·금전수수·편의수수·물품수수 등) 항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설문조사결과 리베이트 수수 경험률은 설문대상자 가운데 이·퇴직자의 경험률이 73.2%로 내부고객인 소속직원(31.5%)보다 높았고,  기관유형별로는 대학병원(35.2%)이 의료원(24.2%)·기타의료기관(29.0%)보다 리베이트 수수경험률이 높았다.

이는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내부고객(의사, 간호사, 행정직원 등)이나 이직, 퇴직을 한 사람의 리베이트 수수 경험률이 높았다는 것을 의미, 결과적으로 청렴도에서 꼴찌를 기록한 서울대병원의 리베이트 수수 경험률이 다른 공공의료기관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고객(판매업체·환자가족)의 평가에서도 대학병원은 청렴도 평균이 7.94점으로 의료원(8.34점)·기타의료기관(8.48점)보다 낮았는데,  외부고객들에게도 대학병원의 부패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부고객 가운데 리베이트 제공 경험(간접경험 포함)이 있는 판매업체만을 대상으로 청렴도를 측정했을 때에는 전체 평균이 3.0%로 나와 이·퇴직자(73.2%)·내부고객(31.5%)과 비교해 10분의 1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리베이트의 은밀성을 감안할 때 리베이트 제공자로서 판매업체의 응답내용이 사실은폐 또는 응답부담의 이유로, 현실보다 관대하게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청렴도에 반영된 감점처리에서도(부패사건 발생 내역·진료비 감면제도 미개선·진료비 과다청구·신뢰도 저해행위 항목) 대학병원이 0.20점으로 감점이 가장 높았으며, 의료원 0.16점, 기타의료기관 0.20점을 기록했다. 종합 청렴도에서 꼴찌를 한 서울대병원은 국립대병원 13곳 가운데 6위(0.21점)을 기록해 체면은 유지했다.

한편, 종합청렴도에서 서울대병원이 꼴찌를 한 가운데, 내부고객 평가에서는 부산대치과병원(6.29점)·경상대병원(6.34점), 외부고객 평가에서는 강원대병원(7.12점)·부산대병원(7.23점), 정책고객 평가에서는 경북대병원(6.96점)·전북대병원(7.21점)·강원대병원(7.28점)도 서울대병원과 비슷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기타의료기관(보훈병원·원자력병원·가족보건의원·국립암센터) 가운데서는 국립암센터가 종합청렴도 7.48점으로 꼴찌를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그림2> 기타의료기관 유형별 청렴도 점수 및 등급 비교표
이번 국민권익위의 평가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설문조사 방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충격에 빠져 당혹스런 모습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는 직접 '경험'을 한 부분과 '인식'(간접경험 등)을 한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돼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이번 평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즉, 설문조사 평가항목에 내부고객, 외부고객, 정책고객에게 리베이트 수수(의약품 및 의료기기 구매) 및 환자진료에 대해 직접 경험을 한 것을 조사한 부분도 있지만, '그랬을 것'이라는 '인식'(간접경험) 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해 불명확할 수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이번 평가결과를 재분석하고 있다"며 "관련 부서간 논의는 물론 간부회의를 통해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함께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는 "설문항목은 모든 기관에 공통적으로 적용됐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는 크게 없을 것"이라며 "이번 평가를 통해 각 공공의료기관의 청렴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율적인 청렴도 향상을 위한 시책 마련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